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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대회} [단편] 소중한 것

KSP공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02 00: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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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이 창밖에 떨어지는 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그래 확실히 문제가 있어 보이네"

"당신이요?"

"아니 당신 말이야."

부마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작년 가을, 노덜드라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처형에게서 선왕 부부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때, 여왕이 종종 어깨에 걸치던 스카프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고 어찌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의미를 모른 채 지나쳐 버린 시간이 후회로 남았다.

그 후로 여왕이 스카프를 두르고 있을 때마다 그녀가 무엇 때문에 상심에 빠졌는지 알아내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했다.

그러니 스카프를 두른 채 붉어진 눈시울로 밖을 바라보는 여왕의 모습에 부마는 심장이 내려앉는 느낌을 받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리라.

부마가 자조 섞인 말투로 말한다.

"당신이 그 스카프를 두르고 있을 때마다... 내가 뭘 잘못한 건 아닌지 걱정돼."

왕위에 오르고 첫해가 지났다.

여왕은 과중한 업무에 힘들어했지만, 전직 얼음장수였던 부마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왕실의 일에 익숙지 않아 얼마나 많은 실수와 잘못을 저질렀는가.

그때마다 여왕은 바쁜 와중에도 뒷수습을 도맡아 해왔다.

그런데 최근에는 여왕이 거의 매일 스카프를 두른 채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기 시작하자 부마는 미칠 지경이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을 때마다 그저 아무 일없다는 듯 괜찮다고 대답을 피하는 여왕을 보면서 부마는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났음을 직감하였다.

"당신이 잘못한 건 하나도 없어요... 그저..."

여왕은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눈치로 스카프 끝자락을 손가락으로 베베 꼬며 부마를 바라본다.

대답을 피하기만 하던 여왕이 오늘은 다른 분위기를 풍기자 부마는 의문이 풀리리라는 기대감과 함께 대체 어떤 큰 사건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 불안해하면서 여왕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

"당신 정말 괜찮은 거 맞아?"

부마는 문득 여왕의 얼굴에 고뇌가 짙게 드러워져 있음을 보았다.

다가가 여왕을 품에 안아주며 등을 토닥인다.

"요 며칠간 저희 어머니 생각을 해왔어요."

"... 듣고 있어요. 얼마든지 내게 말해줘요"

아무리 힘들고 고된 일이 그녀에게 찾아온대도, 언제나 그녀의 곁에서 버팀목이 되어주리라.

그렇게 또 한 번 다짐하며 부마는 품속의 여왕이 속삭이듯 전하는 이야기를 묵묵히 듣기 시작했다.






여왕이 창밖에 떨어지는 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너의 닫혀있는 맘속에..."

그날따라 잠들지 못하는 둘째 공주를 품에 안고, 여왕은 자장가를 부른다.

"흐르는 마법의...."

"엄마는 왜 엄마가 없어요?"

생각지 못한 물음에 여왕은 자장가를 멈추고는 눈을 크게 뜬 채 둘째 공주를 바라보았다.

"...엄마?"

언젠가 이런 날이 오리라 생각해 본 적은 있었으나 막상 눈앞에 다가오자 여왕은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네! 엄마의 엄마요! 아빠는 아빠의 아빠 그림이 많이 있는데 엄마는 왜 없어요?"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말해준들 이 아이가 이해해 줄 수 있을까.

국왕은 여왕의 출신에 대해 한 번도 의문을 표한 적이 없었다.

여왕을 믿어주었기에 그녀가 스스로 말해주기를 기다린다는 걸 여왕 또한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모두에게 모든 것을 말해줘야 하리라.

"... 엄마, 괜찮아요?"

여왕의 침묵이 둘째 공주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 아직은 많은 걸 말해줄 수 없구나."

작은 미소를 보이며 여왕은 품속에 안고 있던 둘째 공주를 그녀의 침대에 눕혀주었다.

"엄마는 아주 어릴 때, 엄마의 엄마를 떠나야 했단다."

