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지난 100여년동안 러시아인들

Grieving Period가 없었네.

주위 사랑하는 사람이 한 명 죽으면,

몇 주에서 몇 개월동안 슬퍼하는 Grieving Period를 거쳐

정신적으로 다시 건강한 생활로 Move on 할 수 있거든.

1차대전으로 예상치 않은 300만명 가량 전사자 발생,

그 후, 볼셰빅혁명으로 갑자기 세상이 바뀌어 버렸고,

나라가 조금 안정될 만 하니깐 2차대전이 발생.

독일 나치를 무찌르는데 무려 2천7백만명이 희생함.

러시아인들이 서구적인 외모와는 다르게,

동양인들처럼 굉장히 가족적인 정서가 있고,

자기 친족에 대한 애정이 아주 두터운 것 같음.

러시아군인들도 보면 마음이 약하고 정이 많은 걸 느끼네.

(이래서 미군 양키들은 정이 안가도 러시아군들인은 정이 감.)

혹자는 러시아 군사력이 종이 호랑이라고 주장하겠지만,

내 생각엔, 러시아인들은 애초에 서방 앵글로색슨 애들 같은

노략자, 침략자, 살인마들의 영혼이 아니다.

(마음 여린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총칼을 들게 된 케이스같음)

러시아인들은, 서방 앵글로색슨 애들과는 달리,

또 겉으로 보이는 강한 외모와는 달리,

속 사람은 아주 소프트하고 여린 영혼을 지닌 것 같아.

이렇게 마음약한 사람들이 2차대전때 2천7백만명이

마음의 준비도 없이 희생당하고, 이걸 감정적으로

소화시키기고 슬퍼할 겨를도 없이 냉전시대가 시작되었고,

냉전시대가 끝나고는 아주 빈곤한 시대를 거쳐가야만 했고,

지금까지 그냥 바쁘게 살아 온 거임.

이 가족적이고 애정많은 사람들이...

지난 77년 동안 매년 전승절을 기념했왔는데,

이 전승절이라는게 러시아인들에겐 그런 의미였네.

그동안 쌓이고 쌓인 소화 안된 슬픔을 함께 흐느끼는 것이었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