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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의 독립군, 추모하고 온 것이 자랑 -스압 주의-

FallOu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1.01 10:27:15
조회 60957 추천 2,165 댓글 701

원래... 여행 인도-중동갤에 올렸었는데... 상당한 시간 공을 들여 작성하고 등록버튼을 눌렀더니 절반만 올라갔더군요... 아오 ㅡ,.ㅡ

다시 겸사 겸사 자랑갤에 다시 올려봅니다. 지난 11월 12일부터 15일간의 우즈베키스탄 여행 중 개인적으로 중요한 목표였던 독립군 묘지 찾기에 관한 작은 에피소드입니다. 감수성 오글거려도 제가 일상 진지충 아재라 그러니 =3=3=3


최호림. 독립투사, 민족 문학인, 교육자, 사상가.​


최호림 선생님에 대해 알게 된 것은 2006년 여름이었습니다. 한창 중국을 배낭을 메고 휘저으며 상해에서 충칭에 다다르기까지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서브미션을 세우고 있었는데 그 해 여름 웹에서 독립군 관련 기사를 검색하다 최호림 선생님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3·1절 발굴] 고려혁명군 2인자 최호림 연해주 항일투쟁기 햇빛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sec&sid1=001&oid=081&aid=0000079676


친구에게 깡, 나는 여길 가야겠어.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충동적으로 시작된 계획이었습니다.​


그해 겨울 서안에 다다르고, 뚠황-투르판-우루무치를 거쳐 실크로드를 따라 이동하며 이듬해 여름이 되었을 때 카자흐를 거쳐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가진 정보는 신문에서 말한 아쿠르간 하나뿐이었고 이곳저곳에서 아쿠르간을 아냐고 물어보았지만 발음이 잘못된 것인지 도저히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키르기스스탄으로 돌아서야 했습니다. 그렇게 10년이 지나서도 일종의 부채의식과 함께 종종 타슈켄트에서의 일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스마트폰, 구글맵으로 미리 지역을 탐사하기 편해졌고 그래서 Akkurgan 이라는 지역이 실제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언젠가 반드시 돌아가 최호림 선생님 묘를 찾아야 겠다고 다짐했고, 둘째 육아휴직 기간을 틈타 15일간의 외유를 허락받았습니다. 여기 타슈켄트에 돌아와서 백팩커 하우스 매니저 아자르에게 물어보니 아자르도 처음엔 못 알아듣고 지도 있냐고 묻더군요. 내 예상대로 아쿠르간은 영어식 표기 방식을 그대로 한글로 읽은 것이고 실제 발음은 엌쿠-르-카흔 에 가까웠습니다. 그걸 시바 아쿠르간 아쿠르간 했으니 사람들이 알리가 있나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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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준비해간 현충원 독립군 묘역 흙, 태극기, 조화, 담배, 소주.



자가용이 있으니 자신을 고용하라는 아자르와 미리 아쿠르간까지 다녀오는 대차 가격 흥정을 하고 미리 준비해온 물품들을 정리합니다. 한국에서 국립 현충원 독립군 묘역에 들러 가져온 흙, 태극기, 조화, 담배, 소주. 생화를 사려고 전날 타슈켄트 꽃시장엘 갔는데 화분 꽃만 팔더라고요.. OTL... 아침에 잠깐 대학교에 다녀온다는 녀석을 보낸 뒤 체크아웃 후 앉아있었는데 2시간이 넘도록 오질 않습니다. 전화를 했더니 방에다 전화기를 두고 갔더군요. 주인에게 물어 물어 다른 휴대전화로 연결했더니 운전 중이라는 말만 합니다. 속이 터져들어갑니다.

