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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섯 장수생이다. 공시에 목숨걸고 매달리게된 인생썰.앱에서 작성

82년 개띠(223.62) 2017.01.25 00:47:02
조회 13406 추천 95 댓글 104

재수해서 지방국립대 인문계열 합격하고....뭐라도 될줄알았다

스물일곱에 졸업하고 나와보니 할게없더라

그때부터 노량진으로 상경했다. 집에서 월 100만원 지원받아가며 호사스런생활 즐겼다.

학원에서만난 동생들이랑 사육신공원에서 밤에캔맥따가 내려와서 노래방가고 떡집가고

수험생이라는 핑계로 그렇게 2년을 병신처럼 날려버렸다

그리고 스물아홉 되니까. 아버지가 딱 그만두라고 말하더라.

고시원 정리하고 내려와서 농삿일이나 도우라고. 도우면서 공부를하든 말든 하라고

근데 난 그생활에 너무 길들여져있었고 아버지말 거역하고 그냥 제가 일해서 공부하겠다 죄송하다 꼭 올해는 합격해서 효도하겠다

이말 남기고 그때부터 인력사무소 나갔다

곰빵부터해서 신호수, 자재정리 진짜 온갖 잡일들 다하고 살다가

숙식노가다라는걸 알게되어 숙노 한달을 하니까 이게 돈버는재미가 짭잘하더라

다섯달해서 쓸거다쓰고 천넘게모으고

그걸로 다시 노량진가서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다..사육신공원 올라가서 한강 보고 육삼빌딩 보면서 두주먹 꽉쥐고 그렇게 다짐했다.

근데 천만원, 천만원, 이 찢어죽일놈의 쓰레기새끼는 사육신공원에서 그 다짐을 하고도... 학원에 등록하기도전에...씨발 일주일을 못가서 그 천만원조차 허공에 날려버렸다.

친구따라간 강원랜드에서 블랙잭하느라 이백정도 날리고나니 눈돌아가더라. 그길로 사설토토에 빠져서 진짜 일주일? 10일? 새에 통장잔고 남은게 80만원이었다.

존나 씨발 세상 다잃은기분이고 억울하고 세상이 날 버린것같았다. 숙노 좆같은거 하기싫은데 이젠 번듯하게 붙어서 합격증 들고 당당히 목포 고향집으로 개선행진 하고싶었는데

그상황되니까 진짜 눈돌아가더라 좆빠지게모은돈 천넘는거 싹날리고나니까 눈돌아가서 남은 80 다날렸다

그당시에 주머니에남은돈이 몇천원 그게전부였다

한끼 밥값이나 될까말까하는 돈을 들고 진짜 멍하니 고시원침대위에서 쪼그리고앉아 한시간을 있었던것같다.


그날부터 나의 쓰레기같은 날들이 시작됐지 당장 인력나가서 노가다로 하루벌고 일당은 토토해서 다날리고

이렇게 1년반넘게 살고나니 진짜 자존감은 바닥을치고 내자신이 무가치한 쓰레기로 느껴졌다

그와중에 대출손대서 빚까지 800생기고

서른하나먹고 고향집 내려가서 어머니아버지 부여잡고 울면서 대출빛 손벌려서 결국 다 갚고 그때부터 집안 농사일 도우면서 서른 넷까지 고향집에서 공부했다.

그리고 작년부터 집 떠나서 다시 노량진으로....

집에서지원받기 뭐해서 주말엔 인력뛰고 그돈으로 간신히 생활하는중인데...솔직히 이길밖에 없다 나한텐 이제

너무오래 잡고있어서 이젠 놓기도 늦었고...요새 시험 많이남았다고 공부도 안잡히고 그냥 경마장이나 가끔 가는데

왜이리 싱숭생숭한지 모르겠다...빨리 붙어야되는데 빨리 당당하게 합격해서 결혼하고 가정꾸리고싶다

올해마저 못붙으면 난 진짜 끝이야.... 너무 절박하다

주말엔 노가다나가고 평일엔 공부하고 이생활 너무 힘들고 외롭지만 나 아직 할수있다고 말해줘

아니, 꼭 할거야.

힘들고 죽을똥살똥해도 깽다구 하나로 악으로 깡으로 비벼볼거다

다들 좋은 밤 돼라. 꼭 이루자. 악으로 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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