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공급 확대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시장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3구와 한강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사상 최고가 거래가 연이어 발생하며 '패닉바잉(공황 매수)'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다섯째 주(9월 2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7% 상승해 4주 연속 상승 폭을 키웠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뿐 아니라 성동, 마포, 용산 등 주요 지역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3차 전용 82㎡는 60억 원(이전 거래 대비 5억 원 상승)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서초구 신반포2 68㎡(39억5000만 원), 서초푸르지오써밋 74㎡(33억 원) 등도 잇따라 신고가를 기록했다. 송파구 장지동 위례아이파크 87㎡는 17억5000만 원에 거래돼 50일 만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한강벨트 주요 지역에서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마포자이 113㎡는 26억5000만 원, 서울숲리버뷰자이 84㎡는 25억3000만 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광진구 광장동 현대파크빌 84㎡는 20억4500만 원에 거래돼 '20억 클럽'에 합류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단순한 투기 수요라기보다 "규제 강화 전 '똘똘한 한 채' 선점 심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강벨트나 강남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논의 대상에 오르면서, 매수자들이 '지금 아니면 기회를 놓친다'는 불안감에 움직이는 것이다.
서울 인접 수도권 지역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과천, 성남, 하남 등은 서울의 수요를 흡수하며 일부 단지가 서울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노원·도봉·강북 등 비강남권은 거래가 부진하고 호가만 높은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시장 상황을 '전반적 과열'이라기보다는 국지적 과열 국면으로 진단했다. 특정 지역과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몰리며,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가격 급등을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자산관리학과 교수는 "마포·성동·광진 등은 아직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았고, 공급 물량도 적어 수요자와 투자자가 집중되는 구조"라며 "이런 지역들은 정책적 학습효과로 인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강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윤수민 NH농협금융 부동산전문위원은 "단기 급등세가 이어진 만큼 향후 가격 조정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며 "추격 매수 수요가 줄고, 물가 불안과 경기 둔화가 지속될 경우 일부 지역은 되돌림 현상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실수요자 중심의 거래는 유지되겠지만,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는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거래량은 지난해 대비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올 하반기 들어 대출 규제 강화와 공급 확대를 병행하며 시장 안정에 나섰다. 하지만 강남·한강벨트 등 인기 지역은 정책 효과가 제한적이다. 부동산 시장이 '양극화' 양상으로 흐르면서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단기 규제에만 의존하기보다, 중장기 공급 체계 확충과 세제·금융 정책의 균형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 확보가 시장 신뢰 회복의 핵심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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