오전 11시가 넘어서야 돌아와서는 친구 차가 퍼져서 그 친구 차를 수습해주느라 늦어서 정말 미안하다고 합니다. 마지드라는 친구도 와서 사과를 하네요. 일이 벌어졌으면 기다리는 걸 아는 나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서 양해를 구하든지 하는 게 먼저 아니었을까요? 화도 많이 났지만 뭐...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고 빨리 출발!!!!아오... 씨댕 두 시간 날림 ㅠ


가는 도중 클럽에서 DJ를 하고 있다는 마지드는 대충 사연을 들었고, 아쿠르간에 이모님이 계시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이야길 합니다. 한참을 달려 아쿠르간 지역에 들어서면서 이제부터 공동묘지란 묘지는 죄다 뒤져볼 생각입니다. 원래는 아쿠르간 시내로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아자르와 마지드가 고려인 묘지를 찾는 게 좋지 않겠어? 라는 의견을 내어 고려인 묘지를 중심으로 찾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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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 공동묘지


고려인 공동묘지를 수소문하기 전에 아쿠르간 초입에 있는 러시아인 공동묘지부터 뒤지기로 했습니다. 기사에 실린 묘비 사진 뒷편에 정교회 십자가가 보이는 걸 봐서... 흙모래라 발이 쑥쑥 빠지는 데다 가시 풀이 많아 다니기가 너무 힘들어 묘비를 하나하나 전부 확인하려니 시간은 배로 걸렸습니다. 묘지는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인지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고 방목하는 말들이 이곳 저곳에 똥을 싸질러놨더군요... 후럴...

러시아인 공동묘지를 시작으로 한 시간 넘게 공동묘지 두 곳을 뒤졌는데 소득이 없자 슬슬 불안해집니다. 세 번째로는 아자르가 사람들을 붙잡고 고려인 묘지를 물어 물어 시골길을 깊숙이 들어가 거대한 공동묘지로 안내해주었습니다.


저 옆에 있는 공동묘지는 뭐지?

저긴 러시아인 묘지야. 더 안쪽이 고려인 묘지라고 들었어.


차를 몰고 초원 위를 달려 한참을 더 들어가자 언덕 위로 거대한 공동 묘지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녹슨 쇠창살이 달린 문을 열고 걸어가는데 정말 엄청난 규모의 고려인 공동묘지가 나타납니다. 여기 다 뒤지려면 30분은 족히 걸리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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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큰 동 묘지 고려 공동묘지를 적으려 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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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숫자의 묘비들 이게 1구역입니다. 6구역까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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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알렉세이 이콜라이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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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유리 바실리에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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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노동영웅 이믄(명)학, 안수은(인? 연?), 리은구, 박 니콜라이, 김 일랴, 최 니콜라.


거진 40분을 뒤졌는데도 이곳이 아니었습니다. 묘지 관리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어요. 잡초도 너무 무성하고 가시풀 때문에 제대로 걷기도 힘들었습니다. . 관리가 거의 되지 않는 것 같았어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차로 돌아가며 손을 들어 X 를 표시했습니다. 아자르가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드는 게 보였습니다. 이곳에 묻힌 고려인들 중에는 노동영웅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많이 상해있지만 별도의 비석도 세워주고요.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에 농업 혁명을 불러일으켰다던데 영웅 칭호를 두 번이나 받은 김병화 콜호즈와 같은 식량 생산에 기여한 사람들이 많았나 봅니다. 이곳 외에 한 곳의 공동묘지를 더 다녀왔는데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아자르와 마지드가 작은 은행에 몰려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아쿠르간 지역의 공동묘지는 모두 돌았다고 합니다.


아쿠르간이 아니더라도 주변의 고려인 공동묘지일지 모른다고 생각하여 사람들에게 물어 한참 떨어진 솔닷스크까지 차를 몰아가며 고려인 공동묘지를 뒤졌습니다. 결국 정말 이 근방에서는 마지막 고려인 공동묘지라는 솔닷스크 공동묘지까지 도착했습니다. 노끈으로 철문이 묶여있던걸 풀고 열어보니 언덕이 보이고 큰 규모의 공동묘지가 눈에 들어왔죠.


아자르! 이번엔 느낌이 좋아!​


고려인 공동묘지를 또 하나 찾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 큰 규모의 공동묘지를 또 하나하나 뒤질 생각을 하니 걱정도 되었습니다. 게다가 여기도 어쩌면 가시 풀이 그렇게 많은지 청바지를 다 뚫고 살갗에 상처를 남기고 있었어요. 내가 아껴 신던 신발은 너덜너덜해졌고요. 소똥은 얼마나 많은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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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닽쓰크 공동묘지. 이름이 제대로 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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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를 외쳤지만 이걸 언제 다 뒤져볼지..


