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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ㅊㅋㄹ 좋아해를 죽였다 ㅈㅇ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3.27 20:34:48
조회 10868 추천 109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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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를 죽였다





10명을 죽여 살인마










내 꿈 속에서는 잦은 빈도로 내가 등장한다.

내 꿈이라서 내가 등장하는 것은 어떤 의미로보면 당연한 것이지만,그녀석은 자신이면서도 자신이 아니다. 나란 존재는 따로있고 또다른 나는,내 눈앞에서 헤실거리며 웃고있다. 또다른 내가 하는 짓은 항상 같다.뇟속이 꽃밭으로 가득찼는지,머리에 마시멜로가 들었는지 그게아니면 그 말밖에 모르는 것인지, 내가 아닌 나는 어쨌든 두 단어만을 뱉어낸다.질리도록 들어버려,이젠 게슈탈트 붕괴가 올 지경까지 와버렸다.더이상은 복잡하니 내가 아닌 나를,이치마츠라고 칭하기로 했다.나도 이치마츠지만 난 자신을 '나'라고 부르기 때문에 혼란스럽진 않을것이다.

자아, 지금도 나의 눈앞에는,이치마츠가 서있다.부스스한 머리에 졸린 듯이 반쯤 감긴 눈, 보라색 파카가 입혀진 몸이 구부정했다.아무리 봐도 틀림없이 이 녀석은 이치마츠이다.본인이 장담하는거니 절대 틀림없다.

하지만 그의 입가는 부드럽게 풀려있었고, 상냥한 눈은 풍경에 녹아들듯했으며,뺨이 빨갰고 그 뿐만 아니라 목과 귀도 서서히 붉어지고 있었다. 자신의 입으로 말하긴 뭣하지만 매우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좋아해"


사랑을 하고 있는 소녀와같은 표정으로 이치마츠는 그렇게 입을 열었다.기분 나쁘다.


"나는 카라"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오른팔이,이치마츠의 뺨을 가격했다.바닥에 널부러진 이치마츠의 위에 올라타 안면을 향해서 몇번이나 굳게 움켜쥔 주먹을 내리찍었다. 몇번이나 몇번이나 몇번이나 몇번이나. 고등학생 때 종일 싸움을 일삼던 시기가 있어 싸움은 특기이다.제대로 반격이 날아오지않는다. 아니,못하는 것 일까?계속해서 얌전해진 이치마츠의 안면에 주먹을 날렸다.

피투성이의 얼굴은 부어올라서 이제 누구인지도 알아볼수없게 되었다. 정신을 잃거나 죽었다고해도 이상하지않은 모양새지만,아쉽게도 이 녀석은 아직 숨을 쉬고있다.끈질기네,바퀴벌레냐고 이녀석.아니 본인이지만.난 분명 둘째 형 정도는 아니지만 확실히 튼튼한 몸을 가졌다.

그래도 겨우 근근히 숨을 쉬고 있는 상태인지,목에서 짜내는 신음 소리는 힘이 없었다.

떨리는 입술이 움직이고 공기가 뿜어져 나온다. 뭔가 말하고 싶어하는 모습에 조금 궁금해져 다가가 귀을 가져다댔다. 거의 한숨으로 나온 말이지만, 웅웅이며 고막을 자극했다.


"좋아해"

"..."

"좋아하고 있었어. 카"




빠각, 안면에 주먹을 한번.그래도 질리지도 않고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댔기 때문에, 나는 때마침 그 근처에 뒹굴고 있던 단단한 돌멩이를 쥐었다,아무런 주저없이 이치마츠의 머리를 조준하여 던졌다.퍼억,하며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고,이치마츠는 겨우 조용하게되었다.혹시 몰라 몇번 더 그를 갈긴뒤,불필요하게 된 돌은 그 근처에 내동댕이쳤다.

이는 자기 자신이다.죽이는 데엔 조금의 망설임도 없다.그것보다 누군가의 이름을 부른 이 녀석이 나쁜것이다.그것만은 해서는 안 될 말이다.절대로,절대로 말해서는 안 되는것이었다.말해버린다면....그것만은 절대 안 된다.

말 없이 그저 고깃덩어리로 변한 그 녀석의 발목을 붙잡고 질질끌어 이동했다.그곳에 도착한 나는, 이치마츠의 시체가 쌓인 산 속에 새로운 시체를 휙 던졌다.툭- 하며 이치마츠였던 것이 산 정상에 쌓였다. 이걸로 9번째.

나는 9명의 이치마츠를 죽인 살인마였다.









* * *









턱-하며 뭔가가 부딪히는 소리에 바닥에 가라앉아있던 의식이 단숨에 추켜올랐다.어두워.어두컴컴한 방 안에서 깨어난 나는 누운채 슬쩍 시선을 창밖으로 던졌다.

밖은 태풍인듯 했다.

회색의 두꺼운 구름들이 하늘에 스러져 달빛을 가로막는 밤.

규칙적으로 암흑의 하늘을 빛내는 번개와 방의 창문을 흔드는 비바람이 한밤중의 어두운 방안을 음침하게 수놓고 있다.

멀리서 천둥이 울리는 소릴들으면 아직 날이 밝아오고있진 않는 듯했다. 이제 한숨 잘까.

그러나 지붕에 쏴아아하며 부딪히는 빗소리와 요란하게 몰아치는 바람의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져,나는 한숨을 토하며 살며시 이불밖으로 벗어났다. 형제들의 코골이에는 익숙하지만 아무래도 그 이외의 소음은 신경이 쓰여 잘 수 없다.

퀭한 눈을 어둠에 집중시키면서 복도를 물밀듯이 걸어 부엌을 목표로 걸어갔다.일단 목이 말라와 물을 마시고 싶었다.거실앞을 지나갔을때, 나의 다리는 멈춰버렸다.

목소리가 들렸다. 낙뢰가 떨어지는 소리와,비바람이 창문을 때리는 소리들과 뒤섞인 작게 흐느끼는 듯한 목소리. 주위를 둘러보니 거실의 문이 부자연스럽게 열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흐느끼는 소리의 출처를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나와 같은 잠옷을 입은 등이 있었다.


"어이"


조심스레 말을걸면, 작게 웅크린 등이 팟-하며 튀었다.

형제중의 누군가가 뒤돌아 본다. 번개의 빛으로 얼굴이 어렴풋이 비춰진 그곳에서 간신히 그것이 누구인지 곧 밝혀졌다.


"...뭐야, 쿠소마츠?"

"이,이치마츠인가...깜짝 놀랐다구"


또 다시 천둥으로 방이 한순간 밝아진다. 카라마츠는 뺨에 흐른 것을 숨기듯 지운 뒤 "무슨일있나?"라며 웃었다. 그것에 어쩐지 짜증이 나면서도 또 갈증이 돌았다.


"물 마시러 왔을뿐인데,그보다 너야말로 뭐하고있는거야"

"훗,세계의 울음소리를 감상하고있었"

"아아?"

"...빗소리가 시끄러워서..."


작은 그 목소리를 찌부러 죽이듯이 칫하며 크게 혀를 찼다.그 소리에 놀랐는지 나보다 두번째 높은 형은 작게 어깨를 떨며,어색하게 시선을 내리 깔았다.

까고 말하자면 나는 카라마츠가 싫다. 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나는 믿고있다구"라며 입을 놀리는 것부터 시작해서.나에게 멱살을 잡힌정도로 눈물을 머금을 정도로 약한 주제에 어울리지도 않는 옷을차려입으며 멋진척을해온다.것보다 대체 뭐야?그 해골가죽재킷과 반짝반짝거리는 스팽클 바지. 바보 아냐?짜증나네.뭐가 오자키고,뭐가 카라마츠 걸즈야 썩을새끼가

이 녀석과 이야기를 나누고있으면, 으레 아랫배에서 뭔가가 부글부글 끓어차오르는 느낌이 들었다.참을 수 없는 분노가 흘러넘치는 감각에 불쾌했다.

