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프갤문학대회, 단편소설) 새벽앱에서 작성

버블호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09 03:31:12
조회 853 추천 44 댓글 47
														

viewimage.php?id=2bafdf3ce0dc&no=24b0d769e1d32ca73ced82fa11d02831fe384ecd5bf5471a0304a3eb0c9b15877a927fbe8e382aa0d181572ba3245e043e4b4304e6965f17041685fc47045880515a301c6dec9ad622d9210f9f5ffb92a7a7599c4536c104623afa




새벽 6시


아렌델의 모두가 잠든 때지만 궁정의 집사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불혹을 넘긴 사내는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아렌델의 아침을 깨웠다.


부지런한 그가 옷을 갈아입고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국왕을 깨우는 것이었다. 아렌델의 상징이자 수반의 하루를 자신이 연다는 것에 그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카이는 고향 스눕에 있는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런 자부심을 은근히 드러내곤 했다.


카이는 거울을 보고 옷 매무새를 다듬었다. 창밖엔 겨울이 다가옴을 알리는 서리가 하나 둘 앉아있었다. 그는 기름램프에 불을 붙이고 자신의 방을 나섰다.


새 여왕이 즉위하고 그의 하루 일과는 여왕 ‘안나’를 깨우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는 무심코 엘사의 침실로 향하던 발걸음을 황급히 돌렸다.


안나의 침실에 도착한 카이는 당황했다. 침실의 문이 조금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몇 차례 노크를 하고 안나를 불러봤지만 대답이 없었다. 그는 여왕의 침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를 맞이한 것은 깨끗이 정돈된 빈 침실이었다. 낮과 같이 환한 아렌델의 새벽이지만 안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기름램프를 들고 두리번거리며 안나를 불렀다.


“여왕 폐하?”

“저 여기 있어요!”


카이는 깜짝 놀라 하마터면 램프를 떨어뜨릴 뻔했다. 안나의 목소리는 그의 등 뒤에서 들렸다. 돌아보자 드레스를 입고 머리와 치장을 마친 깔끔한 모습의 안나가 문 앞에 서 있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카이. 놀래켰다면 미안해요.”


선대 국왕 엘사는 매우 부지런했다. 사고가 있고 엘사가 방에서 지내게 된 이후로도 시녀가 노크를 하면 엘사는 하루 일과의 준비를 모두 마친 채로 맞이했다. 국왕이 되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정무를 보느라 잠자리에 늦게 들더라도 엘사는 결코 늦잠을 자는 일이 없었다. 되려 그녀의 일과에 맞추느라 온 궁정의 시종들이 30분이나 일찍 일어나곤 했다.


반면 안나는 잠이 많았다. 국왕 아그나르를 보필했을 때부터 카이는 안나를 깨우는 일에 상당히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두 꼬마 공주가 연회장에서 밤새 눈사람을 만들기라도 하면 점심 시간이 다 되도록 자고 있는 어린 안나를 깨우러 가는 것은 그의 몫이었다.


기억을 더듬어 보았을 때 안나가 먼저 일어나서 그를 맞은 건 처음이었다. 카이는 안나가 혹시 밤을 샌 건 아닌가 걱정이 됐다. 실례가 된다는 사실도 잊은 채 카이는 입을 벌리고 잠시 안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대답이 없으시길래……”

“괜찮아요. 아, 크리스토프는 제가 깨울게요!”


말을 마치기 무섭게 안나가 등을 돌려 방에서 걸어 나갔다. 궁정의 집사는 말없이 램프를 든 채 한참이나 그곳에 멍하니 있었다.


그날 하루는 카이에게 마법과도 같았다. 안나는 쉼없이 국사를 돌봤다. 자신의 언니보다 꼼꼼함은 조금 떨어질지 모르지만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때는 누구보다 훌륭하고 마음 따뜻한 왕이었다.


복도를 걸어가다 마주친 아그나르와 이두나의 초상화를 카이는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그 옆엔 안나의 대관식 사진이 걸려있었다. 그는 안나의 왕관이 무척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카이가 오늘 하루 그녀를 보면서 느낀 변화는 최근 일련의 사건들로 안나에게 찾아온 변화와 어쩌면 같은 것이었다. 장난치기를 좋아하던 꼬마 공주는 정말로 아렌델의 여왕이 되었다.


어스름이 내리고 왕의 집무실에는 밤새도록 불이 켜져 있었다. 카이는 자신의 방에 들어와 책상에 앉았다. 가족들에게 편지로 전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다. 이윽고 그는 깃펜을 들어 편지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다.