쉬고 계신 조상님들 도와주세요.!!!를 웅얼거리며 한 시간 가까이 묘지를 뒤졌지만 여전히 소득이 없었습니다. 맥이 탁 풀리면서 이렇게 찾기 힘들 거라 예상하지 못했어요. 오늘 저녁 사마르칸트로 떠나는 아프로시욥을 타야 하는데, 앞으로 출발까지 4시간 좀 안되게 남았더군요. 고개를 흔드는 모습을 보고 도로에 세운 차에서 아자르와 마지드도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 결국 실패인가... 준비해 온 것들은 이곳 고려인 묘지에라도 바치고 돌아가야 할까? 아니면 귀국 날 반나절 정도 시간이 있으니 그 반나절을 투자해 다시 도전해볼까? 아니야 아프로시욥 기차표를 찢어버리고 끝장을 보자... 온갖 생각이 머리를 가득 메워옵니다.


​어쩔까? 시간이 많이 늦어가는데?

너희만 괜찮다면 나는 마지막까지 둘러봤으면 해. (니네 두 시간 늦었잖아 ㅠ)

그래 그러면 다시 물어보자.



다시 차를 몰아 작은 은행이 있는 광장을 지나 초등학교로 보이는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찾아보려는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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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남성이 한국에서 오래 일하셨다고.



어른 10여 분이 신문기사에 난 작은 묘비 사진을 보고 뭐라 서로 말씀하시다 고개를 절레절레 짓고, 또 뭐라 아자르에게 말하니 아자르가 고개를 절레 절레 짓습니다.​


우리가 다녀온 묘지들을 말씀하고 계신 거야.​


마지드가 왜 다들 고개를 젓고 있는지를 말해주었습니다. 한참을 서서 이야기 하다가 또 다른 어르신이 찾아오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그중 한 남성이 한국어로 말을 걸어왔습니다.​


내가 까레이스키 묘지로 안내해 줄게요.​


또 있는 건가? 하고 냉큼 차를 타고 따라갔더니 방금 들렸던 쏠닽스크 공동묘지로 안내하려는 것을 알고 맥이 탁 풀려버렸습니다.​


우리 지금까지 이 일대의 고려인 묘지뿐만 아니라 우즈베크, 러시안 공동묘지까지 샅샅이 뒤졌어. 몇 개 돌았지? 5개 6개?

6개 돌았어. 고려인 묘지 3개 우즈베크인 묘지 1개 러시안 2개​


우리가 알아볼 수 있는 일대의 공동묘지란 묘지는 다 돌았는데 어쩔 거냐는 의미로 물어오는 두 사람을 보고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


마지드, 이모님이 아쿠르간 중심에 살고 계신다고 했지? 일단 거기로 가자.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원래 가려던 데가 거기이기도 했어.

그래 그럼 이모님께 가서 여쭤보자고.​


차를 다시 돌려 아쿠르간 읍내?로 향하는 도중 우즈베키스탄 한국 대사관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웃긴게 공식 웹에 있는 전화번호는 없는 전화번호라고 나와서 페이스북 페이지의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걸립니다. 이거 이메일도 잘못되어있는 거 아냐? 뭐 문의할게 있어서 두 달 전에 문의 메일 보낸 것도 아닌 회신을 못 받았거든요.


​여자 직원분이 전화를 받았고, 항일 무장투쟁을 이끄셨던 최호림이라는 분의 묘를 찾는다는 문의에 대사관은 아는 정보가 없지만 급히 확인해보겠다며 여러 곳에 전화를 돌린 후 돌아온 답변은 죄송합니다.ㅠ였습니다. 그래도 직원분 목소리에서 정말 어떻게든 이것은 도움을 드리고 싶다! 의지가 느껴져서 진심으로 감사했어요. 고려인 공동체 전화번호를 알려주셔서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지만 몰라요.라는 짧은 답변에 또 소득 없이 통화를 마쳤습니다.


