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미국에서 사는 한큐 8단 바둑팬이야

예전에 친구들이랑 바둑 대회 개최한 후기글을 몇번 남겼었는데

이번엔 규모를 훨씬 더 키워서 우리동네 클럽 역대 최대규모 대회를 열게됐어

일단 바로 Baduk.club 웹사이트하고 미국 바둑협회 웹사이트에 광고 때렸음

속기 대회로 10분 메인타임+20초 피셔룰

첫날에 5판 둘쨋날에 3판 총 8판을 하게 됨

한판당 보통 1시간 반에서 2시간 걸리니까

첫날 하루에 10시간동안 바둑만 두는 개 레전드 스케쥴

이전에 했던 대회들은 근처 교회를 빌려서 했었는데

이번에는 토요일 일요일을 둘다 해야되다 보니까

교회 옆에 있는 호텔을 빌렸음 (일요일에 교회를 빌릴수는 없으니까)

호텔 3층에 있는 메인 홀 하나하고

접수실 용도로 쓸 방 하나 빌림

대회 전날 밤에 친구들이랑 같이 바둑판 세팅하고 번호 메기고

짐 나르고 이름표 세팅하고 청소하고 등등 암튼 개같이 일함

방송 중계될 가장 고수들 대국 1번 바둑판은 내 바둑판을 빌려줬음

그래도 이쁜 바둑판에서 두는게 뽀대가 나니까

참고로 저 오른쪽 대국 시계 DIT-40도 내가 200불 주고 산거

메달&트로피

나눠줄 상품들

어린이부 메달&상품들

대회 세팅 끝나고 먹는 저녁 샷

대회 당일날 아침이 되니 사람들 슬슬 몰려오기 시작

총 110명이 대회에 참가하고

참가자 가족들이나 사진찍으러 온 기자 등등 합치면 총 130명정도 옴

아침은 옆에 있는 교회에서 빵이랑 커피 나눠줌

참고로 대회 시작할때 오프닝 세레모니로 내가 피아노 연주 함

이거 하면 저녁 연회 공짜로 먹여준다고 해서 바로 오케이 함

고스트 바둑왕 브금 몇개 뽑아서 메들리로 연주함

밑에는 대회 진행하면서 찍은 사진들

오른쪽이 나

왼쪽은 Eric Yoder AGA 6단

작년 미국 프로 입단 대회에서 3위를 했을정도로 나름 실력있는 친구임

물론 내가 대마잡고 이김

왼쪽이 Tim Zirui Song 중국 프로 1단

오른쪽이 Eric Lui 미국 프로 2단

이번 대회에 프로 2명이 왔는데

이 둘의 승부는 Eric의 승리로 끝남

사실상 이 둘 승부의 승자가 쉽게 우승할거라 생각했었는데

의외의 복병이 있었으니

왼쪽은 Lambert Lee AGA 7단

Eric Lui의 귀 대마를 잡고 항복을 받아냈다

이번 대회 하면서 가장 고생 많이 한 내 친구 Cheuk

대회 페어링, 결과 반영, 기록, 트위치 방송 메니지먼트

테크 관련 일 등등 전부다 얘가 함

대국 해설은 여러 트위치 스트리머들한테 연락해서

Triton 이나 TelegraphGo 같은 애들한테 해설해달라고 부탁했음

카메라로 대국 화면 녹화하고

기록자가 OGS에 수순 입력한걸 스트리머가 해설하는 방식

첫날 끝나고 애들 하고 옆에 교회에서 음식 주문해서 먹고 마시면서 놀았음

피아노 치고 공짜로 먹은거라 더 맛있었음

대회 결과는

1위) Eric Lui 프로 2단 7승 1패

2위) Yifan Wu AGA 7단 7승 1패

3위) Tim Zirui Song 프로 1단 6승 2패

4위) Lambert Lee AGA 7단 6승 2패

5위) Jiehui Kwa AGA 7단 5승 3패

6위) Jeremy Chiu AGA 7단 5승 3패

우승상금은 초라하지만 600불 (78만원)

6위까지 상금이랑 메달이 있음

나는 4승 4패 해서 Open 섹션 참가한 25명중 공동 9위

4패중 2판이 2위하고 3위한 프로한테 진거라

개인적으로 실망할만한 성적은 아니었음

워낙 쎈사람들이 많이 나온 대회였기때문에 많이 배웠음

끝나고 찍은 단체사진

미국 바둑 협회 기사에 실린 뉴스 기사

뭔 중국 웹사이트에서도 기사로 실리고

Evanston Round Table 이라는 지역신문에도 실림

매 해마다 규모가 점점 커져가는데 나도 점점 무서워진다...

