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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한 진정과 고발이 오백건이야

운영자 2021.05.31 10: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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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한 진정과 고발이 오백건이야






오래전 신도림역 구석에서 할인판매를 하는 책더미 속에서 백년전 한 미국 목사가 쓴 책을 산 적이 있었다. 그 내용중에 이런 게 있었다.



실직당한 한 남자가 설교를 준비하는 목사를 찾아가 도와달라고 사정했다. 목사는 바쁘다고 하면서 그 남자를 돌려보냈다. 그 교회는 많은 신도를 가진 화려하고 큰 교회였다. 다음날 그 남자는 설교 중인 목사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가 이렇게 외쳤다.

“예수라면 절망에 빠져 찾아간 나 같은 사람에게 어떻게 했겠습니까? 주님의 발자취를 따른다는 게 무엇입니까?”

그렇게 말한 남자는 며칠 후 목을 매어 자살을 했다. 그의 죽음이 신도들의 마음에 강한 파동을 일으켰다. 자기 교회만을 알고 설교만 전부로 알던 목사가 변했다. 그 목사는 슬럼가를 찾아가 말씀을 전하기 시작했다. 예수가 찾은 것은 가난한 사람 절망한 사람들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교회의 오페라 단장도 변했다. 음악대학교를 수료한 그는 많은 성가대원을 지휘해서 웅장한 찬송을 했었다. 그가 빈민굴 교회를 찾아가 성가를 불렀다. 신도중에 신문사 사장이 있었다. 그는 예수가 신문의 편집인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고 판매 부수를 높이기 위해 야비한 제목을 붙여 사람들을 선동하기도 했다. 광고주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사람들을 현혹하는 기사를 많이 내보냈다. 그는 편집 방향을 돌렸다. 그의 영혼 속에 죽은 그 남자가 외친 “예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말이 들어가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그 한마디가 영혼의 혁명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고교 동기중에 오랫동안 의사생활을 해 온 친구가 있다. 어느 날 안양교도소로 가 보니까 그가 교도소 내의 의사가 되어 있었다. 명문 의대를 나오고 의과대학 교수를 할만큼 실력이 있는 친구였다. 그 시절 교도소의 의무관은 의사사회에서는 갈 곳 없는 의사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곳이기도 했다. 그는 스스로 가장 낮은 자리를 택해 간 것이다.

그에게 왜 감옥 의사가 됐느냐고 물었다.

“하나님을 믿는 의사로서 내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본 결론이 이 감옥 의사였어. 그런데 감상적일 때와 현실이 엄청나게 다르다는 걸 깨달았어. 감옥 의사를 해 보니까 오는 대부분이 꾀병 환자야. 그리고 진짜 아픈 사람은 나한테 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엉뚱하게 꾀병을 가려내고 돌려보내는 게 내 일이야. 그런데 그런 엉터리들을 돌려보내면 꼭 보복을 하는 거야. 내가 직무를 유기한다고 검찰에 고발을 해. 금년에도 우리 의무실이 진정당한게 오백건이 넘어. 좋은 일 하겠다고 감옥 의사로 왔는데 치료하는 시간보다 검사실 철 의자에 앉아 조사받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아.”

주님의 발자취를 따른다는 것이 그런 의미인 것 같았다. 선한 일의 결과는 비난과 모략 같은 그런 것이었다. 그게 십자가를 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가 내게 감옥안에서 느낀 뼈있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검사실에 불려가 피의자가 되면 검사장이란 자리가 대단한 것 같더라구. 전국의 교도관이 벌벌떨고 말이야.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옷을 벗고 변호사가 되어 감옥을 찾아와 부자인 수감자를 만나는 태도를 보면 그렇게 초라해 보일 수가 없어. 권력을 따르다가 돈의 노예로 변한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지.”

세상을 따르면 그렇게 되기 마련이다. 감옥 의사를 하던 그 친구는 뒤늦게 목사가 됐다. 그리고 해외로 나가 몇몇 신도가 있는 작은 교회를 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그가 내게 이런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목사가 되어 이민을 가서 고생하는 사람들을 찾아다니고 있어. 내가 가면 어떤 사람들은 나보고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해 보여달라고 해 그러면 믿겠다고 말이야. 그게 진짜 갈구하는 게 아니라 비웃고 놀리는 표정이야. 목사니까 그럴때면 묵묵히 참고 들어줘. 그렇지만 나도 인간이니까 마음 속으로는 신도가 안 되도 좋아요 믿기 싫으면 믿지 마요 하는 거부반응이 생기는 거야. 목사들은 속이 상해도 그걸 표현하면 안돼.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니까 이렇게 속이라도 드러내 보여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거지. 이해해 주게’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를 따르는 실존인물이었다. 마지막으로 연락을 한지도 이십년이 넘는다. 지금은 머나먼 나라의 어느 시골에서 조용한 성자로 인생의 황혼을 맞이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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