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적성에 안 맞아 대학을 관두고 일본 유학을 준비하는 아재다.
난 몇 년 간 토플 90점에 정체되어 있었다. 그리고 작년 겨울 드디어 염원하던 102점을 맞게 되었다.
90점까지는 독학으로, 90점 이후부터는 학원 + 독학으로 102점을 만들었다. (학원을 다녔으나 공부를 안 해 똑같이 90점이 나왔고 한 해 더 지난 2019년, 학원을 안 다니고 혼자서 준비해 102점)
구체적으로는 70점대 -> 81점 -> 90점 (이때 초록이 버리는게 답이란 걸깨달음) -> (몇 년 쉼) -> 90점 -> 99점 -> 102점
솔직히 옛날에는 100점을 넘기면 세상이 달라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 건 하나도 없고, 다시 시험치면 100점 넘길 수 있냐고 물어봐도 잘 모르겠다. 단지 내가 가진 영어 실력으로는 아직 한참이나 부족하다는 걸 안다.
잡소리는 이 정도로 하고 영어권 나라에 체류한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토플에서 80~90점까지의 점수를 맞을 수 있는지, 팁을 주고자 한다.
--미리 요약
1. 초록이 버려
2. 실전 형식의 모의고사 위주로 문제를 많이 풀어 (그렇다고 엑츄얼을 보진 말고. 해커스 정규 단원별 말미의 실전 test 인가 그거 위주)
3. 스피킹과 라이팅은 암기, 10개 정도의 문제를 7번 이상 반복, 문제까지 외울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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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합력으로 승부한다.
기본적으로 모든 과목을 다 20점 내외로 만들고, 리딩 혹은 리스닝에서 추가로 점수를 더 얻는게 이상적이다. 즉슨, 시간이 없어서 스피킹과 라이팅 공부에 시간을 잘 투자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리스닝과 리딩이 20점 정도가 넘어간다면 바로 스피킹과 라이팅 공부를 시작하라는 것이다 (그전에는 사실 영어에 대한 감각이 떨어져서 힘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20점까지의 상승폭은 여타 분야보다 가파르다.
2. 어휘, 문법, 구문 등 이른바 '딱딱한 영어'는 최소한으로 억눌러라.
내가 처음으로 토플에서 90점을 맞았던게 지금으로부터 5년인가 6년 전인데 (제일 처음 본 시험에서는 70점대), 당시 리딩에서 28점을 맞고 리스닝 스피킹 라이팅에서 점수가 확 내려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보통 토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딱딱한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리딩과 라이팅 때문이라고 보는데, 본인이 고등학생 수준의 기본적인 역량이 부족하다면 물론 학습을 해야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굳이 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토플은 직접적으로 문법/어휘 지식을 물어보는 시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도 그런 걸 물어보지 않는데 혼자 시험에도 나오지 않을 어려운 어휘들을 외우느라 '어휘 영역' '문법 영역'을 만들며 시간을 버리고 있다.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이러면 리딩에서 물어보지 않느냐? 하는데 리딩의 단어는 초보적이고, 문맥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경우도 많으며, 맞출 확률이 못 맞출 확률보다 크다.
특히 어휘장 '초록이'는 찢어버려라. (본인한테 잘 맞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초록이'는 수학 공부에서 '수학의 정석' 같은 거다. 그 두껍고 폭력적인 양을 소화해낼 수 있는 인간은 정상인 중에는 거의 없다. 특히 영어 어휘를 외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공부를 어지간히 즐기는 사람이 아니면 더 그럴 것이다. 이 두 책의 특징은 '공부를 끝낸 성적이 정말 좋은 소수의 사람'과 '초반에 포기하거나 시도조차 않은 사람' 의 극단적인 두 부류로 나눠진다는 것이다. 해낸 사람들은 다들 성적이 엄청 좋은데, 대부분은 불가능한 일이다. 즉, 비정상적인 부류다. 특히 해낸 사람들도 학원 교재 등으로 썼던지 해서 옆에 보조자가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부류를 따라가려고 시도하다 당첨이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나쁜게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멋대로 시험 영역을 추가하는 짓을 할 필요는 없다. 나도 토플 준비를 할 때 항상 처음에는 초록이를 샀고, 결국 후회했고, 나중에는 처다보지도 않았다. 특히 81점에서 90점으로 껑충 뛴 것 중 하나는 초록이를 버리고 남은 시간을 문제에 익숙해지는데 투자한 덕택도 있었다.