이게 좀 아다리가 안맞았던점이 같은날에 Maryland 에서도 큰 바둑대회가 있었음

그쪽으로 고수들하고 프로 몇명이 빠졌는데도 110명이 모인거거든

그런걸 감안하면 내년에는 얼마나 커질지 감도 안옴...

참고로 나 한달 뒤에 오하이오주에서 하는 Go Congress에 가는데

김지석9단하고 이동훈9단 온다고 해서 가는거임 ㅎㅎ

그것도 갔다오면 대회 후기글 남기러 올게 ㅃㅇ

- [스압] 미국 최대 바둑 이벤트 Go Congress 갔다 온 후기

8월달에 갔다왔는데 어쩌다보니 후기를 이제 쓰네 ㅈㅅ ㅋㅋ;;

2022년 제 38회 Go Congress 는 콜로라도 주 에스테스 파크에서 열림

바로 옆에 록키 마운틴 있으며 고도가 8000피트 이상인 높은 지역임

Registration 가격은 7일간 숙소, 식사플랜, 연회랑 바베큐 파티 다 포함해서 $1200 정도 씀

친구 2명이랑 같이 이동했음. 대만 8단 친구랑 홍콩 5단 친구

비행기값은 왕복으로 500불 정도 듦

오헤어 공항 내부에 둥지 튼 새 한마리

이륙~!

콜로라도 도착까지 2시간 반정도 걸림

콜로라도 공항에서 차 있는 친구들이랑 만나서 같이 이동함

도착

1주일간 머물 숙소

밑층은 최강부 대국실로 쓰였음

자연이 아름다운걸로 유명한 관광지역임

다람쥐 먹이 주는 장소도 있었음

Check-In 하면서 가방+물통+선크림 줌

그리고 코로나 검사도 동시에 했음

어떻게 사람 이름이 홀리 워터;;;

네임태그 디자인이 좀 촌스러웠던게 아쉬웠음

첫날엔 와줘서 감사하다는 내용하고 오리엔테이션? 비스무리한걸 함

그리고 이 회장이 나중에 Open Division 대국장으로 쓰였음

이건 최강부 Masters Division 대국장

여기 대국은 트위치로 송출도 하고 회장내 큰 스크린에서 중계도 해줌

그리고 무슨 어플 다운하면 스케쥴하고 이벤트 언제 뭐뭐 하는지 알 수 있게 만들어 놓음

그 외에 사진 공유나 지도 등 기능도 있었는데 꽤 편리하게 썼음

프로기사 Hai Li 5단 다면기

프로기사 Ryan Li 3단 다면기

Ryan Li는 뉴욕에서 바둑도장을 하는데 와이프 스테파니하고 같이 애들을 수십명 대려옴

프로기사는 총 8명 옴

Yilun Yang 7단

Hai Li 5단

Han Han 5단

Ryan Li 3단

Eric Lui 2단

Andy Liu 초단

Stephanie Yin 초단

Alex Qi 초단

그리고 프로기사는 아니지만 온라인 바둑 도장을 운영중인 황인성 EGF 8단도 왔음

다면기는 매일매일 있었는데 그중 하루 골라서 원하는 프로 한명과 다면기를 둘 수 있었음

나는 Ryan Li 를 골랐고 역덤 7.5집 받고 뒀음

참고로 개같이 쳐맞음 ㅋㅋㅋㅋ

객기 부리지 말고 3점 깔았어야 되는데 아 ㅋㅋㅋㅋ

끝나고 기념사진 찍음

매일 프로기사가 복기 해주는 시간도 있었는데

아침에 대회 대국을 하고 나서 오후에 원하는 프로기사한테 복기 받을 수 있었음

위 사진은 좀 골때리는 사연이 있었는데

둘째날에 Hai Li 5단 통역사가 없어서 내 친구가 대신 통역 해줘야 했었음 ㅋㅋㅋ

당연한 얘기지만 프로기사 강좌 시간도 있었음

위 사진은 Ryan Li가 수읽기 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해서 강좌할때 찍음

