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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요리학교 CIA: 요리의 기초, 수프 만들기

Nitr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8.04 14:18:01
조회 2475 추천 60 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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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에 처음 입학한 학생은 여러모로 기대에 가득 차 있기 마련입니다. 세계 3대 요리학교라는 명성에 걸맞게 뭔가 엄청나고 대단한 것을 배울거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하지만 정작 처음 배우는 수업은 요리의 기초Culinary Fundamental 과목입니다.


칼질하고 육수 내는 것부터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게 되는데, 쉬워보이는 이름과는 다르게 중도 탈락자 대다수가 이 첫 관문에서 떨어집니다.


여러 미디어에서 봤던 셰프라는 직업에 대한 환상이 와장창 깨져나가는 단계이기 때문이지요.


일단 생각만큼 멋있는 작업이 아닙니다. 막 창의력을 발휘하며 새로운 맛을 개발하는 것은 나중의 일.


지금 당장은 주방이라는 기계의 톱니바퀴가 되어 시키는 일을 시간 내에 끝내는 게 목표가 됩니다.


게다가 힘들기는 또 얼마나 힘든지, 더운 날씨에도 뜨거운 불 앞에서 쉴새없이 오가며 서 있어야 하다보니 중간에 기절해서 실려가는 학생이 세 명이나 나왔네요. 


이 수업 들으면서 '야, 이건 군대 갔을 때랑 똑같은데' 싶은 상황이 시시때때로 터져 나오니 못 참고 그만두는 학생이 나오는 것도 신기한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대망의 첫 작업은 칼 쓰는 법부터. 식칼 쥐는 법, 사용시 주의사항을 듣고 여러 종류의 재료를 표준화된 모양으로 손질하는 연습부터 시작합니다.


첫날부터 시작된 이 재료 다듬기의 결과물을 나이프 트레이Knife Tray라고 하는데, 재료를 받아서 씻고 껍질벗기고 자르는데 제한시간까지 두다 보니 괜히 마음만 급해져서 모양이 엉망이거나 시간 내에 못 끝낼 때가 많았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겨우 저거 다듬는데 왜 그랬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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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프 트레이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그 날의 요리를 합니다. 


워낙 기초반이라 제대로 된 요리라고 할 것도 없을 정도지만요.


가장 처음 만들었던 건 채소 수프Vegetable soup입니다.


나이프 트레이에서 손질한 양파, 당근, 감자, 다진 마늘에 대파와 순무, 양배추를 추가해서 버터에 볶다가 숨이 죽으면


사셰(향신료 주머니), 토마토, 육수를 넣고 끓여 내는 수프입니다.


감점사항으로는 '채소를 좀 더 균일하게 썰 것. 소금을 더 넣을 것'이라고 지적받았네요.


셰프마다 입맛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하루빨리 그 입맛을 파악해서 맞춰줘야 하는데 담당 셰프가 짜게 먹는 걸 좋아해서 적응이 힘들었던 게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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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만든 양파 수프와 속을 채운 토마토.


양파 수프는 원래 저것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볶아서 끓여야 맛있는데, 짧은 수업시간 동안에 충분히 볶을 수가 없으니 저 정도가 한계인 듯.


양파 맛이 약하면 국물을 더 졸여서 진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너무 소심하게 졸였더니만 맛이 약하다고 감점당했습니다.


속을 채운 토마토는 버섯을 다져서 속을 파낸 토마토에 채워 넣고 빵가루를 뿌려 오븐에 구워내는 건데...


토마토를 너무 오래 데쳐서 모양이 뭉그러지기 시작한데다 시간이 없다고 오븐에서 너무 빨리 빼는 바람에 빵가루가 황금빛이 아니라 허여멀건 색깔이라 또 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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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차에 만들었던 콩소메 수프.


이건 굉장히 집중해서 만들어야 했는데, 중간고사 실습 항목이 바로 이 콩소메 수프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집에서도 몇 번 복습하면서 (https://blog.naver.com/40075km/221372725316) 만들기도 했지요.


