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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최악의 1년 보내는법앱에서 작성

가능친구(182.230) 2020.01.05 00:14:19
조회 95991 추천 1,272 댓글 214

수능 D-300일

새로운 출발이라는 다짐과, 올해는 대학을 갈 수 있을 거라는 무언가의 자신감.

아직 널널하게 남았으니 꼼꼼하게 인강 커리큘럼을 고르고 나름대로의 수능 정보도 모음.

수갤, 오르비, 수만휘에서 이리저리 물어보며 대답하고

'아직은 괜찮겠지'라는 마인드로 친목도 다짐.


내 휴대폰 카카오톡에는 오픈채팅이 여럿,

"재수생 스터디", "2021 수능 화이팅!"

상큼하게 인사를 건네고,
남들 전부 하는 플래너도 사고 내일 계획도 알차게 세움.


나름대로 타이머를 설정하고 23시 정시 취침.


깨끗하게 정돈된 내 방은 이미 새로운 책들로 가득 참.

수학 개념서, 영어 구문독해, 국어 해석 전략, 영단어 등등...


다음날 8시에 일어나기로 했지만 조금 늦잠을 자 9시 10분 기상.

조금 찝찝하지만 아직은 괜찮아, 지금이라도 가서 열심히 하면 돼.


인강을 듣겠답시고 산 노트북과 태블릿을 가방에 쑤셔넣고

수학도 과목별로 전부 쑤셔넣고, 영단어장도 가방에 넣음.

가방의 무게가 꽤 묵직해져서 걷기 힘들지만, 뭐 어때, 오늘은 열심히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독서실 도착, 어라? 아무도 없네? 나 나름 일찍 온 건가?

기분 좋게 태블릿을 꺼내고 인강 교재를 꺼냄.

유선은 불편하니 인강 듣기 편하려고 거금을 들여서 산 무선 이어폰도 슬쩍 꺼내서 귀에 꽂음.


아 맞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스터디에 말을 해야지?

"재수생 도서관 도착~! 공부 시작할게요!"

아 그리고, 수갤에다가 하나 써야지.

"얼리버드 도서관 도착"


댓글은 하나같이 "300일인데 벌써부터 꾸준하네 ㄷㄷ", "와 넌 될 놈이다"

칭찬 일색. 딱히 틀린말은 아니므로 기분 좋게 받아들인 후 책을 핌.

새로운 기분이니 인강도 기분 좋게 들음.

아~ 지수함수는 이렇게 생겼구나.

필기필기.

이 와중에 카카오톡 알림이 울림

친구(지잡대)
"야 요즘 어떻게 지내냐?"

나는 이런 새끼랑 다르다고 살짝 웃으며
"공부"를 하고 있다고 약간 으스대줌.

모처럼 만나서 반가우니 이래저래 이야기라도 나눠봄.


30분이 훌쩍 지났지만 괜찮아, 난 일찍 왔으니까.

사람들이 슬슬 붐비기 시작함.
나도 인강에 열중해서 들음.

한 강의쯤 들었으려나, 슬슬 졸음이 밀려옴.

"조금만 자고 일어날까, 아무래도 좋은 정신으로 해야 공부가 잘 되니까"


두 시간 정도가 지났나? 점심시간이 되니 배가 고픔.

엄마가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준 카드를 주머니에서 슬쩍 꺼내

8천원짜리 점심으로 사치를 부려봄.


"에이 이제부터 효도할 건데 이 정도야, 빌리는 거지"


점심 먹고 휴대폰 좀 보다 보니까 두 시간이 벌써 훌쩍,

깜짝 놀라서 독서실로 들어감. 이미 오후 4시를 지나고 있음.

"괜찮아, 지금부터 해도 6시간이야 ㅋㅋ"


두 시간 정도 공부 하다가
다시 저녁 먹으면서 위의 짓거리 반복.

다시 들어가려니 오후 8시, 공부 막상 하기도 애매한 시간.


오늘은 첫 날이니 이쯤 하자 싶어서 가방을 싸고 집에 돌아옴.

책의 무게에 비해 한 건 전혀 없지만, 영어단어도 안 외웠지만,
그래도 아직 300일이라며 정신승리.


"아직 괜찮을 거야"라는 마인드로 지내다 보니 훌쩍 150일이 지나감.

플래너는 150일 중 30일도 안 썼고

공부는 하루 평균 5시간도 안 함.

성적은 그렇지 못하지만 입시정보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

머릿속으로 슬슬 강의 평가를 내리기 시작함.


수능특강? 뭐 어짜피 다 풀 건데 미리 사놓자. 8만원이면 뭐.
자이스토리? 마더텅? 배송비 드는데 한 번에 사야지. 10만원 정도면 책값도 아니지.

이미 방에는 스물 권이 넘는 수험서가 쌓여있음.
가격으로 따지면 사십 만원이 조금 넘어가지만, 뭐 어때. 수험서적은 다 도움 되는데.



수능 D-150일.

6월 평가원이 끝났지만 개념은 아직도 안 끝남.

살짝 초조해지지만 하루 10시간씩 150일이면 1500시간.

남은 인강 계산해 보니까 그래도 1200시간은 기출에 투자할 수 있겠네?

수능특강은 시간 상 못 푸니까 아쉽지만, 기출이 더 중요하니까.
그리고 수능특강 문제 질도 안 좋으니까. 풀으나 마나.

하나도 안 풀은 수능특강은 창고에 고스란히 들어가고
이젠 기출분석집을 이래저래 사기 시작함.


