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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먹이주기·만지기' 금지됐지만…"교육 명목 학대 여전해. 상시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3.09 17:24:03
조회 81 추천 0 댓글 0
오락·흥행 목적으로 고통 주는 체험 행위 금지하는
동물원·수족관법 시행 2년 지났지만
'교육 계획 제출'하면 체험 프로그램 운영 가능
제도망 회피한 '변칙 영업'도 성행 중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동물원 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동물 복지를 증진하는 법이 국회 문턱을 넘은 지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동물원에서 '교육' 명목으로 '동물 학대'식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법 현장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감독이 수시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동물원 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는 동물 체험을 제한하는 관련법의 제도적 한계와 현장의 불법적 관리 행태가 논의됐다. 이번 토론회는 이학영 부의장과 동물복지국회포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공동 주최했다.

앞서 2022년 12월 '동물원·수족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2023년부터 오락이나 흥행을 목적으로 동물에게 불필요한 고통·공포·스트레스를 주는 올라타기·만지기·먹이주기 등 체험 행위가 금지됐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서는 하위 법령인 시행령이 '보유동물을 활용한 교육 계획'을 제출한 경우를 예외로 인정하고 있어 체험 프로그램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또 동물원의 설립 절차가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되고 동물원 감사관제도 도입됐음에도 현장 관리·감독 규정이 미비하고 제재 수위가 낮아 '말뿐인 법'에 그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현행법상 오락이나 흥행 목적으로 체험 프로그램 운영 시 최대 500만원 과태료가 부과된다.

먼저 이형주 어웨어 대표는 2025년부터 실시한 '동물원 체험 프로그램 운영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대표는 "21개소 중 20곳이 급여량과 구매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았고, 여전히 먹이 체험용 구멍을 사용하는 업체는 17개에 달했다"며 "18개소에서는 사육사 입회 없이 상시적으로 만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부상 의심 동물들도 체험에 동원됐으며, 단 1종에 대해서라도 교육 차원의 종 보전 관련 설명을 제공한 곳은 3개소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은커녕 주로 어떻게 만지고 먹이를 줘야 하는지 '체험 방법'을 설명하는 방식이 다수였고, 심지어 일부 업체는 동물을 판매했다"며 "생물 다양성 보전과는 상반된 메시지가 전달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를 노린 '변칙 영업'도 언급했다. 그는 "같은 건물 안에 전시 공간을 층별로 분리한 뒤, 각 층을 별도 영업자로 운영함으로써 관련법 기준을 회피하는 실정"이라며 "법 시행 유예기간의 적용을 받는 야생동물카페들에서도 만지기와 먹이주기 체험이 진행 중이다. 유예기간 종료 전 철저한 조사와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개선 방향으로는 △체험 행위 전면 금지 △교육 프로그램 재정의 △허가 요건 내 보전 활동 추가 △허가권자 관리·감독 강화 △위법 사항 적발 시 영업금지 및 재허가 신청 제한을 주문했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동물원 개선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박성현 기자

토론자로 나선 김봉균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구조본부장 역시 입법 취지를 고려해 체험 행위를 원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체험 중 동물이 관람객 발에 차이거나 도구에 의해 자극을 받는 사례 등 동물 복지나 안전 측면에서 문제가 되는 상황이 반복적으로 관찰된다"며 "먹이주기 체험을 운영하는 동물원의 경우 만성적 공복 상태로 추정되는 행동 양상과 더불어 개체 간 과도한 경쟁이나 투쟁 행동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허가받은 동물원 중에서 제출한 '교육 계획' 내용과 실제 운영 중인 체험 프로그램 사이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는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고 전했다.

김 본부장은 "현행 제도상 허가 이후 시행령으로 정하는 중요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도의 변경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구조"라며 "이로 인해 일부 운영자는 최초 허가 단계에서 종 구성이나 개체 수를 축소하는 식으로 계획을 제출한 뒤 허가 취득 이후 다른 종으로 변경·추가해 운영하는 편법적 사례가 관찰되고 있다. 수시 검사 등 관리 기관의 점검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토론자 중 유일한 동물원 운영자인 남우성 강릉쌍둥이동물농장 대표는 빠른 법제화에 대응하기 어려운 현실을 토로했다. 남 대표는 "그간 수십년간 하던 방침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며 "체험이 금지된다면 영세한 민간 동물원은 경영상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너무 단기간 내 법제화를 추진하다 보면 뒤처지거나 폐업하는 동물원이 생길 텐데, 이에 대한 해결책도 미리 강구해야 한다. 동물원 원장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측 대표자로 참석한 김경석 기후에너지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입법 취지에 맞지 않은 시행령은 어떤 방식으로든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도 "(체험 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것만이 옳은지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논의가 더 필요하다. 또 교육 계획과 어긋나게 운영되는 체험 프로그램이나 사실상 불법 영업 행태는 철저히 감시해야 하는 만큼 광역 단위 지자체에서 콜센터를 신설하는 등 현장 위법 사항을 파악하는 방안을 고안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초등학생 학부모 등 체험 프로그램에 열성적인 집단에게 동물 복지 차원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교육 담당 부서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초등 교육부터 동물 복지 콘텐츠를 많이 담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psh@fnnews.com 박성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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