​대사관에서 뭐래?

도움을 줄 수 없어 미안하대.

그렇구나...


​한참을 서로 말없이 차를 몰아 아쿠르간 읍내?로 들어섰습니다. 작은 마을 같은 곳이었어요. 이모님의 집은 바로 그 초입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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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르간 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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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드의 이모님



마지드의 이모님과 조카에게 인사를 하고 이런저런 사정 이야기를 마지드가 설명드렸습니다. 이모님은 곰곰이 듣더니 이모부를 불렀고 신문에 실린 최호림 선생님의 묘비 사진을 보여드렸습니다. 아마 그 글자를 읽으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았어요.


이모부가 이 사람이 군인이었냐고 묻는데?

맞아,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과 싸운 워 파이터야.

군인.... 애국자.... 라고 적혀있대.

응, 맞아 군인이면서 애국자였지.

그럼 일본군하고 싸운 이 사람은 러시아인이야?

아니, 이 사람은 조선인이야. 독립투쟁을 한 거라고.


한참을 휴대폰 사진만 들여다보고 있는데 속이 타들어갔습니다. ​


고려인 묘지는 우리가 다 둘러봤잖아?


아자르, 마지드,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고려인 묘지가 아닐 수도 있어. 뒤 배경에 보면 러시아 정교회 십자가가 보이잖아. 말 그대로 인종에 관계없는 공동묘지일 수 있다고.​


이모님이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셔서 바로 옆의 2층 집으로 올라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문을 열고 할머니 한 분이 나오셨는데 돌아가신 우리 외할머니가 떠오르는 할머니 한 분이 나오셨습니다. 깜짝 놀랐어요. 치아 전체를 금으로 씌운 할머니는 곰곰이 이야기를 들으시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뭐라 말씀하십니다.​


알 것 같으시대.

알 것 같으시다고?!

어... 그러니까 알 수도 있는 것 같다. 라고 하시네.

알 것 갔다. 와, 알 수도 있는 것 같다.는 좀 많이 다른데 아자르.

일단 집안일을 정리하셔야 하니까 잠시 뒤에 찾아오래 안내해 주신다고.


​집을 나와 식당에서 일단 밥을 좀 먹었습니다. 외진 지역 치고는 밥값이 엄청 비싸서 놀랐네요. 오늘 예상외로 먼 길을 계속 달려준 것에 대한 고마움, 미안함 이런 게 있어서 밥값 대부분을 제가 계산했습니다. 밥을 먹는 내내 사마르칸트 기차를 타야 하나 티켓을 찢어야 하나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아자르, 타슈켄트 기차역까지 가려면 우리한테 시간이 얼마나 있지?

6시 30분까지는 기차역에 가야 해, 그러니까 여기서 빨리 묘지를 찾고, 급히 서둘러서 가야 할 거야.


시간을 보니 4시 30분이 다 되어 가더군요... 5시 30분에는 출발해야 되니 시간도 마음도 조급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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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마지드, 오른쪽이 아자르. 마지드는 6개월 된 딸이 있다고 하네요.



식사를 마치고 다시 돌아가자 할머니께서 내 손을 잡아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공터로 이끄셨습니다. 여기 집이나, 공터 분위기가 나어렸을 적 망원동을 생각나게 해서 되게 기분이 묘했어요. 우리 외할머니가 내 손을 잡고 동네를 산책하듯이 함께 도시던 그런 느낌 같은 것 있죠. 그런 기억이 떠오르니까 그 순간이 되게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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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가는 길. 이곳은 무슬림, 러시안 크리스천, 고려인이 구역을 나누어 함께 묻혀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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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을 지나 좌측이 고려인, 우측이 러시아인 공동묘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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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장 서시는 할머니




그리고 영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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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림 선생님 묘를 찾았습니다!!!!!!!!!!!!!!!!!



낮은 언덕에 위치한 최호림 선생님 묘를 찾았습니다! 사진으로 수 백번 보다 보니 한눈에 묘비를 알아볼 수 있었어요. 못 찾으면 어쩌나 마음고생이 너무 심했던 탓인지 묘비를 보자마자 할머니를 끌어안고 펑펑 울었습니다.


