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 때 날 심하게 괴롭히던 애한테 다정하게 달래면서 과자사주고 그 애 손잡고 집에 가던 엄마
하지만 그 뒤로 괴롭힘은 더 심해졌었다
낯선 타인인것 같은 엄마의 뒷모습은 지금도 선명하다

초5 때 짝꿍이 매일 금 넘지말라고 날 허리띠로 때려서 하소연했더니 그냥 무시하라고만 일관하던 엄마
결국 참다참다 백과사전으로 미친듯이 줘패버렸는데
선생년이나 엄마아빠나 나만 혼내더라 시발
그 짝꿍새낀 그 뒤로 나 피해다님

중1때 키만 껑충 큰 눈작은 효린같이 생긴년이 키로 매일 놀렸는데 집에서 하소연 해봤자 뻔하니
어느날 머리채잡고 싸워서 끝을 봤다
수업 시간에 복도에서 싸워서 아무도 없었기때문에
다행히 서로 조용히 쌩까는걸로 끝

중3 졸업 앞두고
친구들이 지들끼리 뒷담까고 지랄나더니
갑자기 나를 중립이었다는 이유로 왕따시켜서
일기에다 심경을 적었는데
엄마는 일기 훔쳐읽은데다 위로는 커녕 일기내용을 들어 날 혼낼뿐이었다
그리고 그 썅년들도 고등학교 올라가서까지 그러는 데에 참다 폭발한 내가 교실 쳐들어가서 책상을 걷어차고 던지며 지랄지랄한 뒤로는 잠잠해졌다

고1때 갑자기 동성친구에 끌리는 마음이 생겨
당혹스러운 마음을 일기에 적었더니
엄마가 또 그 일기를 훔쳐읽고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시간이 흐르자 동성애 성향이 아니라 애정결핍이었단걸 깨달았지만 그뒤로 다신 일기를 쓰지않는다

고2때 왕따였던 아이에게 손을 내밀었단 이유로
내가 왕따를 당했을때도,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 당했던 짓이 성범죄라는것을 알았을때도
대학교 4학년씩이나 돼서 복학생새끼가 같은 4학년인 나한테 군기잡고 협박할때도
내가 취업준비하면서 서울로 학원다니다가 스토킹을 당했을때에도
부모는 단 한번도 내편인적이 없었다
어릴때 밝고 잘웃던 나는 점점 예민하고 발톱을 숨기는 사람이 되어버렸지만, 이게 잘못된 환경인줄도 몰랐다

그게 그렇게나 이상하단걸 알게된건
내가 교육업에 종사하면서..
물론 개념없는 극성부모도 있기야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부모들은 자녀가 그런 부당한 괴롭힘을 당하면 자녀를 위로하고 대화하고 자녀 편에 서더라

지금도
일때문에 너무너무 힘든날 고민을 한마디라도 얘기하면
일단 화내면서 내 책임을 묻고 혼내기부터 하는 엄마
당신은 그게 올곧고 이성적이라 하지만,
그러는 당신은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의 힘든 일들에 대해 끝없이 하소연+자화자찬하며 공감을 바란다

난 항상 산뜻하고 야무지고 의연하며 혼자 어려움을 극복해내야만 부모랑 관계가 좋을수 있을것같지만
난 그저 평범한 인간이라 그렇게 해줄수도 없고, 해주기도 싫으니 그냥 교류를 안하는게 답인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