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이 넘었으니 이쯤되면 날이 좀 선선해져야 하는데, 요 며칠 유난히 날이 덥고 습했다.

어째서일까, 지구 온난화 때문일까? 지구 온난화 때문에 북극곰이 죽어가는, 그런걸까..?

아니, 그런 사소한게 아니다.

“온다.”

“무엇이?”

“코노마마-Day가.”

근데 님들 진짜 이젠 더 이상 뭘 만들게 없어요.

아니 솔직히 매 계절마다 나가서 꽃 배경으로 사진 찍어오지.

사진 찍으면서 수목원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영업 하고오지

퇴1사했다고 일본에 사에 데려가서 사진 찍어오지.

겨울엔 게로게로키친 대회 참여해서 음식 만들지, 진짜 할 수 있는건 다했음.

게다가 씹레는 더 이상 뭘 내지도 않는데 어떻게 해야 사에를 즐겁게 해줄 수 있죠? 뭘 더 하죠?

더 이상 사에를 즐겁게 해줄 수 없는데, 프로듀서 실격 아닐?까? 

이제 그만 이 일을 접어야 하는걸ㄲ…

아니지. 생일날 꼭 즐거울 필요가 있을?까?

모두가 사에를 행복하게 해주니까 누군가는 바란스를 맞추기 위해서 사에를 곤란하게 하면 되는거 아닌?가?

그게 [일본 제2의 도시]바나나라면..?

[이해로부터 가장 먼 감정]바나나라면..?

[아이돌 하려구 교토에서 OO까지 올라온 여자여요? 저는. 의 OO] 바나나라면..? 

코바야카와씨가 정말정말 좋아할 것이 눈에 훤하답니다. 

그러면 후다닥 만들어봅시다.

맨날 일본 가는 갤럼들은 잘 알겠지만, 도쿄바나나는 바닐라 향이 나는 스펀지 케이크 안에 바나나 필링이 들어있는 구조로 되어있읍니다.

안에 들어가는 바나나 필링은 간단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고, 밖에 있는 스펀지 케이크는 오븐이 없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사에는 핫케익을 좋아한다는 설정이 있는데, 이게 생각보다 자주 언급이 되는 꽤 중요한 설정이어요.

전철변태단 (6차 쓰알) 에서도 친구들과 함께 녹차 핫케익을 먹으러 가는 중에 P가놈을 만난거랍니다.

그러니까 외부 틀이 되줄 스펀지케이크 대신 핫케이크를 구워서, 그 안에 필링을 넣고 바나나 형태로 잘 말아주도록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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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바나나 필링부터 만들어봅시다.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바나나 2개 반 : 직접 먹을거니까 살짝 갈변된게 더 달고 맛있습니다.

설탕 20g : 사에가 흑당을 좋아해서, 흑설탕에 시나몬 파우더를 넣은걸 썼음. 

추가로, 달걀 노른자, 옥수수전분 (감자전분, 고구마 전분으로 대체 가능) 6g, 우유 100mL만 있으면 됩니다.

여기에 추가로 바닐라 익스트랙트가 들어가면 좋은데 가끔 @갤요리 만들자고 바닐라 익스트랙을 사는건 좀 낭비같음.

이럴땐 냉동고에 있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한스쿱 넣어주면 됩니다.

제일 처음 하는 작업이자, 제일 중요한 작업은 바나나를 잘 으깨주는겁니다.

어차피 나머지 것들 다 섞어주는게 끝인데, 이런저런 가루들 들어가면 잘 안섞임.

다음엔 설탕 / 달걀노른자 / 옥수수 전분 / 우유를 넣고 가루가 다 녹을때까지 잘 섞어주면 됩니다. 

채로 한번 걸러주고, 중-약불로 점도가 생길 때 까지 끓여줍니다.

대충 요정도 텍스쳐면 됩니다.

맛을 보고 단맛이 덜하다 싶으면 설탕을 좀더 넣으십쇼. 

그 다음엔 30분 정도 냉장고에서 식혀주면 됩니다.  

필링은 다 만들었으니 이번엔 스펀지 시트를 만들어봅시다.

베이스가 되는건 모리나가 홋카이도 핫케익 믹스인데, 저어가 일뽕은 아니지만 갓뚜기꺼에 비해서 확실히 이게 더 맛있읍니다. 이거 쓰셈.

계란 1개, 우유 100mL, 그리고 버터를 4g정도 넣어주면 더 좋습니다.

여기에 바닐라맛을 추가하기 위해 투게더도 한스쿱 넣어줄겁니다. 

마찬가지로 잘 섞어준 다음, 후라이팬을 예열하고 식용유 조금, 그리고 버터를 조금 넣어서 코팅을 해주고 닦아냅니다.

저어는 시트를 돌돌 말건지라, 오직 이거를 위해서 다이소 가서 오천원짜리 네모네모 팬을 샀슴.

그 담엔 핫케익 잘 구워주면 됩니다. 각 면마다 약불에서 4분정도면 잘 익는데, 지금와서 하는 얘기지만 좀더 얇게 부쳤어야 했음... 

이제 시트에 필링 넣고 말아준 다음 자르면 끝인데

앗

에리야 짜르지 마라. 그거 아니다.

내가 참고한 비쥬얼 : 도쿄바나나

실제 나온 것 : 부리또

랩으로 양쪽 잘 말아준 다음에, 냉동실에서 30분 ~ 1시간 정도 굳혀줍시다.

너무 비슷하게 잘 만들어서 구별을 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왼쪽이 판매중인 도쿄바나나 실물이고 오른쪽이 제가 만든겁니다. 

잘라보니까 단면은 생각보다 비슷한데..?

정말 놀라운건, 그리고 열받는건 맛이 의외로 거의 비슷하다는거임. 

이제 와이프 불러옵시다.

"와, 정말 먹음직스러운 치쿠와여요. 생일날 치쿠와라니, 정말 로맨틱하답니다."

아니야 여보... 그게... 그... 도쿄..바나나를..만든다는게... 좀 잘 안되서...

내가 이럴줄 알고 진짜도 사왔어... 이번 생일은 이걸로 넘어가고, 겨울에 또 맛있는거 만들...

부족한 퀄리티임에도 마음이 넓은 (구체적으로 78만큼) 와이프가 좋아해주어서 정말 다행이어요.

사에항, 열 네번째 맞는 열 다섯살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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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코노마마데이는 그 주에 일이 많고, 당일날도 반차쓰고 정시퇴근이라는 사소한 찐빠가 있어서 준비를 예전만큼 못했읍니다만

그래도 언제나처럼 일년 중 가장 즐거운 날임에는 변함이 없답니다.

교토 아가씨 코바야카와 사에를 많이많이 사랑해주시구, 다음엔 우리 XR때 또 만나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