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학교 급식실의 폐암 피해 실태를 파악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피해 신고센터'가 출범한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피해 신고센터가 교육청 건강검진 대상과 산업안전보건법이란 보호망에서 제외된 퇴직 급식노동자들에게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출범한 학교 급식노동자 폐암 피해 신고센터는 피해 사례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센터는 산업재해 신청 방법을 몰라 신청을 망설여 온 퇴직 노동자와 유가족에게 필요한 의학적 소견과 법률 상담을 전폭 지원하고, 접수된 사례를 데이터화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을 이끌겠다는 목표다.
이런 움직임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급식을 책임지는 급식노동자들의 폐암 발병이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폐암에 걸린 급식노동자는 178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15명은 끝내 숨졌다. 열기와 수증기, 조리흄과 각종 유해물질이 뒤섞인 밀폐 공간에서 장시간 근무하면서 상시로 위험에 노출된 결과로 추정된다.
문제는 급식실에서 발생하는 조리흄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발암물질로 분류됐음에도 산업안전보건법상 유해물질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환기설비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노동자들이 여전히 발암물질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폐암은 잠복기가 길지만 현행 관리 체계가 현직자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퇴직 노동자들은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신고센터는 피해 사례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해 제도 개선의 근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유청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집행위원장은 "오늘 발족하는 신고센터는 끊어진 관리의 고리를 잇고, 국가가 외면해 온 퇴직 노동자들의 피해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축적하는 소중한 거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현장의 환기설비를 개선하고 노동강도도 완화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엄길영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학교 급식실 폐암은 개인의 불운으로 생긴 질병이 아니라 비용 절감과 행정편의주의에 매몰돼 노동자의 안전을 방치해 온 국가가 저지른 명백한 산업재해"라며 "노조는 이날 발족하는 신고센터를 통해 전·현직을 막론하고 단 한 명의 노동자도 무관심 속에 고립되지 않도록 법률적·조직적 역량을 총동원해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