한참을 울고 나서 준비해 간 물건들을 꺼내 선생님 묘에 바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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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를 꽂고, 담배와 술을 올리고, 선생님 동지들이 잠든 국립현충원 독립군 묘역의 흙을 꺼내올려두었습니다. 그리고 꺼이꺼이 울며 준비해 간 글을 읽었습니다.


[선생님, 드디어 선생님을 찾았습니다. 우연히 신문기사에서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이곳을 찾기까지 참 많은 어려움이 있었어요.


참으로 먼 길을 달려와서도 선생님 묘소를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 오랜 시간 단단하게 뭉친 응어리처럼 제 기억 한구석에서 오랜 시간 부채처럼 남아있었습니다. 이곳에 인사를 드리러 온 것도 제 오랜 부채를 청산하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풍문에 들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과 많은 독립투사분들이 갈망했던 조국의 독립은 끝내 쟁취했습니다. 선생님이 열성으로 공부하셨던, 그럼에도 옥고를 치르게 하고 선생님과 일가족을 이곳 우즈베키스탄으로 강제 이주시킨 소련 연방과 그 사회주의는 붕괴했습니다. 우즈베크 사람들도 그 시기 많은 사람들이 스탈린 명령에 의해 공개총살을 당했다고 합니다.​


연해주와 만주에서 살다 뿔뿔이 흩어진 많은 동포들 중 대다수는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선생님처럼 연해주와 극동아시아, 중앙아시아 각지에서 뿔뿔이 흩어졌다가, 스탈린의 조선인 억제 정책으로 또 강제로 모여 이주되면서 결국 그곳에서 새롭게 정착해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사회주의에 열성이셨음에도 스탈린에 의해 옥고를 오래 치르셨던 것처럼, 이곳에 몰린 많은 동포들도 큰 어려움을 겪었고 스탈린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총살되었습니다. 해방된 조국이 둘로 갈라지면서 조국이라고 부를 나라가 또 한 번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잊은 것인지 의지가 없던 것인지 둘로 갈라진 조국은 선생님 세대의 사람들을 조선인이라고 부르지도 않고, 한국인이라고 부르지도 않으며 고려인이라는 호칭을 만들고는 방치해버렸습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보니 둔황에서도 고려인 3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까레이스키, 까레아 등으로 불린 조선인들의 그간의 근면, 성실함 덕분에 이곳에서 한국인은 퍽 환대를 받는 편입니다. 차가운 얼굴과는 다른 깊은 따스함을 저는 이번에 단 이틀 만에 수없이 겪었습니다. 당장 이곳에 닿은 것도, 정말 많은 도움과 인도를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한 식당에서는 고려인 3세 아주머니께서 우즈베크어로 자신도 까레아 라며 손가락 3개를 펼치시며 한참을 그윽한 얼굴로 바라봐 주시고 친절을 베풀어주셨습니다. 조국의 외면과, 한국 사회에 깊게 박힌 외국인 혐오를 떠올리며 너무 죄송하고 부끄러워 그런 친절을 겪을 때마다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의 대고모님, 대고모부님도 도쿄에서 유학하다 일제의 강제징용으로 사할린으로 끌려가 탄광에서 노역하셨고, 일제가 패망하면서 소련에게 넘어간 사할린과 강제 징용되었던 조선인들은 일제에서도 조국에서도 버려졌습니다. 제가 아주 어렸던 1992년쯤이 되어서야 정부의 해외동포 조국 방문 기념사업을 통해 꿈에 그리던 조국 땅을 잠시나마 밟을 수 있었습니다.​


독립, 그 이후의 이야기는 참으로 복잡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아프고, 험하게 얽힌 실타래를 이제 좀 풀어보고자 많은 이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뱃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조국은 단군이래 역대급으로 잘 먹고, 잘 살고 있습니다. 물론 사회 경계에서 지치고, 절망하는 사람들 역시 많습니다만 그 경계도 조금씩 해결하려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저는 솔직히 선생님처럼 살 수는 없었고, 앞으로도 살 수 없을 거라 고백합니다. 저도 두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가족의 안위를 뒤로하고 기꺼이 바위에 내달리는 한 알의 계란이 될 용기가 차마 나질 않습니다.​ 죄송하고, 존경하고,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렇게 멀리서 찾아뵙고 독립군 동지들이 잠든 현충원 독립군 묘역의 흙과 조화 꽃, 쓴 소주나마 한 잔 올리는 마음을 헤아려 주세요.


