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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SRT 10년 만에 통합, 무엇이 달라지나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1.08 13: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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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예지 기자] 우리나라 고속철도는 두 축으로 나뉘어 달려왔다. 2004년 개통한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의 KTX와 2016년 출범한 에스알(SR)의 SRT다. 과거 철도 시장에 경쟁 체제를 도입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구조지만, 이원화로 인한 국민 불편이 지속되자 정부가 마침내 통합이라는 칼을 들면서 10년 가까이 이어진 분리 운영 체제가 대변화의 기로에 섰다.


지난 30일 운행을 개시한 동해선 KTX-이음 이미지 / 출처=코레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8일 각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고속열차 좌석 부족과 철도 안전 문제를 해결해 국민 편의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갈라졌던 고속철도, 왜 다시 하나로?


KTX와 SRT는 각각 서울역과 수서역을 거점으로 삼는다. KTX는 경부·호남선을 비롯해 강릉·태백선 등까지 모든 노선을 아우른다. 반면 SRT는 경부·호남에 집중된 고속열차만 운영한다. 과거 정부가 SRT를 출범시킨 명분은 경쟁이었다. 독점 구조를 깨고 서비스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효과는 분명히 존재했다. SRT는 KTX와 동일한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KTX 대비 10% 저렴한 운임과 쾌적한 시설을 앞세웠다. 이에 KTX도 폐지했던 마일리지 제도를 부활시키는 등 개선에 나섰다. 이용객들에게는 더 넓은 선택지가 생긴 셈이었다.


SRT 이미지 / 출처=SR



하지만 순기능만큼 부작용도 있었다. 노선 분할 방식의 경쟁은 제한적이었고, 결과적으로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에 그쳐 비효율을 낳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원화 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좌석 부족이었다. 특히 수서발 노선은 좌석이 부족해 상시 매진에 시달렸고, 서로 다른 예매 앱을 사용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컸다. 환승 할인도 차별적이었다. 예컨대 KTX에서 새마을호로 환승하면 할인이 적용되지만, SRT는 할인을 받지 못했다.

안전 관리와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도 한계가 지적됐다. 두 회사로 나뉘면서 차량 정비와 관제, 인력 운용 등에서 불필요한 중복 투자가 발생했다. 자체 정비 시설이 부족한 SR은 매년 코레일에 막대한 위탁료를 지불해 왔다. 이러한 구조는 비용 낭비일 뿐만 아니라 비상 상황 발생 시 유기적인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한편, 2017년부터 검토된 통합 정책은 번번이 난항을 겪어왔으나, 정부는 다시 국민 편의를 명분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3월부터 교차운행 시작…앱 하나로 예매 통합



현재 SRT 운행구간(왼쪽)과 중앙선·강릉선·동해선 / 출처=SR, 국토교통부



통합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2026년 3월부터 추진되는 KTX와 SRT의 교차운행이다. 서울역에서는 KTX, 수서역에서는 SRT를 운행했지만,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좌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이제 KTX가 수서역에 투입되는 것이다. 특히 SRT보다 좌석 수가 많은 열차가 투입돼 고질적인 좌석 부족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다.

2026년 6월부터는 본격 KTX와 SRT 차량을 복합 연결한다. 출발점과 도착점 구분없이 서울역과 수서역을 자유롭게 오가는 구조다. 서울역에서 출발한 KTX가 부산역을 거쳐 수서역으로 복귀하는 식의 운영이 가능해져 차량 운용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SRT 열차로는 갈 수 없었던 강릉선이나 중앙선 같은 노선도 서울역 출발편을 통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2026년 내 예·발매 시스템도 합쳐진다. 하나의 앱에서 KTX와 SRT를 모두 결제 및 발권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KTX와 SRT 간 열차 변경 시 취소 수수료도 면제된다. 그간 SRT 이용객들이 소외됐던 일반 열차 환승 할인 혜택도 동일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나아가 2026년 말까지 코레일과 SR의 기관 통합을 목표한다. 국토교통부는 “통합 기본계획 수립, 조직·인사·재무 설계 등을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노사정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겠다. 국토부 내 ‘고속철도 통합추진단’을 신설하고, 통합을 위한 법정 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년 마침표…국민 편의가 최우선



KTX와 SRT 통합 정책은 10년간 이어진 고속철도 분리 운영 체제에 마침표를 찍는 전환점이다 / 출처=코레일, SR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경쟁이 사라지면 장기적으로 요금이 인상되거나 서비스 질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적된 부채 등 근본적인 문제가 통합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된다. 또한 파업 시 최소한의 대체 수단이 사라져 전체 철도 운영이 마비될 수 있다는 위험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에 맞서 현재의 이원화 체제는 무늬만 경쟁일 뿐, 실제로는 핵심 인프라를 코레일에 의존하는 구조였기에 통합은 제도적으로 이를 정리하는 수순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하나의 운영 시스템을 두 개 조직으로 나눠 관리해 온 형태에 가깝기 때문에 통합을 통해 중복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실질적인 경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이번 KTX와 SRT 통합 정책은 10년간 이어진 고속철도 분리 운영 체제에 마침표를 찍는 전환점이다. 국민 편의와 철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내건 만큼 시행 과정에서 예상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대책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통합은 단순 기관 간 결합하는 흡수통합이 아니라 한국 철도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T동아 김예지 기자 (y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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