더 이상 이곳에 있으면 머리에 피가 쏠려 잠이 오지 않을것같다. 적당히 맞장구를 친 뒤"그럼,잘있어"라며 해산의 자세를 취하려던 순간, 카라마츠는 나를 빤히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아!"

"뭐야"

"아니,저기..."

"그러니까,뭐야 할말있으면 빨리해.나 자러갈꺼니까"


내가 꽤나 무서운 얼굴을 지었던 것인지 겁을 먹은듯 낮은 신음소리가 들렸다. 빨리해,라고 재촉을 해도"저,그러니까…"라며, 비교적 빠릿하게 말을 하는 카라마츠로서는 드물게 말을 더듬거리고 있었다. 꾸물거리지말라고,기분나빠.

빨리 방으로 돌아가고 싶었다.그냥 무시하고 돌아갈까. 그래도,이렇게까지 질질끄는 이유가 오히려 궁금해졌다.

쿠소마츠는 작게 움직이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고 내쪽으로 돌아선채,정좌를 하며 허리를 폈다.천둥으로 밝아진 방 안,나를 주시 눈동자는 진지했다. 무언가를 다짐한 듯한 그 시선이 발에 채여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뭔가 싫은 예감이 든다.

등골이 오싹해져.작게 뒷걸음질치자 카라마츠의 입이 움직였다. 그만해.대체 뭘 할 생각이야. 말하지 마.


"이치마츠──사실──나─"


그러니까, 말하지 말라고








*  *  *








덜덜, 전신이 저리듯 쾌감으로 머릿속이 천천히 흥분에 가득찼다.뭘까 이 상황은. 허리를 흔들자 쾌감에 휩싸인다.굉장해,뭐야 이게.나 아까까지 카라마츠와 얘기하고 있었고,그리고 어떻게 됬더라?어째서 이렇게 기분이 좋은것일까,젠장 허리를 흔드는걸 멈출수가 없다.

쾌감에 정신이 흐려진 채 천장을 바라보고 있으면,아래에서 작은 비명이 터져나왔다.시선을 아래로 낮춘다.그리고 아래에 있는 사람을 시각으로 인식한 순간, 나의 의식은 눈앞의 현실로 급격히 돌아왔다.

카라마츠다.

카라마츠가 나의 밑에서 알몸으로 뒹굴고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나의 자지가 카라마츠의 엉덩이 구멍에 끝없이 출납을 반복하고있었다

에에에에에에에에아니아니아니아니,잠시만...잠시만잠시만잠시만!

뭐야 이거, 도대체 무슨 상황? 이 녀석을 넘어뜨리고난 후와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기억이 없다. 아니, 꿈을 꾼뒤 깨어나서 계단을 내려와 카라마츠와 조금 대화를한 것은 기억한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대화도중 카라마츠가 나에게 뭔가를 말하자 머릿속이 발끈했었다.그 쯤에의 기억이 팟-하며 서서히 기억이 날듯했다.아니 그래도 카라마츠와 말하고 있으면 짜증난다고,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친형의 엉덩이에 자지를 쳐박는것으로 연결이될까.

항문이 찢어졌는지 자지에는 피가 묻어 있어,아랫배의 열기가 식는 동시에 토기가 치밀어왔다.

친형을, 안있다. 형제와 섹스. 근친상간. 남자끼리. 매우 싫어하는 녀석의 더러운 변이 나오는 구멍에. 내 자지가 들어가고 있다. 기분 나쁘다.이해할수 없다. 역겹다. 기분 나쁘다.

위액이 부글부글 끓어,타액과 같이 넘친다.카라마츠는 울음소리라던가 신음소리를 내지않고, 그저 입술을 깨문채로 몸을 경직시키고 있었다. 천둥의 빛이 방에 비칠 때마다 그의 등에 흥건한 땀이 빛났다. 아프지않을까.안 아플리가 없잖아.형제간의 이런 행위는 확실히 비정상적이다.웃기지도 않는다.

하지만 발발한 쾌감이 척추를 훑고지나가면, 나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허리는 마음대로 피스톤운동을 되풀이했다.조금씩,조금씩, 쾌락이 몸 속에 둥지를 틀고 가버려 이제는 제어할수가 없을 지경에 다달렀다.

확실히 기분 나쁘지만 카라마츠의 한심한 꼴을 보고있으니,넘쳐오르는 우월감이 느껴졌다.

정말 싫어하는 녀석을 밑에 깔고 있다는 지배감.극도의 짜증을 푸는 다복감.언제나 밝고 필사적인 형의 자긍심과 위엄을 엉망으로 짓밟은 고양감.

상반신을 뻗어 작게 웅크린 어깨를 세게 깨물었다. 힘을 조절하지 않고 씹으면,내 아래에 있는 신체는 도망치듯 몸을 뒤로 젖혔다.


"아,으읏..."

"......하하,바보같은 목소리"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보면,쾌감이 온몸을 휩쓸었다.

힘없이 풀린 눈에서 또르륵 눈물이 넘칠 때마다 가슴 속에 있던 응어리가 조금씩 풀려지는듯했다.

하하 꼴좋네,꼴좋아. 카라마츠의 몸을 마음대로 흔들고 있는 동안 사과의 말같은건 조금도 생각나지 않았다.

따뜻한 고기 속에 정액을 싸지르고난 후에야 난 겨우 카라마츠에게서 몸을 떼었다. 카라마츠를 바닥에 내동댕이친 채, 더러워진 자지를 벗겨진 녀석의 잠옷에 닦고 있으면 등 뒤에서 "어째서,이런 일이..."라며 흐느끼는 목소리가 들리는듯했다.어째서냐니,오히려 내가 묻고 싶어.나도 어째서 카라마츠와 섹스를 하게 되어버렸는지 모르겠다.

하지만,단하나의 이유는 있었다.


"네가 싫었기 때문이야"


호흡 소리가 들렸다.나는 카라마츠의 등뒤에 있었기 때문에,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있는지 모른다.상상할수도 없었고,하고싶지도 않았다


"그,그것이 너의 대답인,가...?"

"하아?그것 외에 뭐가 있겠어"

"하지만,섹스는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하는거잖아"

"그럼 뭐, 내가 너를 좋아하기라도한다고?말했잖아 난 네가 싫어 "

"힉...그,그래도"

"그럼 묻겠는데.넌 네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이런 짓 할수있어?"

"아,그...그게,나..."

"억지로 자지를 쳐박는거라던가,어깨를 물어뜯는거 말야"

"……아니"

"우리들 여섯 쌍둥이인데 어차피 이런거 자위랑 똑같고"

"……응"

"아니, 그보다 남자가 남자를 좋아할리가 없잖아"

"응,"


마지막은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였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계속 말했다.


"꽤나 쌓여서 짜증났었는데,네가 화를 돋구어서 성욕 처리용도로 이용한거야.그것 뿐"


바지를 다시 입은 나는 겨우 카라마츠를 뒤돌아봤다.이렇게나 절망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얼굴은 없겠지.눈썹끝이 내려가고 눈밑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으며 새파란 입술은 부르르 떨렸다.

카라마츠는 아팠겠지만 내 쪽으로 말하자면 뭐, 나름대로 기분 좋았다. 무엇보다,사후의 개운해진 이 느낌이 참을 수 없었다.오랜만에 기분이 좋았다. 항상 카라마츠를 보면 짜증이 났었는데, 지금은 전혀. 오히려 상쾌한 기분이다.

지갑에서 1만 빼, 그것을 카라마츠 곁에 던진다. 카라마츠가 믿겨지지 않는 것을 보는 듯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고있어, 나는 씨익하며 입술끝을 끌어올렸다


"그러니까,다음에도 잘 부탁해. 혀엉-아?  "


그러고보니 이 녀석 아까 나한테 뭐라고 했더라?