그럼 어떤 어휘를 외워야 하는가? 시간이 좀 남았을 경우 '강성태 영단어'를 추천한다. 연역적으로 하는 공부는 효율이 높다. 만약 한 달 정도 남겨뒀다면 굳이 손 댈 필요는 없다. 기본 영단어가 머릿속에 눌러져 있다면, 중국 TPO 혹은 해커스 리딩/리스닝/스피킹/라이팅 등의 교재의 단어들을 암기한다.
이때 네이버 사전에 검색해보고, 중요 표시 등이 안 들어가 있는 마니악한 단어면 외우지 않는다.
왜냐하면 중요하지 않은 단어는 그때 이후 다시 못 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굳이 외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한편, 별표 표시가 없어도, 실제로 혹은 토플 시험상에서 중요한 단어의 경우,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된다. 그러므로 단어에 너무 편집적이게 될 필요는 없다.
물론 모든 공부가 그렇듯, 전부 다 하면, 좋다. 하지만 시험이라는 건 완벽하게 준비할 수 없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준비 기간이 반 년 이상 남았을 경우 해볼만 하다. 두 달까지도 어떻게 건드려볼 만은 하다. 한 달 남겨두고서 시작하는 건 바보다.
3. 교재 선정
교재는 해커스 인터미디엇 정도면 좋을 것 같다. 80점대가 목표라면 굳이 정규까지 볼 필요가 있을까 싶다.
중국 TPO라는 것은 뭐냐면 중국의 토플 학원에서, ETS가 돈 받고 파는 토플 모의고사를 멋대로 빼내온 거다.
구글에 검색하면 프로그램을 구할 수 있다. 당연히 중요도는 TPO가 더 높다. 하지만 학원을 안 다니고 독학할 경우 공부방법 등을 잘 몰라 힘들 수가 있다. (리스닝 시그널의 종류 등의 경우.) 그런 경우 교재를 구입해도 좋다.
난 90점까지는 해커스 정규로 공부했고 (절반도 다 못 풀었음) 102점까지는 계속 TPO를 공부했다.
해커스 정규도 양이 존나 많다. 사실 해커스 정규만 제대로 다 풀어도 25점은 나온다.
엑츄얼까지 건드리면 27점까지 나온다.
그 정도로 양이 많고 방대한 책이다.
4. 리스닝이 제일 중요하다. & 리스닝은 훈련이다.
스피킹은 사실상 '들은 것'을 그대로 말하는 시험이다.
라이팅도 통합형은 '들은 것'을 정리해서 쓰는 시험이다.
그러므로 공부의 1/3~1/2는 리스닝에 쓰는 것이 맞다.
리스닝 공부는 쉐도잉을 추천한다. 단점으로는 시간이 존나게 오래 걸린다. 가끔 땡땡이 치는 거야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지만, 하면 엄청 좋단 것을 체감할 것이다. 왜냐하면 듣기라는 것은 결국 단어들의 소리가 실제로 어떻게 귀에 들리냐라는 것인데, 이건 하나하나 본인이 발음해보면서 뇌리에 인이 찍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실제로 소리내서 공부를 하는게 제일 좋다. 그리고 출제 포인트가 되는 시그널이 존재한다. 이것을 놓치지 않고 캐치하는 훈련을 하면 내용이 뭔지 몰라도 그럴듯한 것을 찍었을 때 정답률이 점점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세한 것은 해커스 최지욱 공부법 검색 혹은 직접 수강할 것)
즉 무엇을 훈련하는 거냐면, 실제로 구, 절이 어떻게 발음나는지 (쉐도잉) 와 출제가 되는 포인트 (시그널 캐치) 이 두 가지를 훈련하는 것이다.
내가 처음 90점을 맞았을 때 나는 해커스 정규 교재로 문제풀이만 디립다 했었다. 이때 아마 22점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26점이다. 그 사이의 간극은 쉐도잉이 채워주었다.
스피킹과 라이팅의 리스닝 파트의 경우, 쉐도잉까진 가지 않지만 시그널을 캐치하는 연습은 한다.
리딩과 리스닝은 반복해서 풀 필요는 별로 없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오답정리를 해주면 된다.
