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인 지위가 낮은 무능력한 한 남자가 있다.

이 남자에게는 자식이 있다. 그는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열등감을 집에 와서 자식에게 푼다.

"너 같은 게 왜 태어나가지고", "개x끼가 공부 안해?"

자신의 실패한 인생을 자식으로 메꾸기 위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오늘도 어김없이 고함을 친다.

평생을 아빠로부터 비난과 무시를 당하던 자식은 성인이 되고 나서 어느 순간 진실을 알게 된다.

'다른 집은 안 이러네? 우리 집만 이랬던 거야? 왜? 사실은 훈육이 아니라 정서적인 가정 폭력이었어?'

자신이 비극 속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기도 하고, 사실은 사랑하니까 그랬던 건 아닐까? 회피도 해본다.

그러나.. 결국에는 끝내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어릴 때 받았던 상처가 아물지 않는 자식은 인내의 한계를 느끼고 아빠에게 가서 말한다.

"그때 나한테 왜 그랬어?", "사랑이 아닌 가정 폭력이었잖아!", "아빠가 나한테 뭐라 말했는지 알아?"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자식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기억이 안 난다", "나도 힘들었다", "네가 말을 안 들은 거다"

인정하지 않는 아빠를 보며 자식은 어이가 없었다. 게다가 오히려 자식 때문에 자신이 힘들다고 말한다.

'내가 당한 고통은 몇 배 더 큰데 겨우 이거 가지고 힘들어해? 그러면 난 뭔데?'

그는 아빠와 대화하는 것을 포기했다.

시간이 흐른 뒤... 가난한 부모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못 받은 자식은 알바를 할 수밖에 없었다.

"어서 오세요"

반복적이고 지겨운 알바. 하지만 돈이 없으니 할 수밖에 없었다.

저 멀리서 행복하고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고 있는 가족.

서빙 중 손님과 눈을 마주치게 된다.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손님의 얼굴에는 여유가 넘치는 반면 그의 얼굴은 땀에 젖어 피곤이 가득하다.

연애도, 결혼도, 집도... 모든 걸 포기한 그는 손님을 보고 비로소 뼈저리 느낀다.

"도대체 왜.. 나만.."

그들은 결코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불행하고 결말조차 배드 엔딩인 이 시나리오를 쓴 작가는 아빠다.

가족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아빠라고 생각하지 말고 한 남자로 보아라.

당신은 잘못한 거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