*  *  *









다음에 눈을 떴을땐, 나는 어두컴컴한 공간 속에 서있었다. 넓은방에서 내 눈앞에는 내가 있었있다.

이치마츠다.

하루에 두번이나 꿈을 꾸다니, 드물잖아.

이치마츠는 여전히 헤실헤실 미소를 지으며,사랑에 빠진듯한 시선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더러움이 없는 얼굴이다. 머리 나사 몇개 빠진 듯한 그 웃음은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목을 비틀고 싶을 만큼 화를 치밀게 했다.

사르르,눈꼬리가 내려가고 긴장이 풀린 얇은 입술이 열렸다.


" 좋아해. 카"


치켜든 주먹이 이치마츠의 뺨을 가격했다.퍼억, 바닥에 쓰러진 그 녀석에게 몇번의 발차기를 날렸다.이치마츠는 맞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듯 아까와 같이 헤실헤실 웃고있을뿐이었다.

아아, 짜증나.

주머니에서 짧은길이의 칼을 꺼내,주저함도 없이 약한 배에 찔러넣는다.몇번이나 그렇게 내리꽂자,이치마츠의 입에선 핏덩어리가 내뱉어졌다.박을때마다 계속 툭툭걸리는 이것은 뼈인것일까.꽤나 힘겹다.


"좋아해"


케헥거리며 피투성이의 입에서 쏟아졌던 것은 귀에 딱지가 생기도록 들은 대사다.


"좋아하고 있었어"


아 네-에 네-에, 나도 좋아해, 고양이.

그런데 이 이치마츠를 죽이는 꿈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죽이는 것도 꽤 힘들고,무엇보다 이 녀석을 만나는 것은 매우 짜증난다,가급적이면 이제 이 꿈은 꾸고 싶지않다.이미 다 죽어 가는 이치마츠의 숨통을 끊으면,이제 내가 죽인 이치마츠의 수는 딱 10명이다.

그러고 보니 옛날에,어떤 책에서 읽은 구절이 생각났다.


1명을 죽이면 살인범

10명을 죽이면 살인마

100명을 죽이면 학살자고

1000명을 죽이면 영웅이 된다

누가 한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그 말에 따르면 나는 지금 살인범에서 살인마로 승격되었다.


"히힛"


좋네, 살인마. 꽤나 높은 등급이잖아?

그리고 쳐든 칼은 이치마츠의 심장을 정확히 관통했다.











100명을 죽여 학살자












그것이 모든것의 시작이었다. 이상,회상 끝─

후우- 천장으로 턱을 돌려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두둥실 흘러가는 회색의 구름을 흘겨본 뒤. 다시 담배 연기를 폐속 가득히 채우고,내 위에 걸터 앉은 인물에게도 후우, 연기를 뱉어냈다.


"어이,둔하게 움직이지 말라고"

"콜록,으...읏,"

"근성을 좀 보이라고,형아?"


담배를 문채,흔들리고있는 단단한 엉덩이를 찰싹찰싹 두드리면,카라마츠는 후들후들 경련이 일어나고 있는 다리를 버티며 열심히 허리를 흔들었다.

빨라지는 마찰에 허리와 뱃속에 화끈,열이 쌓이는 것이 느껴졌다.

아-아직 부족한데.미지근한 온천에 잠기는 듯한 쾌감에 만족하지 못하고 퍽,하고 갑작스레 허리를 추켜올리자 카라마츠의 내장이 구불구불 꿈틀거리며 내 자지를 조였다.허리에 실리는 무거운 쾌감에 큿,하며 목 안쪽이 울렸다.좋네,하면 잘 하잖아.

아직까진 여유로운 나에 비해 카라마츠는 이젠 숨도 쉬기 어려워 보이는 얼굴이었다.

벌려진 입에선 신음소리와 침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쥐가 난 몸은 전신이 땀으로 가득했고,작은 젖꼭지는 계속해서 만져진 탓에 발갛게 부어올랐다.엉덩이에서 질척질척한 자지를 뽑아내면,마찰로 인해 흥분한것인지 카라마츠는 고개를 뒤로 젖혔다.

또 후,하며 담배 연기를 뿜어내면 연기를 마신 카라마츠는 기침을 콜록콜록 해댔다. 침대에 누운 나의 위에 걸쳐,나를 가게하려고 필사적으로 엉덩이를 흔들대고 있는 모습은 정말로 우스워,기분이 좋았다.

그때부터 시작된 매춘놀이는 계속되고 있었다. 오늘로 총합 100번째.이 무슨 깔끔한 숫자일까.그렇다고 뭔가 특별한것도 아니지만.

돈이 필요해서일까, 언제나 저항을 해오지않는 카라마츠를 적당히 러브호텔에 데리고 들어가,적당히 벗기고,적당히 안고,돈을 내 각자 집으로 돌아간다.그걸로 끝. 카라마츠는 돈을 원하고,나는 성욕처리 겸 평소에 쌓여있는 이 녀석에 대한 스트레스를 푼다. 이해(利害)는 일치한다.


"힉,...아,아앗-아...으읏....!"

"쉬지말고 제대로 움직여"

"...으응!아...하아앗...."


섹스 중,나의 말은 절대적이다.반항하면 손찌검을 당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난 부터는 오늘은 소리내,오늘은 소리내지마.이런 바보같은 명령에도 순순히 따르게 되었다.

매일 반복을하게 되면 바보도 역시 학습하게되는지 스스로 뒷쪽을 쓰는게 익숙해지고 그사이에, 카라마츠는 뒷구멍으로도 쾌감을 느끼는 몸이되어버렸다.

이젠 자지를 만지는것 만으론 갈수없는 신체로 변했다.남자인데도 불쌍하게.내가 이 녀석을 안는것을 그만두면 어떻게 될까.뒷쪽의 쾌감을 느끼게 되버리면 다시는 되돌릴수 없다고 들었는데.여자를 안을수도없고.혼자서 욱신거리는 뒷구멍을 위로할까,모르는 남자에게 몸을팔며 어디사는 누군지도 모르는 녀석 위에 올라탈까?

방금처럼 허리 흔들면서?

지금처럼 침흘리면서 '자지 정말좋아해'같은 얼굴로?

아아아─────뭔가 생각하고 있자니 점점 화가 치밀었다.뺐던 성기를 힘껏,다시 카라마츠의 안속으로 밀어넣자,보기좋게 근육이 붙은 몸이 경직한다.


"힛...아..아아...우읏..."


부드러운 안쪽 육벽이 미미하게 경련하기 시작했다. 아아,슬슬 가는것일까


"아..아아아아...─────♡"

"...큭"


깊이,S상결장에 자지를 꾸욱,비벼누르며 허리를 밀어붙이자, 카라마츠는 손쉽게 가버렸다.위험햇.갑자기 내벽이 꾸우욱,수축을 해와,하마터면 이쪽까지 가버릴뻔 했다.

카라마츠의 것은 한번도 건드리지 않았음에도 망가진 수도꼭지처럼 정액이 쏟아져,나의 배 위에 넘쳐 흐르고있었다. 


"어이,왜 마음대로 간거야.난 가도 좋다고 말한적 없는데?"

"아,아아..."

"칫,정신 놓지말라고"


눈물로 젖은 뺨을 찰싹,치며 엉망인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왜 마음대로 갔냐고,어이"

"죄송,죄송합니.."

"엉덩이로만 가서말이야,여자처럼된거 부끄럽지도 않아?"

"으,...아아...하앗..."

"대답도 제대로 못해?정말로 이름처럼 머리가 텅빈거야?"

"햐...앗───아...아아아...."

"아직도 드라이중?자지보다 엉덩이쪽이 더 좋은거지?"


고개를 숙인 머리가 상하로 움직였다.


"으,...으응...,엉덩...이...기분죠아아...계...계속...가버..려서엇,...모...못참겠....아앗"

"아 그래"


후우,마지막 연기를 뿜은 담배를 침대 옆의 재떨이에 찌부러뜨렸다.