+) 안나가 여왕이 되고나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는 장치가 뭘까 상상하다가 써봤음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44

고정닉 25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공지 겨울왕국 갤러리 이용 안내 [200184/10] 운영자 14.01.17 128878936 3813
5488695 221 << 메모만 많이하고 정보는 하나도 없네ㅉㅉ [7] 겨갤러(112.186) 05:16 37 2
5488694 솔랭의 제왕애디~ [2] 천연효모식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3 32 0
5488693 에루시ㅋㅋㅋㅋㅋㅋ [1] 프로즌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3 19 1
5488692 엘-시 2타 ㅇㅇ(183.107) 00:22 14 0
5488691 엘시이이이 [1]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2 15 1
5488690 엘-시 비 내리는 밤 엘-시 ㅇㅇ(183.107) 00:22 16 0
5488689 난 어릴적에 라면 죽 만들어 먹었는데 ㅇㅇ(183.107) 00:11 15 0
5488688 스프에 밥말아먹기 [5]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46 0
5488687 일이 너무 힘들어서 퇴사 고민중 [8] Frozen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54 0
5488686 기아요즘은근살짝슬슬잘하네요 [3] 석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38 0
5488685 상우콜 멸망ㅋㅋㅋㅋㅋㅋ ㅇㅇ(221.152) 04.23 15 0
5488684 이겼삼 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ㅅ [2]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20 0
5488683 염전 보트ㅋㅋㅋㅋㅋㅋㅋ [3] ㅇㅇ(221.152) 04.23 22 0
5488682 노게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ㅇㅇ(221.152) 04.23 21 0
5488681 쥐 멸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24 0
5488680 스까국은 비 많이 내리나보네 [2] ㅇㅇ(118.235) 04.23 26 0
5488679 여긴 바람만 불고 비 살짝 날림 ㅇㅇ(118.235) 04.23 12 0
5488678 ㅋㅋㅋㅋ이런 게임을 우취 [2] ㅇㅇ(221.152) 04.23 30 0
5488677 대관시 ㅇㅇ(118.235) 04.23 15 0
5488676 코구 입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JungN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25 0
5488675 말박이.. 말박이를 주기자.. ㅇㅇ(222.107) 04.23 31 0
5488674 안싱이이이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15 1
5488673 안-시 ㅇㅇ(118.235) 04.23 16 0
5488672 안-시 ㅇㅇ(118.235) 04.23 16 0
5488671 야근 각이다 저녁 머 먹지? [2] ㅇㅇ(118.235) 04.23 33 0
5488670 [그림] 올벤쳐 [21] Flight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123 9
5488669 늦 엘-시 [2] ㅇㅇ(118.235) 04.23 35 0
5488668 아이언맨을 처음 봤던 그 날이 생각나네요 [1] ㅇㅇ(221.152) 04.23 31 0
5488667 대관시 ㅇㅇ(118.235) 04.23 18 0
5488666 팩팩팩팩팩 [3] 겨갤러(112.186) 04.23 52 0
5488665 에루시ㅋㅋㅋㅋ 프로즌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21 1
5488664 정령님의 시간 엘시 프로즌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20 1
5488663 엘시이이잉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3 27 1
5488662 한만두의 날ㅋㅋ [2] ㅇㅇ(221.152) 04.23 35 0
5488661 와 지금 케이온 뽕 장난 아니야 [16] 렛잇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2 76 0
5488660 대관시 ㅇㅇ(183.107) 04.22 24 0
5488659 리부트 완료 [2] Froz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2 37 0
5488658 퀸 안 시 프로즌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2 18 1
5488657 앙시이이이잉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2 19 1
5488656 듄2 코루레이 머로 살까나 [13] Froze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2 69 0
5488655 기숙사 탈출하고 드디어 집 [1] 겨갤러(112.186) 04.22 49 0
5488654 포니.. 포니 쓰기 힘들어.. [3] ㅇㅇ(222.107) 04.22 102 0
5488653 대관시 ㅇㅇ(183.107) 04.22 25 0
5488652 안시 [1] ㅇㅇ(221.152) 04.22 43 1
5488651 엘-시 월요일 첫 엘-시 ㅇㅇ(183.107) 04.22 31 0
5488650 엘시이이이이 아렌델시민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2 31 1
5488649 이겼엘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겨갤러(106.101) 04.21 63 0
5488648 이겼꼴ㅋㅋㅋㅋ ㅇㅇ(221.152) 04.21 35 0
5488647 갓데 팀컬러 빠던ㅋㅋㅋ ㅇㅇ(221.152) 04.21 32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