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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죽이기

운영자 2021.05.31 10: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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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죽이기




십여년 전 쯤의 일이다. 기독교계 최고 지도층 목사 몇 명이 노래방에 간 게 물의를 일으키고 있었다. 변호사인 나는 그에 대한 해명을 부탁받고 기자회견장에 갔었다. 회견장에 앉아있는 기자들의 눈은 먹이를 본 짐승처럼 번들거리는 느낌이었다. 야비한 질문들이 던져졌다. 그 목사들은 율법을 어긴 사람들로 기자들이 무더기로 던지는 돌을 맞고 있는 것이다. 그중 어떤 기자는 회장인 목사를 꼭 죽이고 말겠다고 이를 갈면서 벼르는 모습이었다. 섬뜩한 느낌이 드는 기자회견장이었다. 그 무렵 나는 친하게 지내는 기독교 잡지 기자로부터 그들의 이런 속내를 들었다.

“기독교 잡지 기자들 사이에 은어로 ‘작전’이라는 말이 있어요. 몇몇이 짜면 목사를 죽이기 간단해요. 일단 타켓이 된 목사의 설교를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거예요. 거기서 조금이라도 율법 같은 보수적인 교리를 벗어나면 그걸 공격하는 겁니다. 한 잡지만 하면 효력이 덜해요. 몇몇 잡지가 합쳐서 공격하면 폭발력이 강하죠. 그 목사는 마침내 이단으로 몰려 그 교회에서 쫓겨나게 되는 거죠. 그래서 목사들이 설교를 해도 항상 그런 걸 두려워해요.”

“왜 그렇게 하는 거죠?”

내가 물었다.

“결국 돈이죠. 그렇게 무서움을 보여줘야 기자들이 찾아갔을 때 목사들이 촌지 봉투를 내놓는 거예요. 기사를 잘 써달라고 하는 면도 있지만 언제 그런 봉변을 당할지 모르니까요.”

교회에 가서 설교를 들을 때마다 어떤 강한 율법에 묶여있는 걸 느낄 때가 있었다. 나는 자유롭기 위해 교회를 다니면서 장로 직분을 거절했다. 교회 역시 세속적이고 틀에 갇힌 인간이 사는 곳이었다. 장로면 장로같이 말하고 행동하고 생각해야 했다. 그리고 어떤 조직체계에 복종해야 했다. 그런 게 싫었다. 신학적 교리를 정신적 전족으로 차는 게 마땅치 않았다. 하나님은 한 인간과 직접 교통하는 분이라는 생각이다. 중간에 목사나 신부 같은 존재를 통해서만 하나님과 소통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목사들은 자신들을 양을 이끄는 목자라는 비유들을 많이 했다. 나는 그들이 앞에 가는 모범적인 양이어야지 양들과는 다른 존재이어서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교회에 다녀보면 상당수의 신도들이 조직적 기계적으로 잘 훈련된 양 같았다. 주일이면 교회에 출석하고 헌금을 내고 세례나 성찬식을 잘 지키는 것이 믿음의 핵심이었다. 신앙인이 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만들어진 룰 속에서 교육이 되고 훈련이 되는 게 필요하다. 그러나 더욱 본질적인 것은 영으로 하나님과 소통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얼마 전 한 대형교회의 교인이 자격을 박탈당했다면서 자신의 헌금실적계산서를 카톡으로 보내왔다. 교회의 세습을 반대한다고 덤볐다가 그렇게 된 것 같았다. 헌금의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힘들어하는 이웃을 돕는 게 진짜 제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 안의 모든 걸 다 가진 하나님은 인간에게 뭔가 주기를 좋아하지 그렇게 또박또박 세금처럼 바치는 돈을 좋아하시지는 않을 것 같았다. 나는 스물아홉살에 밤하늘을 향해 절실하게 기도를 하고 믿음을 갈구한 후 사십년의 세월이 흘렀다. 예수는 진리가 너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말했다. 내가 져야 하는 인생의 멍에를 가볍게 해 주겠다고 그 분은 성경을 통해 내게 전해 주었다. 그런데 현실의 곳곳에는 율법이라는 정신적 그물을 던지려는 존재들이 매복해 있었다. 얼마 전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한 목사가 내게 이런 불만을 털어놓았다.

“엄 변호사의 말이나 생각은 우리 교단의 캘빈주의신학이론에 맞지 않아요. 그러면 안 되죠.”

“저는 하나님과 그 아들인 예수 그리고 성령을 믿습니다. 그리고 그 뜻인 성경을 평생 보고 삽니다. 모세도 다윗도 바울도 다 우리같이 실수하는 인간이라고 봅니다. 캘빈을 믿는 게 아닙니다.”

내가 그렇게 말했다. 그는 정통교단의 신학 이론을 따르지 않는 나를 이단으로 보는 것 같았다. 율법주의에 빠진 그들의 시각으로 나는 크리스쳔이 아닌지도 모른다. 상관없다. 하나님을 믿고 십자가 위의 예수를 우러러 본다. 그리고 매일 성경 속의 말씀을 읽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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