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 플랫폼에서 출퇴근 시민들이 열차에 내려 개찰구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업하면 전철이 많이 막힐까요? 안 그래도 지옥철인데..."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거주하는 박모씨(37)는 이같이 말했다. 5일 오전 8시께 용산역 승강장에서 만난 박씨는 전철을 타는 것이 고단하지만,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차가 없다 보니 출퇴근 시간에 몸을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전철밖에 없다"며 "지금도 전철에 사람들이 많아 힘들어 죽겠는데, 철도 노동자들이 파업하면 전철 타는 게 더 힘들어지지 않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철도노조가 이날 오전 9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갔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수도권 지하철 구간에서 만난 출근길 시민들은 곧 다가올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에 불안감을 표출했다.
이날 코레일과 철도노조에 따르면, 코레일 노조에서는 조합원 1만명 이상이 파업에 동참한다. 철도업은 노동조합법에 따라 필수유지업무로 지정돼있기 때문에, 필수인력을 제외한 인원들이 파업에 참여해야 한다. 이에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운영하는 수도권 전철 일부 구간에서는 평소보다 75%가량의 열차가 운영된다.
이날 용산역 1호선 플랫폼에서 만난 시민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만원 전차'에 몸을 싣고 있었다. 구로역에서 용산역으로 출퇴근하는 정보통신(IT)업계 종사자 임모씨(31)는 철도파업으로 '만원 전차'가 그 옛날 '콩나물 전차'로 진화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임씨는 "안 그래도 전차에 사람들이 많은데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열차 운행 편량이 줄어들면 열차 1대에 타는 승객의 수가 늘어나지 않겠냐"라며 "생각만 해도 너무 괴롭다"고 말했다.
분당선 선릉역에서 만난 김모씨는 "원래 사람이 많은 열차에 타는 것을 안 좋아해 출퇴근 때 일부러 열차 1대를 보낸다"며 "열차 말고 다른 교통수단을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다양한 선택지가 있으면 상관이 없지만, 본지 기자가 만난 시민 상당수는 '철도'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함모씨(40대)는 "나의 경우 경기 오산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전철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파업이 시작되면 못 해도 평소보다 30분은 빨리 길을 나서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철도노조가 파업을 시작하면 시민들의 불편은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철도 노동자들의 파업이 우리 사회의 발전에 꼭 필요한 '성장통'이라고 주장했다.
앞선 임모씨 "철도 노동자들도 나와 같은 노동자이기 때문에 먹고 살려고 이 직업에 참여하는 거고,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부 사람들은 '이익만 챙기려 서민의 삶을 볼모로 잡고 있다'고 비난만 하지만, 사회 구성원이라면 각자의 이해관계를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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