여왕은 부드러운 말투로 불안해하는 둘째 공주를 안심시킨다.

"하지만 안나야. 이것만은 명심하렴."

고개를 숙여 둘째 공주의 두 손을 꼭 잡아 쥔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때로는 다른 소중한 것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단다."

"... 잘 이해가 안 돼요. 엄마는 소중한 것을 지키려고 엄마의 엄마를 떠난 거에요?"

이불을 덮어주고 둘째 공주의 이마에 키스한다.

"안나가 어른이 되고, 소중한 것들을 찾게 되면, 엄마가 한 말을 이해하게 될 거란다."

둘째 공주는 여왕의 눈에 또 한 번 슬픔이 내려앉는 걸 보았다.

"잘 자렴 아가야."

"... 안녕히 주무세요."

여왕이 방을 나섰지만, 둘째 공주는 슬픔에 잠긴 엄마의 얼굴이 계속 떠오를 뿐이었다.

자신이 물어봐선 안될 것을 물어본 걸까. 그것이 엄마를 슬프게 만든 걸까.

둘째 공주는 조용히 침대에서 내려와 방문으로 다가갔다.

아직 엄마는 복도를 떠나지 못했으리라. 어서 빨리 사과드리자.

살며시 방문을 열자 복도의 창가에 서 있는 여왕의 모습이 보였다.

달빛에 비친, 슬픔에 잠긴 여왕의 얼굴이 보였다.

그 슬픔의 무게에 압도되어 둘째 공주는 방문을 열던 것을 멈추고 조용히 여왕을 바라볼 뿐이었다.







여왕이 창밖에 떨어지는 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그 빛이 시작된 곳에...'

노덜드라의 밤하늘을 수많은 별빛이 수놓는다.

'진실이 기다릴 거야...'

고아티의 안에서 모닥불의 따스함을 느끼며, 소녀는 엄마의 노랫소리에 귀 기울인다.

'바다 저편 북쪽에...'

자리에 누운 소녀의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여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강...'

여왕의 두 눈에 슬픔이 흘러넘쳐 바닥에 닿았다.

'어서 오렴, 아가야...'

온 세상의 슬픔이 여왕의 어깨를 짓눌렀다.

'모든 답은 여기 있다...'

주저앉은 여왕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얼굴을 가린 두 손을 치우자 여왕의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 되었다.

"그때는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부마가 함께 바닥에 주저앉아 여왕의 흐르는 눈물을 닦아준다.

"하지만... 지금은 이해해요..."

여왕이 코를 훌쩍이며 부마를 바라본다.

"크리스토프. 한가지 약속해 줄래요?"

"말해봐요. 무엇이든 들어줄 테니까요."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 여왕에게 건네며 부마가 미소짓는다.

"영원을 약속하지 말아줘요. 영원한 기쁨, 영원한 사랑 따위요.

"...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되네요."

여왕의 말이 평소답지 않게 어른스럽다고 생각하며 부마가 되물었다.

"저희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처럼. 우리의 사랑도 어떻게 끝나게 될지 몰라요."

여왕이 부마의 손을 꼭 붙잡는다.

"앞으로 많은... 소중한 것들을 포기해야 할지도 몰라요."

여왕이 부마의 입술에 살짝 입을 맞춘다.

"그렇다면 우리가 함께 있는 동안에는... 저희를 포기하지 말아줘요."

"... '저희' 요?"

여왕이 부마의 손을 자신의 배 위에 가져다 놓는다.

"저희가 당신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게 해줘요.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임을 느낄 수 있게 해주세요."

부마는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정신을 차렸을 땐 여왕을 품에 안은 채 기쁨의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여왕이 창밖에 떨어지는 눈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앞으로 자신이 포기해야 될 것들이 무엇인가 두려워하면서.

자신의 품 안에 가장 소중한 것들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세상 전부를 내버렸던 어머니를 떠올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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