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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왜곡죄 시행에 이어지는 법관에 대한 고발..."법관 독립성 훼손"

파이낸셜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3.12 15: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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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 조희대 대법원장 등 경찰 고발

[파이낸셜뉴스] 법왜곡죄와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으로 구성된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이 12일 시행됐다. 특히 법왜곡죄가 시행되자마자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 등 법관들에 대한 고소·고발이 이뤄졌다. 사법부의 독립성이 훼손돼 '법에 의한 재판'이 아닌 '여론에 의한 재판'이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관보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법왜곡죄(형법 제123조의2 신설)과 재판소원제(헌법재판소법 개정), 대법관 증원(법원조직접 개정)을 공표했다. 여기서 법왜곡죄는 판사와 검사, 경찰 등 형사소송에 종사하는 이들이 ‘법령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아니함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거나, 적용돼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지 아니하여 의도적으로 재판 및 수사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에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즉 판사와 검사, 경찰이 그들의 주어진 직무를 수행하는 것 자체에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조항이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를 받을 수 있다.

법왜곡죄가 시행되자마자 판사에 대한 형사고발이 이뤄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병철 법무법인 아이에이 변호사는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하급심으로 파기환송한 조희대 대법원장과 박영재 대법관을 법왜곡죄로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지난 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제출했다. 그는 이어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도 조 대법원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이 변호사는 고발장을 통해 "조 대법원장 등은 형사 사건 재판에 관여하는 법관이 타인(이 대통령)에게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 중인 형사사건에 관해 적용돼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이를 적용하지 않아 의도적으로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에 해당 고발건을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법왜곡죄가 존재만으로 판·검사, 경찰들에게 부담이 되므로 그들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 경각심을 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의도적으로 법을 왜곡했다고 입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법왜곡죄가 실제 판결에서 인정되기 싶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법조계에선 다만, 형사처벌의 위협성을 경계한다. 즉 법왜곡죄로 판·검사의 직무 수행 자체에 대한 형사처벌을 할 수 있으므로 직무 수행에 있어서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침해한다는 얘기다.

한 부장판사는 "경각심을 주기 위해 개인의 생사여탈과 관련된 형사처벌이란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 적절하고 타당한지"라고 의문을 제기하며 "법관 역시 수사기관에 수사받으러 갈 때는 법관의 자격이 아닌 인간 개인의 자격으로 가는 것이므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현행법에서도 법관이 정치권력이나 자본권력에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재판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법관의 신분을 보장하는데, 법왜곡죄는 신분이 아닌, 인신 자치에 대한 처분을 함으로써 이같은 법의 원리를 위배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판사 출신 법조인은 "사법부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지만, 사법부는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곳이므로 그 권위를 사회는 어느 정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며 "판결이라는 행위는 사실 모두가 만족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형사처벌까지 한다면 사회가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판을 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것은 사회적 정서이기 이전에 법률이다. 만약 법률의 내용이 사회적 정서와 반대한다면, 이것은 사법부가 아닌 입법부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라며 "법관은 사전에 합의돼 명문화한 질서인 법에 근거해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사회의 안정성을 보장한다"고 부연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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