​선생님, 요즘은 인터넷이랑 구글맵이라는 신기방기한 신문물이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제가 선생님께서 잠드신 이곳의 정확한 위치를 알았으니, 구글맵에 선생님 묘역 위치를 등록하여 가끔 다른 후손들이 이렇게라도 선생님을 수월하게 찾아뵐 수 있게 작은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좀 전에 말씀드린 그 복잡한 실타래의 뒷이야기는 그 지도를 이정표 삼아 찾아올 다른 후손들이 또 전해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시간이 흘러 함경북도에 갈 수 있게 된다면 국립현충원의 흙이 아닌 선생님 고향의 흙을 가지고 찾아뵐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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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함께 잡초를 좀 정리하고 소주와 물티슈로 묘비를 좀 닦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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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이많은 고려인 묘지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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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조선인들이 이곳으로 강제 이주 당해 고려인으로 불리며 세상을 떠났을까... 슬퍼집니다.



모든걸 마치고, 흙을 쥐어 묘지 주변에 뿌린 뒤 큰 절을 올리고 내려와 할머니를 또 다시 끌어안았습니다. 할머니도 연신 웃으시며 하라쇼! 하라쇼! 하십니다. 12년만에 큰 숙제를 끝낸 기분입니다. 오랜 부채를 청산한 기분도 들고요. 뉘였뉘였지는 석양을 뒤로하로 할머니 손을 꼭 잡고 걸어 나올 때의 그 상쾌함과 뿌듯함은 뭐라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러시아어, 우즈베크어 아니면 할 줄 모른다고 생각한 할머니께서 갑자기 한국어로 더듬더듬 말씀을 하십니다.


최...씨니?

아닙니다. 할머니 저는 심씨예요.

나, 아바이, 길주에서, 캄차카, 캄차카에서, 아쿠르간. (왔어).

아버지 따라서 길주에서 캄차카로 가셨다가, 캄차카에서 아쿠르간으로 오셨다구요?

응, 아바이, 따라, 나, 한국 사람, 아니야, (나는) 조선 사람.

할머니 아버님도 저기 잠들어 계세요?

응, 아바이, 저기(계셔)​


반대편 손으로 언덕 너머를 가르키셨습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최호림 선생님의 묘를 알고 계셨던거군요. 어쩌면 할머니의 아버님도 같은 함경북도 사람으로서 생전에 최호림 선생님을 알고 계셨을지도 모릅니다. 당시 연해주엔 함경도 지역의 육진(부령,경원,경흥,온성,종성)지역에서 이주해온 많은 조선인들이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어쩌면 최호림 선생님과 함께 독립투쟁에 투신하셨던 분일지도 모릅니다.


할머니는 공동묘지를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잠긴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조선 사람, 바곤 많이 죽었어...​


나중에 아자르에게 물어보니 바곤은 열차칸을 말한다고 합니다. 나중에 누쿠스에서 만난 고려인 할아버지께 들은 증언으로는 물열차, 그중에서도 가축을 수송하는 열차에 꾸역꾸역 태워져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으로 개, 돼지처럼 실려나갔다고 하셨습니다. 9월부터 12월까지, 수확도 마치지 못하고 빈손으로 올랐기에 사막성 기후의 추위와 배고픔으로 열차 안에서 아이들과 노인들이 떼로 죽어갔다고 하셨습니다. 열차는 몇 일간 쉬지 않고 달리다가 죽은 사람들을 내리기 위해 잠깐 멈춰 길가에 묻고는 다시 달렸다고 합니다.