벌벌 떠는 허리를 쓰다듬으면, 그것조차 기분 좋은지 아까부터도 풀려있던 눈의 동공이 녹는듯 했다. 턱,근육이 붙은 허리를 두 손으로 꽉 잡고 허리를 밑으로 내려찍으면 지금부터 무슨짓을 하려는지 눈치 챘던건지,카라마츠의 눈에서 주르륵 눈물이 쏟아졌다.

"아으..읏...힛,부탁....히끅...이치마츠,부탁할게...그만,"

"싫어"

달아나려고하는 허리를 꽉쥐어 뒤에서 퍼억,하고 허리를 부딪쳤다.내장에 깊이 자지를 쳐박는 동시에 비명소리가 들렸다.여자같은,하지만 여자보단 분명히 낮은 남자의 무겁고 날카로운 비명이 방 안에 울렸다.


"아,아아!아────!!으....읏...,시...싫.....시러어어어....!하,히잇!?더...더이,상...가..가기,시...싫...!"

"아?네 사정따윈 관계 없으니까"

"히긱.....!아,아아아...!!아읏.....이제....시....시러어어어....하앗...!"

"난 아직 못갔다고"

"죄...죄송합...!히..히익,용서...용서해주세,요옷...!!"

"시끄러,이쪽은 돈을냈다고"

"몰라앗!,모..모르겠"

"하아?돈,받아놓고서,모른다니,무슨 소릴하는거야,이 걸레가...!"


퍽퍽,하반신을 계속해서 움직이면 충격으로 카라마츠의 허리가 뜨고,그 허리를 다시 끌어내려 아래로 치받는다.강제로 헐떡일 수밖에 없게 된 형의 눈에서 뚝뚝 눈물이 튀었다.

찌걱찌걱, 고기와 고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배밑에서 들린다.액체처럼 녹을듯한 뜨거운 육벽이 미미하게 경련 하면서 내 자지에 감기고 달라붙어 조여온다.

곧 절정이 다가왔다.


"읏───!쌀꺼니까,제대로 조여!"

"아!....힉!?아...안대에에에....아..안은...!!히익,아...아아아아아!"


연한 고기 속에 꾸직꾸직 정액을 내뿜으며,액체를 좀더 깊숙히 밀어넣듯 허릴 쳐박았다.투욱,내 위로 쓰러진 카라마츠는 이제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쪽보단 아무것도 말하지 못하는쪽이 맞을듯하다.

내 위에서 부들부들 경련이 일어나고 있는 신체가 무거워 적당히 옆으로 넘어뜨렸다.눈은 위로 까뒤집어지고(역주:의역했음,아마 아헤가오 말하는듯)얼굴도 신체도 정체 모를 액체로 더러웠고.백탁이 흘러넘치는 엉덩이는 아직 부족하다는 듯 뻐끔뻐끔거렸다.

아아.밑바닥까지 떨어져버렸네, 형


"밑바닥까지 떨어져버렸네"


생각했던것이 그대로 입으로 나왔던것이 다행히 카라마츠에게는 들리지 않았던것 같다.주변에 벗어던졌던 옷을 입고 지갑에서 항상 그렇듯이 유키치(만엔)를 꺼내 언제나처럼 침대옆에 뒀다.


"그럼"


나는 항상 그렇듯이 카라마츠를 두고 언제나처럼 방을 나왔다.







*  *  *







카라마츠를 안는것은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

집에 아무도 없으면,집에서도 섹스하거나 밖에서도 섹스를 했지만 요즘은 이 녀석의 목소리가 바보같이 커서,러브호텔에서 섹스하는 일이 많아졌다.

카라마츠를 안는데 드는 돈은 한번에 1만

일만에 한번,몇시간을 위해, 1만.


"바보같아..."

강아지 풀로 친구들과 놀면서 마스크 아래로 중얼거렸다.


"마츠노 씨-!이제 교대해도 괜찮아요!"

"네"

"쉬었다가 나중에 와주세요-"

"알겠습니다"


플로어에서 얼굴을 쑤욱 내민 선배에 수긍하면서 무거운 허리를 느릿하게 올렸다.

일주일에 몇 차례 1만+호텔비 지출은 니트에게는 무리라,나는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4번은 이곳,고양이 카페.

다른 3일은 단기로 이삿짐을 옮기거나 토관 공사나 사무.뭐 때에 따라서는 여러가지.

아침해가 높게 떠오르는 시각에 집을 나오고 저녁 18시까지는 돌아오는 생활을 벌써 몇달째 보내고 있다. 형제들에겐 말하지 않았다.아마 친구(고양이)들이랑 놀고있을거라 생각하고있겠지.

설마,가장 의욕 없는 내가, 형제에게까지 사회 부적응자라던지,상사를 죽여버릴것같다는 말을 듣는 내가,그 썩을 형에게 돈을 내기위해,휴일도 갖지않은 채 악착같이 일하고 있다니 누가 알고있겠는가.스스로도 놀랐는데.

드디어 바보가 되어버린건가,난

카라마츠와 섹스한 후에는 기분이 나빠져서 반드시 속을 게워내게 되어버려,사실 여러 차례 그만두려고 했었다.하지만 행위 중의 그 쾌감과 우월감과 후련함이 몸과 뇌가 기억해 버려 마음속으론 이미 헤어나지 못하게 되어버렸다.끊으려고 해도 끊을수없는 담배랑 같다.섹스는 중독성이 있다.

선배가 한말을 듣고,뒷정리를 한뒤 가게를 나와 우읏,하며 기지개를 폈다.

편의점도시락을 사서 공원에서 먹을까,아니 오랜만에 라멘이라도 먹으러 갈까.휴식시간은 1시간뿐이니 빨리 먹고 돌아가야겠다.









*  *  *







라고 생각했는데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테이블의 흠집을 계속해서 바라보던 시선을 떼어내고,흘깃,맞은편에 앉아있는 인물을 쳐다보았다.깜빡,나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맞은편의 상대가 빙그레 웃었다.바로 다시 시선을 테이블의 흠으로 돌렸으나, 흘러나오는 땀은 멈추질않는다.

"이봐이봐,카라쨩 왜-그래?오랜만에 정말 좋아하는 날 만나서 긴장하고 있는거야?"

눈앞의 남자는 능글거리는 말투로 태평하게 웃고 있었다.

카라쨩. 카라. 카라마츠

나는 지금 이 눈앞에 있는 인물에게 카라마츠로 착각받고있었다.

이 남자는 고교 시절, 카라마츠와 같은 학교,같은 연극부에서 같이 다녔던 친구들중의 한명이었다.나와는 집적적인 교류는 없었지만,우리 여섯 쌍둥이들을 잘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학생시절,몇번 나에게 말을 걸어온적이있었다.

알바처인 고양이 카페를 나오고 조금 걸어간 곳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어서 돌아보면,이 녀석이 지금과 같은 능글거리는 미소로 "역시 카라쨩이었잖아!"라며 나의 팔을 잡아 휘적휘적 끌고갔다,머신건 토크로 이러쿵 저러쿵 지껄여대다가,정신을 차리고 났더니 이 라멘집에 끌려가서 함께 밥을 먹는 흐름이 되어버렸다.

아아아아아아정말이지,어떻게 이렇게 되어버린걸까.카라마츠인 척 한 내가 잘못한거지만! 아니,그것보다 카라마츠가 아니라고 해명을 할 시간도 주지 않은 이 녀석이 제일 나쁘다.게다가 여기까지 와서 갑작스레 "저 사실 카라마츠가 아니에여어-☆"라고 말할 수도 없다.무리,커뮤니케이션 장애인 무시하지말라고.

언제쯤 카라마츠가 아닌걸 들켜버릴까,긴장감과 공포로 두근두근 심장이 뛰고 있었다.심장이 그 기세로 입밖으로 나올것 같은 느낌에 침을 삼키려고 했지만,긴장으로 입 안이 쩍,말라 버렸다.하지만 물도 제대로 넘어가지 않아,어색하게 물을 머금고있었다.