굉장히 투명하게 잘 만들었는데, 간을 맞추면서 좀 심하게 짜다 싶을 정도가 되어버리는 바람에 '이걸 어쩌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셰프는 "조금 짜긴 한데 싱거운 것보다는 훨씬 좋다"며 후한 점수를 줬던 게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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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가 들어간 감자 수프와 감자 퓨레.


으깬 감자를 만들면서 푸드밀이라는 도구를 처음 써 본 날입니다. 그 위력을 실감한 이후로는 저도 하나 장만해서 으깬 감자 만들 때는 푸드밀만 사용하고 있지요. 수분을 확 날릴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플레이팅이 좀 거지같이 됐는데, 서빙을 하기 전에 접시를 오븐에 넣고 따뜻하게 데워야 하는데 다른 데 신경쓰느라 1분 정도 늦게 접시를 꺼냈습니다. 접시가 어찌나 뜨겁던지 수프를 붓자마자 미친듯이 끓어오르더군요.


그 결과는 가장자리에 눌어붙은 수프 자국으로 남았지요.


셰프가 검사하면서 아무 말도 안하고 제 얼굴을 빤히 보고 있길래 "I know. I know." 했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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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거시기한 비주얼의 렌틸 콩과 검정 콩 수프. 가정식 느낌의 동네 식당이라면 모를까, 파인다이닝에서는 못 내놓을듯한 모습입니다.


콩도 삶고, 베이컨도 굽고, 수프위에 올리는 크루통도 굽느라 바빴지요.


셰프가 맛을 보더니 "드디어 소금간을 완벽하게 했군!"해서 뿌듯했는데...


"근데 셰리 식초를 빼먹었지? 식초 맛이 안 나는데?"하고 알아채는 바람에 감점.


대형 솥에 육수도 삶아야 하고, 중간중간 설거지도 해야 하고, 바쁜 와중에 정신 차리지 않으면 이렇게 빼먹는 게 생깁니다.


그래서 전날부터 필요한 식재료, 도구 목록을 작성하고 어떤 작업을 어떤 순서대로 할 것인지 작업표도 작성하지만...


그래도 막상 실전에 들어가면 깜빡 잊어버리는 게 생깁니다. 그나마 셰리 식초는 양반이고, 어떤 친구는 크루통을 불 위에 올려놓고 잊어먹는 바람에 까맣게 태워버리기도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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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차우더Chowder.


보통은 조개를 넣은 클램차우더를 많이 만드는데, 특이하게도 대구를 넣은 생선 차우더를 만들었습니다.


베이컨을 잘라서 굽고, 그 기름에 양파와 대파와 샐러리를 볶다가 생선뼈를 우려낸 육수를 붓고 끓입니다.


감자와 생선 조각을 넣고 끓인 다음 오이스터 크래커를 얹어서 완성.


제 입맛에는 맛있었는데, 셰프는 "소금 더 넣으라고~!" -_-; 


고든 램지 스타일로다가 "여기서 소금 더 넣으면 대구가 바다에 돌아온 줄 알고 살아나겄슈!"라고 대꾸하고 싶었지만


농담하기엔 너무 지쳤기 때문에 패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오후 1시에 시작해서 오후 8시에는 끝나야 하는 수업인데 다들 여러모로 서툴다보니 밤 10시에 끝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게다가 오전에는 다른 이론 수업들도 들어야 하고, 숙제나 시험 준비도 해야 하니 피곤할수밖에 없지요.


일반적인 레스토랑이었다면 늦어도 사나흘째에는 적응했을텐데, 이 수업은 매일 메뉴가 바뀌다보니 도무지 적응을 할 수가 없습니다.


뭐, 아무리 그런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초창기의 결과물은 대부분 처참한 수준입니다.


집에서 혼자 만들었다면 훨씬 더 그럴듯하게 만들었을텐데, 시간에 쫓겨가며 만든다는 상업적 요리를 처음 경험하고 거의 반쯤 정신줄이 나가서 만드는 바람에 이래저래 실수가 많았더랬죠.


나중에는 점점 익숙해지면서 오히려 원래 스케쥴보다 30분 일찍 끝나는 수준까지 발전했지만요.


ps. 요리전문사서의 칼럼, "냄비 파스타"편도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https://www.nslib.or.kr/info/dataroom2.asp?mode=view&number=75&gub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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