6평 등급은 처참했지만 커뮤니티에 써있는 성공 수기에는

"6평 점수에 연연하지 마세요"
"보통 6망 9성 수능 대성이 평균적"
"잘 보는거 보단 실력 깨닫는게 나음"

등등을 보며 뭐 ㅋ 늦지는 않았네 싶음.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불안한지 커뮤니티에 로그아웃을 하고

"아직 개념 못 끝냈는데 지금부터 하면 수능 만점 가능?"

댓글에는 "ㄱㅊ 나도 못 끝냄"

대다수가 아직 못 끝냈나 봄. "아 괜찮네~ 안 망했구나"싶은데

사실 현실은 둘 다 이미 망함.


약간이나마 망한 건 인지하지만 그래도 포기하기는 체면이 살지 않으니,
그렇다고 딴 것도 할 만한 게 없기 때문에

꿋꿋히 도전함. 물론 스트레스 해소의 명목으로 오버워치는 슬슬 500레벨을 넘어가고 있고
롤은 판수만 쌓여감.


늦게 잔 탓에
12시쯤에 뉘적뉘적 일어나서 휴대폰을 봄.

잠 깬답시고 수념글 한 번 정독하고 웹툰도 한 번 봐줌.

어느새 오후 1시 30분이 넘어감. 좆됐다 싶으면서 샤워를 끝내고 머리를 말리면서 휴대폰과 티비를 잠깐 킴.

그렇게 4시가 되고 오늘 하루 계획을 망쳐 속상한 마음 반에

"어짜피 지금 가도 얼마 못 하는 거, 그냥 오늘 일찍 자고 내일 일찍 일어나서 계획 지켜야겠다" 다짐함.

하지만 4시는 자기엔 너무 이른 시간. 늦잠 자서 잠도 안 옴.

대충 배달음식 하나 시키고 딱 9시까지만 하는거다! 라는 심정으로 롤을 킴


게임이 마음대로 풀릴 리가 없지, 여차저차하니 9시 40분.

정시 강박증은 쓸데없이 돋아서 10시에 자자라는 마음으로 수갤을 한 번 킴.


어? 벌써 6평 성적표 나올 때가 됐나?

다들 1등급으로 도배된 성적표를 인증함.

저건 어짜피 잘 한 놈만 인증하는 거잖아. 6평을 목표로 공부하면 결국 망한다니까 ㅋㅋ 라는 심정으로

찝찝하지만 살짝 넘어감.

이제는 재수생은 커뮤니티에 온데간데 없고 대학생만 남음.

다들 전공 수업이니, 교수님이니 얘기를 함.


낄 수가 없으니 화나는 마음에 ㄸ이나 치고 자려고 바지를 내림.

이것저것 고르고 보다 보니 어느새 12시.

이미 자기엔 너무 늦은 시간.


"대충 지금쯤 자면 7시간 자나.." 라며 얼른 이닦고 누을 준비를 하는데

몸은 잠을 거부함. 또 휴대폰을 쳐다보며

150일부터 이어져온 "재수생 단톡방"을 버린 채


중고딩 공부클럽이라는 오픈채팅에 15살이라고 속인 뒤 들어감.

수능 공부 하다가 중학교, 고1들 문제를 보니 너무 쉬움.

어느정도 개념은 잡혀 있으니 개념 문제는 술술 풀림.

가끔 못 풀겠는 문제가 보이지만,

뭐 괜찮아, 제대로 고민 안 해봐서 그래.


새벽 3시 취침. 8시 칼기상의 꿈은 저 멀리 떠나보낸채 다음날도 12시에 기상.

또 같은 하루를 반복.



수능 D-50일.

개념은 겨우 끝났고, 복습은 하나도 안 됨.

딱히 공부하고 싶은 마음도 없어져서 하루에 열 시간씩 딴 짓을 함.

분명히 공부한다고 100일쯤에 휴대폰을 해지하거나 카톡을 지웠음에도

어찌든둥 태블릿으로 보고 있음.


개념 끝났으니, 이제 남은 기간동안 기출만 열심히 하면 2등급은 건지겠지 싶음.

스카이 스카이 거릴 때는 언제고 이제는 솔직히 국숭세단만이라도 가고 싶음.


기출만 풀어서 1등급 나왔어요라는 수많은 글들을 보고,
1등급도 나오는데, 지금부터 하면 2등급이라도 나오겠지라며 정신 승리.

9평 성적은 당연히 3등급과 4등급 사이에서 놀아남.


200일 전에 사 놓은 자이스토리를 꺼내 들고 적분 문제를 풀지만

치환적분, 부분적분 하나도 모르겠음.

개념서를 다시 꺼내선 복습을 함.

사실 배웠던 건지 기억이 하나도 안 남.

개념 복습 한다고 이거저거 증명하다보니

어느새인가 위키피디아 적분의 유래탭을 키고 열심히 정독중.

이해가 되어야 암기가 된다며 시간을 날린 거에 대한 정신승리.

사실 날린 거 맞음.


슬슬 삼수해서 처음부터 꼼꼼히 다시 하면
서울대는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음.


수능 D-DAY.

국어는 안 해도 1이라며 자신감을 가졌지만 화작문부터 막힘.

한 지문을 통으로 못 푼채 교시 끝.

1교시부터 망치니 울적함. 수학이고 뭐고 때려치고 싶음.

2교시 수학은 아니나 다를까, 21 29 30버리고 간다는 생각으로 했지만

사실 20번, 28번도 제대로 못 풀음.


결국 그대로 수능을 망침.
딱히 인생에서 잘하는 건 없으니까 다시 삼수를 함.

위의 루틴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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