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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넘기지 마세요! '이용약관에 동의하고 싶어' 개발한 vestman

게임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4.08 11:37:01
조회 1808 추천 9 댓글 9
‘이용약관’은 일상 속 다양한 순간에 마주하게 되지만 실제로 그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는 사람은 솔직히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개인 인디 개발자 베스트맨(vestman)은 바로 그런 사소한 순간에서 게임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무심코 넘겨버리기 쉬운 ‘이용약관 동의’가 만약 그렇게 쉽게 동의할 수 없는 것이라면 어떨까? 이런 발상에서 이 게임이 탄생했다.

'이용약관에 동의하고 싶어'는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이용약관 동의 과정’ 자체를 게임으로 만든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단순히 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도망가는 동의 버튼을 잡거나 사라진 문장을 찾아내는 등 다양한 장치를 통과해야 한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아이디어지만 실제 플레이에서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계속 등장한다. 동의 버튼이 마우스 포인터를 피해 도망가거나, 버튼 속 글자가 사라져 직접 찾아야 하거나, 창이 입체적으로 회전하며 조작을 방해하는 등 평소라면 무심코 넘겼을 화면이 하나의 게임 무대가 된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 본편에 도달하기 전 단계부터 이미 게임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이용약관을 통과한 뒤에는 별도의 액션 게임 파트가 등장하며, 게임 전체가 하나의 장난스러운 구조로 이어진다.


이용약관 동의를 게임으로


■ ‘읽지 않고 넘기는 이용약관’에서 출발한 아이디어


베스트맨은 개인 인디 개발자로 활동하며 현재는 스팀 플랫폼을 중심으로 퍼즐 게임과 액션 게임, 때로는 웃음을 유도하는 ‘네타 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이전에는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퍼즐 게임을 개발했으며, 여러 인디 게임 이벤트에도 꾸준히 출전해 왔다. 활동명 베스트맨 역시 가벼운 농담에서 시작됐다. 베스트 조끼를 좋아해 자주 입고 다니던 모습을 본 친구가 장난으로 베스트맨이라고 부른 것이 계기가 되었고, 그 이름을 그대로 필명으로 사용하게 됐다. 게임 개발을 매우 이른 나이인 9살 때 처음 제작하기 시작했으며, 당시에는 HSP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게임을 만들었다. 게임을 제작하게 된 계기는 인기 파티 게임인 ‘마리오 파티’의 미니게임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이용약관 동의를 쉽게 할 수 없게 된다면?


■ ‘동의 버튼이 쉽게 눌리지 않는’ 게임의 구조


'이용약관에 동의하고 싶어'의 핵심 발상은 단순하다. “누구나 이용약관을 알고 있지만 대부분 제대로 읽지 않고 넘긴다. 만약 그 이용약관이 쉽게 동의할 수 없는 구조라면 어떨까?” 이런 발상에서 게임의 기본 구조가 만들어졌다. 게임의 개발 기간은 약 1년. 기본 시스템은 비교적 빠르게 완성됐지만, 이후에는 수많은 이용약관 화면을 제작하는 작업에 많은 시간이 들어갔다. 최소 100개 이상의 화면을 만들 계획으로 작업을 진행했으며, 각각의 화면은 대부분 재사용이 어려운 구조라 제작 시간이 길어졌다.


동의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방해 상황이 발생한다


■ 방송에서 반응이 터지는 게임


이 작품은 특히 스트리머 방송과 영상 콘텐츠에서 강한 반응을 얻었다. 여러 장치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요소는 ‘동의 에러 팝업’이다. 대량으로 열리는 에러 창을 닫기 위해 버튼을 계속 누르게 되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동의하지 않음’ 버튼이 등장해 의도치 않게 비동의를 눌러버리게 만든다. 이처럼 플레이어의 실수를 유도하는 장치들은 자연스럽게 리액션을 끌어내며, 방송에서 재미있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게임 자체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설계됐다. 혼자 조용히 플레이하기보다는 방송이나 실황 플레이, 혹은 여러 사람이 번갈아가며 플레이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장치를 배치했다.


이용자들이 공감할만한 다양한 상황을 구현했다


■ 스테이지마다 완전히 다른 체험


반복 플레이가 많은 게임인 만큼, 지루함을 줄이기 위한 구조도 중요했다. 게임은 총 12개의 이용약관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EASY, NORMAL, HARD 세 단계의 난이도로 나뉜다. 초반부터 불합리한 난이도의 스테이지가 등장하지 않도록 구성했고, 일부 스테이지는 플레이 횟수에 따라 해금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반사신경이 필요한 스테이지, 동체시력이 필요한 스테이지, 집중력이 요구되는 스테이지, 운에 의존하는 스테이지까지 각 스테이지의 플레이 방식도 서로 다르다. 스테이지가 바뀔 때마다 완전히 다른 방식의 플레이가 등장하며, 반복 플레이 속에서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이용자마다 어려워하는 단계가 다르다


■ 스트리머마다 다른 게임이 된다


이 게임이 빠르게 확산된 이유 중 하나는 스트리머마다 완전히 다른 플레이 장면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어떤 방송자는 특정 스테이지에서 쉽게 통과하지만 다른 방송자는 같은 구간에서 크게 고전하기도 한다. 반응 방식 역시 각자 달라 같은 게임이라도 시청 경험이 크게 달라진다. 실제로 방송에서는 플레이어가 책상을 치거나 당황하는 모습이 재미있는 장면으로 소비되며 다양한 클립 영상이 만들어졌다. 또한 TV 프로그램에서도 소개되는 등 예상보다 큰 반향을 얻었다.


스트리머 방송에서 반응이 뜨겁다


■ 한국에서도 방송을 통해 관심


이 작품은 한국에서도 스트리머 방송을 통해 관심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다만 현재 다국어 지원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태다. 일본어 외 언어는 기계 번역을 기반으로 제공되고 있어 번역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약관’이라는 소재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경험이라는 점 덕분에 언어 장벽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다. 실제로 도쿄게임쇼 현장에서는 해외 플레이어들도 웃으며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도쿄게임쇼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 다음 작품도 개발 중


'이용약관에 동의하고 싶어'는 게임 방송 환경에서 어떤 플레이가 재미있는 장면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같은 게임이라도 플레이어의 성향과 반응에 따라 전혀 다른 영상이 만들어지는 점이 특히 두드러진다. 베스트맨은 차기작 개발도 진행 중이다. 아직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작품처럼 플레이어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작품이 될 예정이다. 익숙한 이용약관 화면을 게임으로 바꿔버린 발상. '이용약관에 동의하고 싶어'는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어떻게 새로운 플레이 경험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인디게임의 흥미로운 사례로 남고 있다.

기고 : 게임 테스트 플랫폼 플리더스

사용자 중심의 게임 저널 - 게임동아 (game.donga.com)



▶ 감정을 그리는 게임, ‘GRIS’와 ‘Neva’ 개발한 Nomada Studio▶ '감보난자' 개발한 프랑스 인디 게임 개발자 블루쿨렐레▶ 80년대 일본 골목을 누비는 고양이가 된다. ‘A Wonderful Cat Life’를 만드는 manekineco 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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