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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속 썩은 냄새

운영자 2021.04.26 10: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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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속 썩은 냄새




아파트를 팔고 이사를 갔던 여동생이 소송에 걸렸다. 아파트의 인테리어에 하자가 있으니 그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었다. 여동생은 소송에 걸렸다는 자체로 심장이 뛴다며 어쩔줄을 몰랐다. 그 사건의 소송대리인이 되어 법정에 나갔다. 아파트의 콘크리트 구조의 아래 설치한 천정의 경사도를 측정해 보니까 약간의 경사가 있었다고 트집 잡아 돈을 뜯으려는 소송이었다. 여동생의 아파트에 팔기 전에 가 본 적이 있었다. 나의 육안으로 인테리어의 흠을 발견할 수 없었다. 여동생 내외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새로 산 아파트의 인테리어 비용을 전주인에게 물리려는 악의적인 소송으로 보였다. 그들의 청구 내역에는 새로 산 에어컨 설치비와 다른 방의 도배 값까지 슬쩍 끼어들어 있었다. 치사할 정도로 이기적인 사람들의 내면이 들여다 보였다.

내가 사는 아파트 건너편에 교회가 세워질 무렵이었다. 아파트의 주민단체에서 한 여성이 앞장서서 돈을 뜯느라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교회 공사장에서 진동과 소음이 온다며 돈을 받아 내었다. 또 교회건물이 완성된 후에도 그녀는 행동을 중지하지 않았다. 교회 유리 건물이 햇빛을 반사한다고 트집을 잡았고 교회에 붙은 시계가 자기의 수면을 방해한다며 시비를 걸었다. 살아가면서 너무 그렇게 하지 말라고 내가 한마디 하자 나는 그녀의 증오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내 집에 와서 법률상담을 하고 나서 구청에 고발을 했다. 변호사가 집에서 상담을 했으니 주거의 불법적인 용도변경이라고 했다. 그 방면으로는 머리가 뛰어난 것 같았다. 인간들의 영혼이 썩어서 나는 악취가 짙은 미세먼지처럼 사회를 뒤덮고 있다. 오늘 중앙일보에는 ‘노원구 세 모녀 살인사건’이 보도되고 있었다.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여자가 교제를 거부하자 범인은 택배 배달원을 가장해 그 집에 들어갔다. 집에 있던 동생을 죽이고 어머니를 죽였다. 그리고 집으로 들어온 그가 알게 된 여성마저 살해했다. 범인은 세 명의 시신 옆에서 사흘을 머물면서 그 집 냉장고에서 맥주와 음식을 꺼내 먹었다. 그의 휴대폰에는 ‘사람을 죽이는 법’이 검색창에 나와 있었다고 한다. 그런 파충류 같은 영혼을 가진 짐승들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사회 곳곳에 숨어 있다. 변호사란 인간쓰레기 장에서 수많은 썩은 영혼을 대하는 직업이기도 했다. 인간의 껍질을 쓰고 있지만 사람의 영혼의 모습은 다 다른 것 같았다. 어떤 사람은 쥐 같은 영혼을 어떤 사람은 뱀 같은 영혼을 가지고 있었다. 전갈 같은 영혼도 있었다. 아예 죽어버린 영혼에서 썩은 악취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책임을 사회와 정부에 돌리는 경우가 많지만 그건 추상이고 관념이라는 생각이었다. 개개인의 영혼이 바로 되어야 만 사회가 건전한 건강을 찾을 수 있다. 사회라는 관념이 개인을 바로 잡을 수 없다. 사회는 개개인의 집합이라는 추상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뭘 한다는 것도 공허하다. 정부는 허상이고 실제는 한 개별적인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영혼을 고치기 위해 정신세계의 책들이 출판되고 성경을 읽기도 한다. 인도 철학자 라즈니쉬가 성경 속 죽은 라자로의 부활을 특이하게 해석한 걸 읽었었다. 죽어서 동굴 속에 묻힌지 나흘이 되는 라자로를 예수가 찾아갔다. 이미 시신이 썩어 악취가 나고 있었다. 당시 세상을 놀라게 한 예수의 기적이었다. 그걸 읽을 때 마다 나는 ‘그래서 그게 뭔데?’하고 속으로 픽 웃기도 했다. 예수니까 하나님의 아들이니까 죽은 사람을 살리는 기적을 행할 수 있었겠지 하고 신화같이 여겼다. 라즈니쉬는 나같이 그 부분을 읽으면 바보라고 했다. 성경은 단순한 기적이나 신화 같은 사실이지만 더 나아가서 그게 보여주는 상징과 비유를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 속의 라자로는 죽어있는 그리고 썩어서 냄새나는 현대인의 영혼을 의미한다고 했다. 예수는 지금도 그 죽은 영혼 들에게 그들이 있는 동굴 무덤 속에서 외치고 있다는 것이다. 썩어서 냄새를 풍기고 있는 죽은 라자로가 바로 나의 영혼이었다. 그걸 모르고 있었다.

내가 있는 동굴 속에서 악취가 나는 것도 나는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 폭력적인 냄새는 나에게서 나오는 것이었다. 어느 날 예수가 찾아와서 나를 불러 일으킨 걸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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