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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신공에 나오는 약육강식 세계관에 대하여

몬발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6.18 23:52:27
조회 245 추천 3 댓글 10

그냥 내 의견을 말해보는 것 뿐이니까, 옳니 그르니 하면서 너무 길게 따지지는 말자...

여러 가지 생각이 뒤범벅되어 있는데, 굳이 정리정돈하려고는 하지 않겠다...


밑에 121.175가 학사신공 세계관이 지나치게 약육강식으로 설정된 이유를 나름대로 추측하더라.

그 중에 내 마음에 걸리는 문장이 하나 있었다. (맨 마지막 문장이다.)

"작가가 한립 양심있게 보이려고 다른 사람들은 더 심한 사이코패스 살인마 같은 행동을 하는걸 많이 묘사해주기 때문이 큰듯."


어찌 보면 일리가 있는 추측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작가의 설정을 잘못 이해한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이다.


1. 수도자와 일반인은 살상력 면에서 보면 사람과 개미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나는 개미를 죽일 때도 양심에 거슬리는 사람인데,

하물며 사람을 죽인다면 그 살인 기억이 평생 내 마음에 묵직하게 얹힐 것이다.

수도자는 이런 마음에 걸림돌이 승급하는 데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그러니까 수도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없으면, 일반인을 죽이는 일이 별로 없다는 설정이 가능해진다.


2. 일반인 부부 사이에서 영근을 타고난 사람이 나중에 수도자가 될 수 있다.

또 수도자의 일부는 자신의 친척이나 후손들을 적극적으로 돌보기도 한다.

여기서 수도자가 일반인을 함부로 죽이지 않는다는 설정이 가능해진다.


3. 수도자들은 문파, 종파를 형성해서 집단적인 안보를 추구하게 된다.

이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국가]인지 하는 책에서 본 것 같다.

인간 종류는 자신의 인전을 위해서 결국 국가를 만들어내게 된다는 주장이었다.

그리고 이 문파/종파가 관할하는 영역에서 다른 수도자가 함부로 설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래서 일반인을 대량으로 죽이는 일은 어느 영역에서든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설정이 가능해진다.


4. 수도자의 세계에서는 큰 문파가 작은 문파를 억누르고, 착취하고, 때로는 멸문시키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또 경지가 높은 수도자가 경지가 낮은 수도자를 억누르고, 착취하고, 때로는 죽여버리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런 일이 매일 매달 매년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여러 가지 그럴 듯한 설정이 있다.

첫째로 살려두는 것이 죽이는 것보다 더 이익이 클 경우에는 안 죽일 것이다.

둘째로 수련하기도 바쁜 상황인데, 시간과 법력을 들여서 죽이러 다닐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셋째로 멸문 소문이 퍼지면 작은 문파 수도자들이 안전한 다른 지역으로 도망갈 것이고, 그건 그 문파/종파에게 손해가 된다.

넷째로 작은 문파에 속한 인물들이 다른 문파의 인물들과 혈연관계 같은 게 있을 때가 있다.... 보복이 두려워서 못 죽인다.

다섯째로 굳이 죽인다고 해서 얻을 이익이 없거나 너무 작다. 영석이나 공법 같은 걸 빼앗는다 한들 어디에 쓰겠는가?


5. 한립의 행동을 분석해 보면, 장천병이라는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극도로 조심스러운 행태를 보인다.

되도록이면 눈에 안 띌려고 노력하고, 원한도 안 맺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중대한 이익이 걸려 있으면 모험을 하고,

일단 어느 수위를 넘어서는 원한은 쥐도새도 모르게 처치하려고 온 힘을 다한다.

그리고 일심으로 승급을 위해서 집중하려고 한다.

종문의 권력을 잡는 것은 관심이 없는 게 바로 그런 이유다.


6. 일반인의 세계에서는 현대 한국인의 윤리나 법률이 적용되는 게 당연하겠지만,

수도자의 세계에서는 약육강식이 존재할 뿐 윤리나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건 무시무시한 아프리카 초원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동물들의 삶과 비슷한 면이 있다.

동물의왕국 방송을 보면, 늘 주변을 살피는 가젤도 있고,

리카온이나 치타나 하이에나나 표범이나 사자도 볼 수 있다.

아무도 사자에게 '너 왜 죽이니'라고 따지지 않는다....

진짜배기 약육강식은 이런 거다.


7.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의 생사화복에 따라서 영향을 받는다.

가족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마음에 큰 상처를 입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가?

비록 눈으로는 못 봐도 상상할 수는 있다.

그렇다면 수도자들은 어떨까?

그들의 생명은 부모형제자매보다 길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이 상처를 입게 된다.

친하게 지내던 문파의 동문 사형제들의 죽음도 보게 된다.

마음에 상처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서 냉담해지는 수도자가 생긴다고 설정하면, 이게 큰 억지는 아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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