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3차 강제구인 시도 나섰으나 불발 대통령실·관저 압수수색 역시 경호처에 막혀 공수처 '빈손'으로 사건 檢 이첩할 수 있단 우려
22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3차 강제구인과 방문조사 시도에 나섰으나 또다시 실패했다. 윤 대통령 측이 조사를 거듭 거부하면서 공수처가 '빈손'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들은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윤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 및 방문조사를 시도하기 위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방문했으나, 윤 대통령 측의 거부로 조사에 실패했다. 공수처가 구치소를 방문했다가 그대로 철수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20일 윤 대통령을 조사실로 강제구인하기 위해 서울구치소에 검사와 수사관 등 6명을 보냈지만, 윤 대통령 측의 조사 거부로 6시간가량의 대치 끝에 강제구인에 실패했다. 전날 역시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들이 강제구인을 위해 서울구치소를 방문했으나,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출석 이후 곧바로 국군서울지구병원으로 가면서 만나지 못했다.
윤 대통령이 조사를 지속 거부하면서 강제구인에 이틀 연속 실패한 만큼 공수처는 방문조사의 가능성도 열어놨다. 공수처는 전날 서울구치소에 협조 공문을 보내 구치소 내 조사실도 마련해둔 상태다. 하지만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 조사엔 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내란죄 수사권이 없고, 체포·구속영장을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한 것이 관할 위반이라며 공수처 수사를 거부해왔다. 체포 당일인 지난 15일 약 10시간 40분간 이뤄진 조사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했고, 조서 열람과 날인도 거부했다.
이날도 윤 대통령 측은 3차 강제구인 시도에 대해 "이미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피의자에 대해 강제구인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진술거부권을 침해, 진술을 강요하는 것으로 위법한 수사라는 게 학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라며 "지속적인 강제구인 시도는 대통령에 대한 분풀이를 넘어 심각한 위법수사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라고 반발했다.
문제는 공수처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공수처는 대통령에 대한 기소권이 없어 구속기한 만료 전까지 사건을 검찰에 넘겨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조사를 거듭 거부하면서 수사에도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공수처는 첫 조사에서 2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으나 윤 대통령의 진술 거부로 분량을 다 소화하지 못했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윤 대통령 비화폰 서버 등을 확보하기 위한 대통령실, 관저 압수수색도 시도하고 있지만, 경호처에 막혀 내부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수처가 빈손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수처는 설 연휴 전 윤 대통령 사건을 검찰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이) 12월에는 소환에 불응하고, 1월에는 체포영장에 불응하고 지금은 구속영장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데, 공수처는 법질서 테두리 내에서 최대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방문·현장조사 포함 소환과 관련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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