연해주 일대의 18만명 조선인들의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가 시작된 시기는 1937년... 이동 중에만 만 명 가까운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가축열차에서 개처럼 죽어갔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맨손으로 땅을 일궜지만 우즈베크인들은 항상 핑계를 대며 약속을 어기고 댓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았다고도 하셨습니다. 매일이 피눈물을 삼키는 고난의 삶이었다고요. 그리고 어느정도 정착할때쯤 스탈린의 피의 학살이 중앙 아시아를 휩쓸며 조선인들도 떼로 죽어갔다고 합니다. 그때 할머니는 아주 어렸겠죠. 길주에서 그 먼 캄차카로... 캄차카에서 다시 이곳 아쿠르간으로... 조선인들의 슬픔과 고난이 얼마나 컷을까요... 왜 이들은 그런 수난를 겪고, 꿈에 그리던 광복을 맞은 후에도 이곳에서 고려인으로 불리며 차별 속에 살아야 했을까요? 민족의 수난을 직접 마주하니 너무 슬퍼져서 또 막 눈물이 났습니다...


아가, 울지 마라. 울지 마라.


또 울먹이는 나를 거친 당신의 손으로 꽉 잡고 토닥이며 달래주셨습니다. 그러시니까 더 막 우리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나고 아오... 나 낼 모레가 마흔인데 ㅠ 결국 목놓아 펑펑 울면서 돌아왔습니다.


눈물로 얼굴은 땟국물이 흘러 엉망이었지만 나의 밝은 모습을 보고 아자르가 환호했습니다.


찾았어?찾았어?

찾았다! 해냈다!


다같이 하라쇼! 삼창을 외치고 와하하 웃어버렸습니다.


할머니께서 아자르의 손을 잡고 뭐라 말씀하시자 아자르가 통역해주었습니다.


할머니께서 외국인인 왜 우리가 여기에서 살고 있는지 알고 싶으시대.


이 질문을 받고 또 머리가 멍 해졌습니다. 그러니까 이분들은 당신들께서 왜 이곳에서 살게 되었는지, 아직도 고려인으로 불리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조국이 힘이 없어 수난을 겪었다는건 말씀을 드려도, 해방된 조국도 결국 여러분을 버렸다는 잔인한 이야기는 차마 이야기 할 수 없었습니다. 입이 바싹 바싹 말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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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드의 이모부, 할머니.눈물로 땟국물 범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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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큰 도움을 준 아자르와 마지드


https://goo.gl/maps/5HTb5KnKYK22


구글 맵에 위치등록을 신청했으나 아직 처리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 묘는 대략 이쯤 위치해 있으니 혹시라도 타슈켄트를 방문하시는 분들께선 참고하셔서 찾아가시면 됩니다. 많이들 찾아주세요.


아자르의 이모, 이모부와 할머니와 악수, 포옹 감사의 인사를 나누고 차에 올라탔습니다.


할머니 건강하세요.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셔야해요?

다~ 다~ (Да 그래)



지금 출발해도 기차역 도착할 수 있을까?

내가 최선을 다해서 밟아볼게. 걱정하지 마.


아쿠르간을 출발한지 얼마 안되어 해가 져버렸습니다. 어두워서 차는 속도를 내지 못했고, 어쩌면 사마르칸트 행 아프로시욥을 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제는 뭐,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만족감이 충만했습니다. 차 안에서 아내에게 보이스톡을 걸어서 상황 보고를 합니다.


선생님 묘지를 찾았어!

진짜?! 잘됐다!

12년 걸렸어. 12년...


아내와 아이들과 이런 저런 통화를 하고 나니 타슈켄트에 진입했고, 타슈켄트역에 도착하니 기가막히게도 저녁 6시 20분이 되었습니다. 만약 어제 원래 계획했던대로 6시15분경 출발하는 열차표를 예매했다면 티켓을 찢었어야 했겠죠!

작은 신문기사를 시작으로 출발한 여행은 민족의 수난을 직접 대면하는 인생의 경험이 되었습니다. 2018년을 마무리하는 개인적으로 가장 뿌듯한 일 중 하나였습니다. 혹시라도 제 세대에 남북 교류가 가능해진다면 아이들과 함께 북녘의 흙도 담아 중앙 아시아의 고려인 묘지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싶습니다.



출처: 자랑거리 갤러리 [원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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