카라마츠의 친구는 간장라멘 두개를 주문한 뒤,이쪽으로 몸을 돌렸다.


"이야~그보다 정말 오랜만이잖아!"

"그,그렇네"

"그치!일년쯤 됬으려나아?"

"그랬나..."

"아마?그런데 너 뭔가 캐릭터 바꾼거야?"

"엣?!"

"뭔가,동생의...무슨 마츠였더라...이치마츠군?이랑 비슷해진것같은데"

"에엣?!"


심장이 쿠웅,하는 것과 동시에 몸이 멋대로 스프링처럼 크게 튀었다.

"그,그런가?!"

"뭔가 분위기하고 말투가...라고 생각했는데,역시 그 반응은 카라마츠야!"


남자는"여전히 놀리는게 재밌네"라며 낄낄 웃은 뒤,전에 생긴 역앞 크레이프 가게의 얘기라던가,같은 반의 누군가가 결혼했다거나 등의 잡담을 떠들어댔다.

대단하네. 잘도 그렇게 말할수있고.

이쪽에서 입을 열면 무덤을 파는짓일 뿐이므로,적당히 맞장구를 치면서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 카라마츠의 친구는 "그러고 보니 말야"라며 비밀 얘기라도 하는 것처럼 목소리의 볼륨을 내렸다.


"너 아직도 그거 해?"

"그거?"

"그거말이야 그거,모른척 하지말라고?"


씨익,이를 드러내며 카라마츠의 친구가 웃는다.큰일이다.이런 깊은 화제에 들면 위험하다.

뚝뚝,이마에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지만,나 따위는 상관쓰지 않고 남자는 계속해서 말했다. 

"너말야,정말 인기였잖아"

"엣,"

"전에 같이 몇번 했잖아?그때부터 네 팬들이 꽤 생겼단 말이지~대단하다구!"

"...헤에"

"반응 차갑네~너 정말로 인기 있다고!네가 말한 카라마츠 걸즈였던가?아니 걸즈가 아니고 보이즈일려나"

"……"

"목소리가 좋다던가,움직임이 좋다던가,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던가,모두들 시끄럽다고~?"


뭔가 윗속이 들뜨는듯했다.

이번에는 다른 의미에서 심장이 뛰고있었다. 카라마츠 보이즈?목소리가 좋아?움직임이 좋아?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젠 싫은 예감밖에 들지 않는다.

"돈도 꽤나 잘 벌었잖아,다시 할생각은 없는거야?"


아아아~~~~역시.이제 알았다.알고 말았다.

즉 이렇다는건가,옛날부터, 고교 시절때부터 여러 카라마츠 보이즈들에게 엉망진창으로 안겨서 돈을 받고 있었다는건가.매춘,그런거였던건가.

어쩐지 처음부터 감도가 좋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미 누군가에 개발이 된 후였다는 건가?하아아~과연,이제야 납득이 갔다.

컵을 쥔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때문에 황급히 컵을 책상에 내려놨다.


"이제,안할거야"


생각보다 낮은 목소리가 나왔다. 작은 소리였지만, 카라마츠의 친구는 제대로 나의 목소리를 들은듯 깜짝 놀란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엣,그래?너도 좋아하던것처럼 보였는데..." 

좋아해?자지를?아니면 섹스를?아니면, 둘 다?


"절대로,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지,알고있어.뭔 짓을해도 기분좋다며 앙앙거리는걸.음란 그 자체지.


"모두들 즐거워했다고"


모두들.아아아아아아아,그렇습니까. 모두들. 모두들이라고.모두들.여러명이서 난교하고,


"……카라마츠, 왜 그래?"


팟,눈 앞의 남자를 쳐다본다.

내가 답을 하지않는것을 이상스레 생각했는지,카라마츠의 친구는 의아한 듯이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아니,잠시 딴생각을 좀."

"엣,내가 눈 앞에 있는데도,너말야~"

"하하..."

"손님,기다리셨습니다~"


아주머니의 싹싹한 소리와 함께 라멘이 나왔다.눈 앞에 놓인 라멘으로부터 뜨거운 김이 피어오르고 있다. 고소한 간장 냄새가 코를 근질였다. 

"우왓-기다렸어!잘먹겠습니다."

"...잘먹겠습니다..."


진한 긴장 탓인지, 모처럼의 라멘은 아무맛도 나지않았다.









*  *  *











깜빡, 눈을 뜨자 그곳은 언제나의 그 꿈 속이었다.


"여어,이치마츠"


내 눈 앞에 선 이치마츠를 바라보고 웃는다.이치마츠는 여느때처럼 가만히 미소 지은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멱살을 천천히 잡으며 씨익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아아아아아~이치마츠.이렇게나 너를 만나고 싶은 날이 오다니.

한껏 치켜든 주먹을 안면에 한발.방어하지 않는 몸에,멱살을 잡고 있던 팔을 뺀 뒤,또 한발. 그리고 또 다시 한번 안면에 주먹을 박는다.

아직 부족하다.절대로 부족하다.배를 무릎으로 찍고,휘청거리는 머리를 세게 잡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내장이 부글부글 들끓는다.어째서 이렇게 짜증나는지 알수없어,더욱 더 열받는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치솟는 목소리를 그대로 분출하며,쇠 파이프를 든 팔을 휘둘렀다.바닥에 구르는 몸을 몇번이나 쇠 파이프로 내려치면 뼈가 박살나는 듯한 둔탁한 소리가 주위를 울렸다.

 

"읏,ㅈ,좋아ㅎ...,카라"

"닥쳐닥쳐닥쳐닥쳐닥쳐닥쳐,닥쳐어어-!!"


쇠 파이프를 집어던지고,바닥에 뒹굴고 있던 칼을 움켜쥐어 이치마츠의 몸에 퍽퍽,박았다.짐승처럼 그르렁거리며,이치마츠의 배와 가슴을 난도질하는걸론 부족해서,힘껏 목을 꽈악,졸랐다.끼이이이이익─,이치마츠의 목에서 이상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쇠를 긁는듯한 소리가 고막을 진동했다.몇번을 때려도,몇번 죽여도 그저 웃고만 있는 이치마츠의 얼굴은,언제나와 달리 무척이나 괴로워보였다.



"힛,히히"


웃음소리가 절로 쏟아졌다.

항상 이 녀석을 때리면 개운했을 터인데,오늘은 전혀 좋지않았다.오히려 불쾌감이 내장속을 가득채웠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짜증나네짜증나네짜증나네짜증나네짜증나네짜증나네짜증나네짜증나네짜증나네짜증나네,

목이 죄여져.신음 할수도,호흡할 수도 없는 이치마츠의 눈에서 뚜욱,다량의 무언가가 쏟아졌다.눈물이다.

놀란 나머지,목을 조이는 힘이 풀리면,이치마츠는 힘겨운 표정으로 눈물을 주르륵,흘린 채 입술을 움직였다.


"좋아하,고 있었"

"........아아!!"


가슴속에서 뭔가가 폭발했다.이 녀석이 지껄이는 것이,듣기싫어.빨리 숨통을 끊어야한다고 생각한 손이 분노를 모두 담아 이치마츠의 목을 조였다.

이치마츠의 입술이 또 뭔가를 말하려는 듯 뻐끔뻐끔 움직여댔지만,무시하고 더욱 더 세게 손에 힘을주었다.

드디어 아무말도 하지 못하게 된 이치마츠를 질질 끌고,산의 정상에 버려두었다.

미소를 짓는 시체의 산 가운데 100번째의 이치마츠의 얼굴만 눈물과 고통에 젖어 있었다.











1000명을 죽여 영웅












오늘도 질질,고깃덩이를 끌고,이치마츠가 쌓인 산에 내팽겨친다.수북히 쌓인 산 위에 기어올라,그 꼭대기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여 폐속 가득히 담배 연기를 빨아들였다.후우,하며 연기를 뿜어내면 행복감이 신체를 가득 메웠다.

