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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카메라 출시 100주년··· '카메라 넘어 사진의 역사 기록한다'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1.15 19:17:20
조회 2405 추천 2 댓글 4
[IT동아 남시현 기자] 현대적인 135 포맷 카메라의 시대를 연 라이카(leica)가 올해로 35mm 필름 카메라 출시 100주년을 맞는다. 1849년 칼 켈르너(Carl Kellner)가 설립한 라이카의 전신, 옵티셰스 인스티투트 설립 기준으로는 176주년에 해당한다. 라이카는 초기에 현미경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1865년 에른스트 라이츠 1세가 입사하며 이후 에른스트 라이츠 옵티셰스 베르케로 이름이 바뀌고, 1905년 카메라 본체를 위탁 생산하는 방식으로 현대적인 카메라 사업에 뛰어든다.


독일 베츨라 라이카 월드에 전시된 라이카 카메라 1A 모델, 1925년 출시된 제품이다 / 출처=라이카



한편 1911년, 오스카 바르낙이 에른스트 라이츠 사 현미경 부서에 연구책임자로 합류한다. 취미 사진가인 그는 유리판을 필름으로 쓰는 카메라를 대신해 영상 용도로 쓰이던 135 포맷을 스틸컷 카메라로 개조한 ‘우르 라이카’를 직접 개발한다. 우르 라이카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에른스트 라이츠 2세는 이를 상용 모델인 라이카 I으로 대량생산하기로 결정했고, 1925년 라이프치히 춘계 박람회에서 최초로 카메라를 공개한다.

135 포맷 영상용 필름의 폭은 18x24mm로 수직으로 통과하는데, 오스카 바르낙은 이를 두 배로 늘려 24x36mm로 촬영하도록 개조했고 이후 모든 라이카 카메라가 이 치수를 기준으로 삼는다. 해당 필름의 규격은 현재도 필름 규격으로 그대로 쓰이며, 현대에서 ‘풀프레임 카메라’라고 하는 디지털카메라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즉 라이카 I의 출시 100주년이면서, 현대적인 35mm 풀프레임이 상용 목적으로 쓰인지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상용화 100주년 맞은 35mm 필름 포맷, 라이카도 행사 준비에 한창


라이카 카메라 AG는 사진의 역사 100주년을 기념하고자 ‘라이카 100주년 - 세기의 목격자’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2025년 한 해 동안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진행한다. 가장 큰 행사는 현지시각으로 오는 6월 25일 베츨라 대성당에서의 오케스트라를 시작으로, 26일 라이츠 파크의 기자회견 및 세바스치앙 살가두(Sebastião Salgado) 전시 개막, 라이너 홀제메르(Reiner Holzemer)가 감독한 ‘세기의 목격자(A Century of vision)’ 다큐멘터리 개막식 등이 열린다. 27일에는 라이카 시리즈 0 스페셜 에디션 자선 경매와 워크숍, 강연 등이 준비돼 있다.


라이카 카메라 100주년 기념 로고 / 출처=라이카카메라코리아



카린 렌 카우프만(Karin Rehn-Kaufmann) 라이카 갤러리 대표 겸 아트 디렉터는 “1925년 라이프치히 춘계 박람회에서 처음 공개된 라이카 I은 거리 사진, 다큐멘터리, 유명 사진들의 탄생이었다. 라이카 카메라는 현대 사진 저널리즘에서 필수적인 도구가 되었고,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엘리엇 어윗, 로버트 프랭크 등 많은 작가들이 라이카를 통해 이야기하고, 인류의 중요한 문화와 순간을 보존한다”라면서, “카메라는 오래 지속되는 유산이며, 오늘날 모든 카메라에서 라이카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이제 우리는 100주년을 축하하며 전 세계의 청중들과 이를 공유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조엘 메이어로위츠(Joel Meyerowitz, 좌측 상단)와 라이너 홀제메르(Reiner Holzemer, 우측 상단), 카린 렌 카우프만(Karin Rehn-Kaufmann, 아래)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 출처=IT동아



라이카 명예의 전당 수상자이자 세계적인 미국의 사진작가 조엘 메이어로위츠(Joel Meyerowitz)는 “1963년에 처음 라이츠 카메라를 샀을 때, 내 시선은 하나의 목격자가 된 느낌이었고, 내 삶에 의미 있는 시각을 부여했다 나는 카메라라는 선물을 통해 내 삶과 나 자신, 세상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많은 것들을 사진과 연결시킨다”라며 짧게 소회를 밝혔다.