오답정리는 주로 선지 형태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를 보는 것 정도이다.
추가적으로 스크립트에서 잘 안 들린다고 표시했던 부분이나 시그널 등을 다시 한 번 쭉 들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도움이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4. 라이팅과 스피킹은 훈련이다.
공부법을 모르면 학원을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학원을 다닌다면 지방의 친구들의 경우 식겁하는 경우가 있는데, 서울로 올라와서 자료 (보통 제본된 책을 구매 가능) 를 받고 이후부터는 수업을 안 듣는 것도, 나쁘진 않다. 자료는 게시판에 계속 업로드해주니까.
스피킹도 라이팅도, 독립형은 '답안을 미리 암기', 통합형은 '틀(템플릿)에 적용 연습'을 훈련한다.
학원을 안 다닌다면 독립형의 답안은 본인이 미리 작성해놓아야 한다. 스피킹은 한 개 (교재를 뒤져서 대충 사람 많이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 좋아 같은 내용이 들어가는 걸 암기해라. 범용성이 넓다.) 독립형은 10개 정도 암기한다. 암기는 토나오지만, 암기가 되어 있다면 대단히 편하고 좋다.
라이팅의 경우 첨삭은 GRAMMARLY 사이트를 이용한다.
학원의 좋은 점은 방향을 잡아준다는 것이다. 방향을 잡아주니까 믿고서 계속 나아갈 수 있다.
학원을 안 다니면 밀도 높은 공부를 할 수는 있지만 금방 불안해지고 지쳐서, 나아갈 수가 없다. (사람 나름)
스피킹과 라이팅의 경우 반복이 포인트이다.
반복을 하지만 각자 방식이 다르다.
-1. 스피킹은 모든 문제를 다시 처음부터 재현해본다. 제대로 말할 수 있는지, 발음, 속도, 톤 등을 체크한다. 우직하게 훈련하면서 점점 더 나아진다.
-2. 라이팅의 반복은 주로 내용상의 반복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타이핑하는 것은 사실 시간 낭비에 가깝다. 그것보다, 브레인스토밍, 문단 구성, 내용 정도를 머릿속에 그려보거나 간단하게 타이핑하는 정도 선에서 멈추는게 좋다.
왜 반복이 중요하냐면 비슷한 내용이 이들 영역의 경우 유사한 내용이 계속 반복되서 출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스피킹도 라이팅도 TPO에서 이미 한 번 봤었던 내용과 대단히 유사한 질문이 출제되었었다.
무조건 풀형식의 모의고사 기준으로 "10회" 정도 되는 분량의 문제들을 모아서 반복하고, 거기에 점점 추가하는 방향으로 공부할 것을 권장한다.
5. 굳이 정규 교재를 1부터 끝까지 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 특히 유형별 뭐시기 (문제 유형 분류하고 앞부분에 구체적인 분석이 들어간 부분)의 예제문제를 다 풀 필요도 없다.
본인에게 제일 취약한 필수적인 유형만 찾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풀어보고,
제일 중요한 건 1회 형식, 한 지문 형식의 세트를 여러번 반복해서 문제 자체에 익숙해지는 것임.
그것조차도 양이 많아서 다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6. 참고할 수기
해커스에 실전반 2달 후 114점 후기 라는 수기 검색, 정독할 것.
굉장히 상세하게 영역별 접근방법이 나와있고 사실 이거면 대부분의 실전적인 팁들을 얻을 수 있다.
해커스 정규 책의 유형별 공략 파트를 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첫 시험에서 100점 등등의 수기를 쓰는 사람들 있는데, 그런 거 찾아봐도 별로 도움이 안 된다. 한 번에 고득점을 맞고 싶은 기분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첫 시험에 100점을 넘기는 토종은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이다. 최소 2~3번 이상은 보는게 100점 영역이다. 독학의 경우 횟수가 더 늘어나는 것도 당연하다.
그리고 독학 토종인 입장에서, 말미에 '사실 영어권에 어릴 적 살다 왔어요' 이딴 글이 써져있으면 진짜 패버리고 싶을 정도다. 100점을 한 번에 넘기는 경우 이런 외국 체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그들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힘들었겠지만 독학 토종의 입장에서, 그게 몇 달 정도이던 간에, 도움이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시험을 여러 번 봐서 간신히 올라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게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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