역시 힘겨운 일을 마치고 난 후의 담배 한대는 최고다.

예전보다는 피곤하지않게 되었지만.

역시 매일을 이렇게 살인을 반복하면,신체의 어디를 공격하면 숨통이 멈추는지는 대충 머릿속에 암기되었다.이걸 계기로 킬러라도 시작해볼까?


"하아-..."


둥실, 도넛 같은 모양을 한 회색의 연기가 공중에 떴다.


"……짜증나"


처음에는 헤실헤실 웃던 얼굴들뿐이었으나,최근엔 울고 있는 것들의 수가 급격히 많아졌다.그 때의 얼굴을 생각하면 신체 깊은곳에서 화악,하고 응어리가 꿈틀거렸다.난 그것을 표내듯,고깃덩이에 담배를 세게 지졌다. 파지직,하는 소리와 함께 담배의 불이 꺼지고 고기가 타는듯한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마츠노 이치마츠를 죽인 수, 오늘로 999명.





*  *  *





"이치마츠,할말이 있어"


카라마츠를 돈으로 산지 약 2년째.

항상 그렇듯,섹스가 끝난 후 옷을 껴입으면,평소와 달리,진지한 톤의 목소리가 등에 걸렸다.방금까지 헐떡인 탓에 원래도 낮은 목소리가 더 낮아져있었다.마지막은 신음이 아닌 거의 비명이었기에,역시 러브호텔로 간 것이 옳았다. 비교적 꽤 오래 된 우리 집은 큰소리를 내면 밖까지 울리니까 말이다.

그보다,그토록 심하게 안았는데도 의식이 있었네,그것도 그렇지만 먼저 말을 걸어 오다니,드물잖아.아니,사실 섹스 후에 말을 건넨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보라색의 파카를 입고,질척한 하반신을 침대 시트에 대충 닦은 뒤 팬티를 입는다. 어라 바지 어디갔지.


"이치마츠"

"난 할말없는데"


떨리는 목소리가 나에게까지 들렸지만,그것을 간단히 무시했다.

아,바지 찾았다.

바지를 입은뒤,지갑에서 돈을 꺼내면,침대 위의 검은 머리가 절레절레 좌우로 흔들리는 것이 시야를 스쳤다.그보다 그럴힘 있었어?조금더 무리시킬걸 그랬나.


"돈, 필요없어"

"뭐?"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얼빠진 목소리가 나왔다.뭔가를 잘못들었다고 생각했으나,나의 예상과는 다른말이 나와.작게 입술끝이 쥐가나는듯 했다.


"돈은 이제 받지않는다"

"...뭐,이제 공짜로 하게해준다고?하하...이제 진짜로 매춘부에서 걸레로 되버린거야?불쌍하네"

"틀려 "


아까까지 울었던 탓일까,빨갛게 퉁퉁 부은 눈을 문지르면서,카라마츠는 또 천천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지금까지 침대 위에서 이런 식으로 뭔가를 부정한 적이 없어서,당황해 말이 나오지않았다.

카라마츠는 몹시 삐걱이는 몸으로 침대에서 내려와 엉망으로 내던져진 가죽 재킷에서 무언가를 꺼내,다시 침대 위에 올라왔다.손에는 갈색봉투를 들고있었다.쿠소마츠는 침대 위에서 정좌한 채 가벼운 그것을 나에게 내밀어 왔다.


"이거 돌려주겠다"

"이게뭐야"

"네 명의의 통장,지금까지 네게서 받은 돈들이야.현금으론 너무 많은 액수라,전부 여기에 넣어뒀어 "

"...뭔 생각이야"

"난 이제 이치마츠랑 섹스하지 않아."


섹스하지 않는다.그 말이 콰직,하고 예상 밖의 무게로 나를 짓눌러왔다.

입 안이 바짝 말랐다.목 안쪽이 꽈악,거리며"어째서"라는 말로 가득찼다.

언제나 안쓰럽게 멋있는척하는 얼굴도,언제나의 멍청한 그 얼굴도 아니었다.감정이 모두 빠진 인형 같은 얼굴로,카라마츠는 몇번 말없이 입을 열고 닫은 뒤 크게 다짐한듯 숨을 들이마셨다. 


" 좋아하는 사람이,있어"


"그래서 이젠 하지않아"라는 말이 어딘가 멀리서 들려오는듯했다.눈앞이 새하얘졌다.큰 돌로 머리를 맞은듯 머릿속이 터져나가는듯한 충격이 서려,

눈앞의 시야가 흐려졌다.


좋아하는 사람.

쿠소마츠가,좋아하는 사람?

그 말의 의미를 뇌가 드디어 인식한 순간,신체 깊은곳에서,무언가가 꿈틀대던것이 결국 폭발했다.그 충격 그대로 카라마츠의 어깨를 짓누르고 그 몸을 도망가지 못하게 힘을 꽉,주었다.

퍼억,뺨에 한번.어째서 카라마츠를 때렸는진 모르겠다.손이 마음대로 내 의사와는 관계 없이 움직여댔다.카라마츠에게 진심으로 힘을줘 손찌검을 한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꿈과는 달리 때린 손이 천천히 아프고 뜨거워져,이질감이 느껴졌다.무표정으로 바라보아지는 시선이 아팠다.

손이 떨린다. 치솟는 감정을 멈추지도 못한채, 빗물이 중력에 따라 떨어지는,그래 눈물이 카라마츠의 몸 위에 떨어졌다.


"울지말아줘,이치마츠"

"안 울어"

"울고있잖아"

"울고있는건 네 쪽이야"

"그런가"

"그래"


어깨를 잡은 손에 꽈악,힘이 들어간다.힘조절 하는게 힘들다.


"저기,누구야,좋아하는사람 이란거."

"그걸 들어서 어쩔생각이지?"


확실히.이 녀석의 좋아하는 사람을 알아봤자,어떻게 할수도없다.이 녀석이 어디에 있든,다른 누군가와 무엇을 하고 있든,나놔는 전혀 관계 없다.그저 내킬때 마음대로 안을수있는 고기변기가 없어지는것 뿐.그래,그 뿐이다.

질문에 답하지 않자.녀석은 하아,하며 작은 한숨을 흘리며 나를 올려다 보았다. 


"이치마츠,너도 잘 아는 사람이다"

"..."


나를 바라보는 검은 눈동자 속에는 분명히 내 모습이 비춰졌으나,보고있는 것은 내가 아니다.밑으로 깔렸을 때의 공포로 흐려진 색은 온데간데 없이,그저 순수한 색만이 맴돌았다.

잘 아는 인물?우리가 아는인물이라면.혹시 토토코쨩?

아니,토토코쨩이라면 이렇게 빙 돌려서 말하지 않을 것이다.우리가 아는 여자는,토토코쨩 밖에 없고.

혹시 남자인가,남자?그렇네,너 고등학교 때부터 자지를 좋아하는 변태 고기변기였으니까.

그래서,대체 누구야.설마,형제중 한명인것일까?가장 가능성이 있는것은 오소마츠형이다.그 녀석, 늘 카라마츠한테 끈적하게 붙어있고,아니 카라마츠에게 질척하게 붙어있는걸로 치면 토도마츠도 그렇다.쵸로마츠형은 당당하게 카라마츠를 키워주겠단 선언도 했었고,쥬시마츠는...아마 아니야.쥬시마츠 외의 누군가다.혹시 하타보일까?

잠시,이 녀석 치비타랑 친하잖아.치비타?에?그래?치비타라고 하면 어떻게되는거야?집에서 나가는거야?내 얼굴은 이제 보기도 싫으니까?이젠 보지도 않을거니까 속이 후련해?그건 그렇네.강간범에다 친형의 몸을 돈으로 사버리는 남자니까,나는.