이어서 “최근에는 런던에 거주하며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바바라 데이비슨과 같은 젊은 사진작가들을 많이 만난다. 사진은 작가들만의 언어이고, 각자만의 세상을 보는 눈을 공유한다. 바바라 데이비슨의 사진만 보더라도 내 사진과 다른 그녀만의 정체성, 성격, 방식이 보이며, 세상에서 자신을 이해하려는 열정을 본다. 오늘날 사진이라는 도구는 사용자의 페르소나와 일치한다”는 뜻을 공유했다.

한편 조엘 메이어로위츠와 바바라 데이비슨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라이카 갤러리에서 사진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대화재로 갤러리가 일시 폐쇄돼 전시 공연도 연기됐다.


라이카는 오는 6월, 라이카 카메라 출시 100주년을 맞아 라이너 홀제메르가 감독한 ‘세기의 목격자’ 다큐멘터리를 독일 베츨라에서 공개한다 / 출처=라이카



라이너 홀제메르(Reiner Holzemer) 감독은 이번 기자간담회를 통해 100주년 기념 관련 다큐멘터리 티저 영상을 처음 공개했다. 라이너 홀제메르(Reiner Holzemer)는 “25년 전 열린 매그넘 포토스 회의에서 처음으로 촬영허가를 받은 순간을 잊지 못한다. 필립 존스 그리피스 같은 유명 작가들이 가득했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던 모습이 기억난다.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여하게 돼 뜻깊고, 브랜드 광고가 아닌 사진의 역사에 대한 독립 다큐멘터리 형태로 영상을 제작했다”라면서, “전 세계를 돌며 45일 간 촬영했다. 런던에서 조엘 메이어로위츠를, 뮌헨에서 스티브 매커리를, 베니스 영화제에서 그렉 윌리엄스를 만났다. 6월 말에는 편집을 마무리할 예정”이라 덧붙였다.

기자간담회를 비롯한 라이카 100주년 관련 소식은 라이카 카메라 코리아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독일 베츨라 행사 이외에도 두바이, 뉴욕, 도쿄 등 전 세계 29개의 라이카 갤러리에서도 100주년과 관련된 다양한 기념 전시 및 행사가 연중 진행될 예정이다

라이카 100주년, 현대적 사진의 100주년으로 볼 수 있어


라이카가 최초로 35mm 카메라를 만든 기업은 아니다. 다게레오타입 사진술은 1839년에 발표됐고, 1910년에 이미 시트필름, 롤필름이 사용됐다. 당시 35mm 스틸 카메라는 한 번에 250매 혹은 750매의 영상용 필름을 그대로 사용해 크고 무거웠다. 전문가들은 유리건판으로 촬영했고, 카메라는 ‘자전거에 싣고 다닐 수 있다’는 말이 광고 문구로 쓰이던 시절이다.


올해는 라이카 카메라 100주년이자, 라이카 M 시스템 출시 70주년이다. 사진상의 카메라는 1954년, 330번 째로 제작된 라이카 M3 카메라다 / 출처=라이카



라이카는 35mm 필름을 현대적인 사진술의 기반이 되도록 맞추고, 당시 기준으로 해상도와 실용성을 모두 갖춰 일반인부터 전문가까지 모두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카메라 시장의 모든 판도를 바꿔놓은 것이 라이카 카메라의 업적이다. 물론 카메라 제조사로서 지속적으로 사진작가와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사진과 카메라에 대한 유산을 끊임없이 보전시켜 온 역할이 더욱 크다.

에른스트 라이츠 2세는 라이카 I의 대량 생산을 결정하며 “나는 이렇게 결정한다. 우리는 이 위험을 감수할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그 결정 덕분에 인류사 곁에서 모든 순간을 목격하는 카메라가 확산할 수 있었고, 오늘날 수많은 카메라와 광학 기업들이 탄생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이제 100년에 접어들고, 35mm 사진술의 역사도 100주년을 맞는다. 라이카는 앞으로의 100년을 또다시 준비하고 있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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