이건 황인성 8단 강좌

4가지 최근 트렌드에 대해서 설명하셨는데

1. 변보다 귀에 가치가 더 높아졌고

2. 정석 도중에도 언제든지 손을 뺄 수 있으며

3. 붙이면서 좀 더 상대를 귀찮게 하는 타이트 한 수법들이 늘어났고

4. 6선에 돌을 두면서 삭감이나 모양확장을 하는 수법이 생겼다

라고 하심

황인성 8단하고도 같이 샷

황인성 8단 정말 유머스럽고 친절하심

스케쥴 다 끝나도 남는 시간에 사람들 복기도 해주시고 질문 답변도 너무 잘 해주심

와이프분하고 따님분도 같이 오셨는데 정말 보기좋은 가족이었음

셋째날 아침에 조깅하러 나왔는데 사슴들이 아침 먹고 있었음

사람들이 익숙한지 딱히 공격적으로 나오거나 하진 않음

날씨 얘기를 좀 하자면 소나기가 매일매일 왔었음

그래서 무지개가 굉장히 자주 보였었는데 쌍무지개가 이쁘게 떠서 찍어봄

매일 밤 새벽에는 친구들이랑 돈걸고 포커도 조짐

바둑 하는 사람들 중 포커 하는 사람들 꽤 많더라

저 주황색 옷 입은애는 프로 포커선수 되려고 한 적도 있었다고 함

바둑 제품들도 대량으로 판매 했음

고급 바둑판, 바둑돌, 인공지능 바둑판, 이색바둑돌, 대국시계 등등

가운데 비자나무 바둑판은 프로기사들한테 사인을 받은다음에 경매를 했음

참고로 5000불에 팔림 ㄷㄷㄷ 그것도 15살짜리 애한테 ㄷㄷ

책들도 팔았는데 개인적으로 쓸만한건 못봄

6일째 되는날엔 바깥에 있는 오두막에서 바베큐 파티함

어디 호텔 직원같은 사람들 네다섯명이 가운데 음식 리필해줌

바베큐 할때 어떤 할아버지 가수도 초청해서 노래불러주심

Country Music을 주로 부르셨는데 꽤 잘부르심

이색 바둑의 날도 있었는데

특이한 바둑판, 카드게임 바둑, 3D 바둑 등등 별의 별 바리에이션이 다 있었음

이건 페어 맹기 바둑인데 상대방중 한명 돌만 바둑판에 놓을 수 있고 남은 상대 수순은 머리로 둬야함

개인적으로 이런건 왜 하는지 모르겠음 ㅋㅋㅋㅋㅋㅋ

마지막날엔 Open Division 대국장 테이블 싹다 바꾸고 연회장으로 탈바꿈함

3그릇 뚝딱함

거기에 음료수, 맥주, 와인 전부다 무제한 리필

개인적으로 술은 마시지 않아서 콜라만 마심

페어바둑 상패들

상패가 왤케 많냐 물어볼 수 있는데

급부터 단까지 모든 레벨에서 1-3위한테 상패를 줌

이건 최강부 상패

왜 최강부 상패가 더 초라해 보이냐 물어보면 나도 궁금함

참고로 최강부 우승은 중국프로 5단 Han Han 이 함

상패를 든 Han Han 5단 7전 전승으로 우승하였다

최강부는 7단 이상만 참가 가능했기에 6단따리인 나는 Open Division으로 만족해야했음

결과는 3승 2패로 내 랭크 내에서 4위로 마무리 함

사실 매칭운만 좋았으면 3등 할 수도 있었음

대국 상대방의 성적하고 레이팅도 순위에 반영되기때문에

바둑팬인 이상 미국에 살면서 한번쯤은 가봐야겠다 생각했던 Go Congress

너무나 즐겁고 기억에 많이 남는 일주일 이었다

개인적으로 바둑에 대한 사랑과 애착이 더 깊어지는 경험이였으며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또 한번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