아니,이상하잖아.네가 없어져서 속이 후련해지는것은 오히려 이쪽이라고.

빨리 나가라고,라고 말하려던 입은"관두는게 좋을텐데"라며 정반대의 말을 토했다.


"너 같이 안쓰러운 녀석,아무도 상대안해줄텐데 "

"그렇네,다들 뼛속까지 아프다고했으니"

"그럼 더더욱 무리잖아"

"그래도,한번 내 마음을 전해주고싶어"

"무리라고"

"나도 포기하려고했었어.분명 싫어해,라는 소리도 들었었지.하지만 그 녀석 항상 혼자서 슬픈 얼굴을 하니까.내버려 둘수가없어.그러니"

"무리라니까!"


카라마츠의 말을 더이상 듣기가 싫어,크게 소리질러 가로막았다.평소 같으면 멍청히 겁을내고 있을 카라마츠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놓아줘,이치마츠"

"...싫,어"

"어째서"

"싫어"

"그러니까,어째서인가"

"몰라"

"모른다니 무슨소리야.이돈을 받고 내 위에서 비키면 되는것이다.그뿐이야"

"...읏...못해....." 


할수없다.비키면,카라마츠는 다른곳으로 가버린다.내 손에서 빠져나갈 것이다.싫어.그런 거 싫어,싫어?왜.어째서일까.

나는 이 녀석이 싫다.

싫어서,성욕처리로 사용했다.

싫어서,여러 추한짓을 시켰다.

싫어서,그녀석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싫었다면,어째서 이 녀석을 멀리하지 않았을까.어째서 돈을벌면서까지 이녀석과의 만남을 이어갔을까.몰라,정말로,모르겠어.뚝뚝,눈물이 떨어질때 마다 마음속 얇게 덮혀진 껍질들이 하나씩 벗겨지는듯했다.


"부탁해,이치마츠"


카라마츠가 웃었다.


"네가 이 돈을 받아주지 않으면, 나는 앞으로 나아갈수없어."










*  *  *











찔꺽찔쩍,질척이는 엉덩이에 허리를 밀어 붙였다.

엎드린 자세로 베개에 얼굴을 묻게 하고,그 머리를 꾸욱하며 눌렀다.숨쉬기가 어려운건지.고통스런 신음 소리가 베개 틈으로 들려,나는 더욱 더 머리를 짓 누르는 손에 힘을 세게 주었다.


"하하...이럴수록 더 단단해지잖아 히힛,너말야 혹시 도M?"

"읏,....아.....아!히잇,"

"이렇게나 내 자지 좋아하면서,이봐 나 이외의 다른 녀석에게 안겨서 만족할수 있겠어?응!?말해보라고!"


역시 죽으면 곤란하니까,머리채를 잡아 머리를 들어올렸다.투둑,세게 쥔 손에,몇가닥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소리가 나는 것에도 상관없이,그대로 몸을 들어올렸다.꾸욱,하반신을 강하게 부비며,등.턱을 붙잡아 쓰러지지 않도록 고정했다.목덜미를 물어뜯으려 이를 세웠지만 카라마츠는 힘없이 소리를 낼 뿐이었다.

몇번이나 괴롭혀진 엉덩이구멍은 아까보다 헐렁하며 느껴지는 압박도 약해졌다.자지를 빼면 부드러운 연한살에 스쳐 기분이 좋았다.질척한 엉덩이 속을 다시 꿰뚫어,카라마츠의 안속에 정액을 싸질렀다.

사정하는 쾌감에 부르르.몸을 떨고,나는 겨우 카라마츠에게 자지를 뺐다.쉬지 않고 몇번씩이나 싸버렸던 탓에 카라마츠의 엉덩이와 함께 나의 하반신도 정액으로 질척질척해졌다.


"하아...하아..."


숨이 찼다.풀코스 마라톤을 달린것 처럼,요동치는 심장을 가라앉히고,이마에 흐른 땀을 닦아냈다.

솟아오르는 감정을 그대로 받아버린 몸은 미동도 없었다.뭐,죽여버리지 않은것만큼은 장하다고 생각했다.


"너만이,앞으로 나아갈수 있다고 생각하는거야?넌 더러워.나랑 똑같이 말이야.밑바닥에서 기어다니는게 어울리는 쓰레기라고."


침을 토하듯이 흘리는,쓰러진 고기에게 말을 걸었다.언제나 들려왔던 대답이,오늘은 없었다.눈이 힘없이 닫혀있었다.기절한것일까.

아직 몸 속을 기어다니는 불쾌한 뭔가가 쿵쿵거리며 뛰어다녔지만.더이상 체력에 한계가 왔다. 카라마츠의 얼굴도,모습도 이제는 보고 싶지않아,급히 몸을 씻고 옷을 입었다.카라마츠가 나에게 내민 갈색봉투와 지갑에서 빼낸 유키치(만엔)를 침대 위에 내팽개치고는 도망치듯 호텔을 나왔다.






 




*  *  *









호텔을 나온 시간은 오후였다.하지만 돌아갈 기분이 들지않아,공원에서 그저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해가 진뒤에서야,발을 옮겼다.태양이 마지막 빛을내고 있었다.붉은 햇살을 짊어지고 대문을 열면,넓은 현관엔 갈색의 구두 한 켤레가 적당히 널부러져 있었다.나도 구석 쪽에 적당히 구두를 벗어 던져,거실로 얼굴을 내밀면 여섯쌍둥이 중에서도 최고의 쓰레기를 추구하는 킹 오브 쓰레기의 오소마츠형의 모습이 보였다.

흘끗,하고 경마의신문을 보던 시선이 나를 쳐다보았다다.빨간빛이 내리쬐는 방 안, 빨간색의 파카가 석양 속에 녹아드는듯했다.


"오~어서와"

"다녀왔어"


너도 할래?오소마츠형이 자신의 담배를 내밀었다.웬일로.이 장남이 자신의 담배를 누군가에게 내밀다니.세상이 반쪽으로 갈라지려나.

하지만 나,오소마츠형이랑 담배취향 안 맞는데,그래도 기껏 준거니 고맙게 담배를 받았다.

탁상을 사이에 건너 편에 앉은,오소마츠형에게서 받은 담배를 물어.라이터로 불을 붙였다,평상시와는 다른맛의 연기를 들이켰다.


"카라마츠랑 같이 안왔어?"


사륵,경마의신문을 넘기며 태연하게 나온 말에 흠칫,시선을 돌린다. 신문에 가려진 장남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같이 안있었는데,왜"

"그래?너 매일 카라마츠랑 같이있었으니까."

"하아?무슨소리야"

"글쎄,카라마츠랑 살 부비면서 놀고있던거 아니었어?예를들면 러브호텔같은데 가서"


신문의 가장자리 뒤로 살짝보이는 그 눈이 무서워져.엉덩이를 들어 일어서려 했지만,온몸을 짓누르는 공기가 너무 무거워서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도망치게하지 못하려는듯한 위압감이 따끔하게 피부를 자극해 무심코 얼굴을 찌푸렸다. 아아,이 눈 장남이 화났을때의 그눈이다.


"……쿠소마츠가 뭔가 말했어?"

"아니이~그녀석 아무것도 말안하던데."

"지금 떠보는거?"

"으음-그것보다,어느날부터 갑자기 너희 이상해지기 시작했다고,뭔가 있을거란 생각은 매일 했었어"

"언제부터 "

"몇년 전,큰 태풍이 왔을때,그때부터"


진짜로?처음부터 다 알고있네,라는 말이 나올뻔한걸 어떻게든 막고,미간을 찌푸렸다.

후우-,하며 오소마츠형이 뿜은 연기가 거실을 두둥실 돌아다녔다.


"그래도말야~돈을 내면서,형제끼리 섹스라니,생각지도 못했는데,동정인게 그렇게 슬펐던거야?"

"어떻게 알았어"

"엣,정말로 오랫동안 동정이었던 한의 결과야?정말?"

"틀려,그게아니야"

"아아,네에-네에,저번에 목욕탕에 갔을때,봐버렸거든 카라마츠 말이야."


여기,하고 쇄골과 가슴의 중간 부근을 가리키고 있었다.

섹스중에 카라마츠의 몸을 무는게 버릇이 되어,잇자국이 멍으로 남은것일까.평소같으면 힘을 잘 조절해 티가나지않는데,그 때는 씹는 힘을 너무 주었던 나머지 흉터로 남았던 모양이다.정말이지 운이 나쁘다.


"별로말야,너희들이 무슨 플레이를 하던 횽아,암것두 신경안쓴다구~"

"……"

"그거야,뭐,쌍방이,합의를,했을때의,이야기,지만" 


단어를 하나씩 끊어말하는 날카로운 어투에 기가 죽었다.목에 큭,새된 소리가 나왔다.신문의 끝에서 보이는 눈은,오소마츠형이 진심으로 화가났단 증거이다.째려보는 눈빛의 살기가 내 몸을 바닥에 짓눌러 움직이지 못하게된다.뱀에 의식된 개구리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평소에 그렇게나 바보같이 활짝 웃고있던 사람이 감정을 뿌리째 잃어버린 듯이,무표정을 지을때의 박력은 굉장한 것이었다.

무서워.

오소마츠형은 누구보다도 형제를 사랑한다때문에 그 형제중 누군가가 다치면,가만히 있는 남자가 아니다.가해자는 일절 우리 형제에게 손을 대지 않도록, 문답무용으로 제재를 내린다.비록 그것이 오소마츠형이 사랑해 마지않는 동생이어도.

몸이 떨렸다.담배를 쥔 손이 공포로 덜덜 떨렸다.오소마츠 형은 잠시 무표정으로 나를 본뒤,어깨를 내리고 큰 한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살기가 풀려,어깨를 짓눌렀던 위압감이 사라졌다.다행이다,라고 생각하며 뱉어낸 숨은 떨렸다.신문을 적당하게 구기는 모습은 언제나의 쓰레기인 오소마츠형이다.


"뭐어.별로 때리려는게 아니니까,떨지마"

"……..별로"

"일단 말이지,억지로 하는거라면 그만둬.진심으로,동생이 일란성의 여섯 쌍둥이인 형을 근친상간인 동시에 강간,매춘이라니...대체 몇개의 죄를 동시에 저지르는거야"

"별로,자위같은거고"

"……너,카라마츠한테도 그렇게 말했지?"

"말했는데"


오소마츠형은 한쪽 눈썹을 꿈틀거리며 한숨을 쉬곤,재떨이에 담배를 비벼껐다.


"조금은 상냥하게 대해달라고,최근 그녀석 기운 없으니까.불쌍하지도 않아?"

"?그런 기색 한번도 못봤는데,그녀석"

"그렇게 보여?"

"아무리봐도,평소랑 똑같이 안쓰럽잖아"

"흐-음"


오소마츠형의 표정이 일순,굳었다.순간적으로 살짝 나온 살기에 다시 긴장을 취했지만,풍선에 공기가 빠지는듯한 얼굴을 하며 다시 표정이 돌아왔다.다음으로 나온 얼굴은 평소와 같은 능글거리는 미소였다.살기는 없다.그 변화에 오히려 더 소름이 돋았다.

"뭐 됐어.그럼 여기서부터 본론!"

"본론?"


고개를 갸웃거리자 오소마츠형은 웃는얼굴로,허리를 일으켰다


"저기,나 어때?"

"……뭐?"



투둑,담배에 신경을 떼고있어,담뱃재가 바지에 떨어지고있었다.황급히 재떨이에 담배를 찌부러트렸다.


"에?하?무슨소리야?"

"그러니까 말이지,돈내고 하는거라면 나도 해줄수있다고?카라마츠랑 같은얼굴이잖아"

"뭐?싫어"

"에에~어쨰서!나도 돈줘!"

"싫어"

"어째서 난 안되고 카라마츠만 되는거야~?"

"별로,카라마츠만 되는게 아니..."

"그럼 나도 좋잖아~?"

"싫어"

"그럼 쵸로마츠는?"

"지금 쵸로마츠형 얘기는 왜나오는건데"

"쵸~로~마~츠~느~은~?"

"…싫어"

"그럼 쥬시마츠나 토도마츠는?"

"싫을게 당연하잖아"

"너 말아,그 의미,제대로 생각해본적 있어?"


오소마츠형이 나를 정면에서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오소마츠형의 말을 계속 머릿속에서 굴리고있었지만,솔직히 무슨소린지 모르겠다. 그 의미?그 의미라니??어떤의미를 제대로 생각하고 있냐는거지?

식은땀이 등골을 타고 내려왔다.뭐라고 답해야할까.이 분위기라면 내가 무언가를 답할 때까지 오소마츠형은계속 기다릴 것이다.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섣불리 대답한다면 또는 답을 틀린다면 제재가 있을것이다.이럴때에 답은 하나밖에 안 정해져있겠지.

오소마츠형은 안되고 카라마츠는 되는이유?

이제 그런 거,카라마츠가 싫어서 라는 답 밖에 할 수가 없다.싫어하는 녀석에게 화를풀며 깔고앉아,우월감을 얻는다.끝.평소에도 싫다고 매일 말했잖아.하지만 그대로 말을하면 오소마츠형의 제제가 날아올게 분명하다.

장남이 바라는것은 다른대답일것이다.

다른답이라니 대체뭐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뭐야 정말.오늘 무슨날?액일인가?

제발 누구라도 좋으니 집으로 돌아와줘,정말로,모두들 이 시간이 되면 다들 돌아오잖아!?하필 이럴때에만!

따르릉.따르르릉.몇분의 침묵을 찢은 전화소리가 현관에서 들려나왔다.

일부러 전화를 무시하는것인지,아니면 들리지 않는것인지 오소마츠형은 나를 바라본 채 움직이지 않았다.하지만 이 절묘한 타이밍으로 찾아온 기회를 차버릴수 없었다.



"오소마츠형,전화..."

"……"

"전화,울리고 있는데..."

"……"

"뭐..뭔가 중요한거 일지도 모르잖아. "


계속해서 따르릉,울리는 소리가 드디어 신경에 걸린것인지 오소마츠 형은 장난꾸러기였던 시절을 생각나게하는 표정을 지은 동시에 이질적인 대사를 뱉었다.


"이치마츠.도망치지 마"


도망칠수 있을리없잖아.댁 때문에 허리가 삔것같은데

거친 발소리가 방을 빠져나간다.한순간 찾아온 휴식에 털썩,바닥에 누워 크게 호흡을 내쉬고 뱉고를 반복했다.머지않아 쿵쾅쿵쾅 복도를 울리는 소리가 들려 제빨리 몸을 일으켰다.

쾅,하고 열린문 밖으로 서있는 오소마츠형의 얼굴은 창백했다.


"어이,빨리나와!"

"왜그래,싫어"

"카라마츠가 "

"쿠소마츠의 일이라면 더 싫어"


아,라고 생각했을 때에는 이미 뺨에 주먹이 박힌 상태였다.

그 기세에,바닥에 나뒹굴었지만 오소마츠형이 나를 때린 그 손으로 이번엔 멱살을 잡아 나의 상반신을 들어올렸다.

올려다본 얼굴은 오랜만에 보는 오소마츠형의 절박한 얼굴이었다.


"카라마츠가 사고를 당했다고"















오늘 오후 5시 30분경, 아카츠카구 아카츠카 역 앞의 도로에서, 횡단 보도를 보행하고 있던, 마츠노 카라마츠 씨가 대형 트럭에 치였습니다.복부,전신을 강하게 받아 아직,의식불명의 중태입니다.


아카츠카 경찰서에 의하면, 현장은 편도 1차선의 신호가 있는 사거리에서 음주운전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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