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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코워크는 SaaS 업계의 종말일까? 긍정론과 부정론 짚어보니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2.10 18: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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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남시현 기자] 지난 2월 5일은 전 세계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에 재앙의 날이었다. 고객관계관리(CRM) 기업 세일즈포스와 창작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의 주가는 지난 5일 간 각각 5.3%, 5.66%가 내렸고 IT워크플로우 기업 서비스나우는 -9.68%가 빠졌다. SAP의 주가는 올해 들어 -13.38%, 지난 1년 간 -35.65%가 빠지며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잘못했기보다는 앤스로픽(anthropic)의 ‘클로드 코워크’가 원인이었다.


앤스로픽은 대형언어모델(LLM) 클로드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기업이며, 코딩 관련 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 출처=앤스로픽



앤스로픽은 2021년 전직 오픈AI 직원 7명이 설립한AI 스타트업으로 ‘클로드(Claude)’라는 대형언어모델을 서비스 중이다. 오픈AI나 구글과 비교해 후발주자인 까닭에 범용 AI 성능이나 속도 등은 부족하지만 언어 능력, 코딩 등에 특화해 경쟁 반열에 올라섰다. 2024년 이후에는 아마존의 집중 투자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고, 2025년에는 구글로부터 100만 개의 TPU(텐서 처리 장치) 계약을 맺는 등 인프라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약 200억 달러(29조 900억 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 중이며, 투자 완료시 총 기업 가치는 총 3500억 달러(약 509조 원)로 평가된다.


클로드는 성능과 속도에 따라 세 가지 모델로 나뉘며, 최근에 고성능 모델인 오퍼스 4.6이 출시됐다 / 출처=앤스로픽



클로드는 빠른 속도의 소형 모델인 하이쿠(Haiku)와 범용 활용도를 갖춘 소네트(Sonnet), 연구개발 및 고급 코딩, 수학 등의 작업을 위한 오퍼스(Opus) 세 개 모델로 나뉜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클로드 코워크는 지난 1월 30일 출시된 부가 기능이다. 클로드 코워크는 프로그래밍을 전혀 몰라도 AI 챗봇과 대화하며 웹페이지, 문서, 앱 등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이며, 출시와 함께 11종의 업무 자동화 기능도 함께 공개됐다. 직후 금융 시장에서 3000억 달러(438조 3000억 원)에 가까운 주가가 증발했다.

클로드 코워크는 왜 SaaS의 종말로 언급될까


SaaS 기업의 추락을 놓고 미국의 금융 리서치 기업 제프리스(Jefferies)는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SaaS 시대의 종말이 왔다고 표현했다. 클로드 코워크의 핵심은 ‘실현’에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AI 에이전트, AI 개발 서비스는 기존 AI 개발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는데, 클로드 코워크는 접근 권한만 있으면 직접 실현하는 단계까지 제공해 AI로 수많은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게다가 SaaS 서비스는 정해진 플랫폼 내에서만 기능을 실행하는 반면, 클로드 코워크는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즉석에서 바로 만들어 실행할 수 있다.


클로드 코워크를 활용해 데스크톱 파일을 자동으로 정리해달라고 명령을 내렸고,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명령을 수행해 폴더를 정리했다 / 출처=앤스로픽



코워크를 실행한 뒤 접근 권한을 부여하는 코워크가 컴퓨터를 직접 조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운로드한 파일을 크기나 조건에 맞춰 정렬하거나, 지출 내역이 담긴 엑셀 파일을 시기별로 파일로 분류하는 식의 작업을 명령할 수 있다. 또 특정 폴더 내에 있는 파일을 자동으로 인식한 뒤 특정 주제로 보고서나 데이터 분석, 계약서 검토 등의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기존의 AI 에이전트는 정해진 기능에 한해서 사용자가 지시했을 때에 한정해 계획을 실행했다면, 클로드 코워크는 가능한 업무 범위 내에서는 즉흥적으로 명령을 내리는 식으로 업무의 흐름을 바꾼다.


SAP의 공급망용 줄 에이전트(Joule Agents) 화면의 일부, 자율적으로 생산 계획이나 운영, 공급업체 소싱 등을 진행하는 서비스다 / 출처=SAP



SaaS 기업이 위기인 이유는 클로드 하나만 잘 활용하면 기존에 있는 고가의 SaaS 서비스 여럿을 대체할 수 있어서다. SAP는 전사적 자원관리를 통해 복잡한 데이터 입력과 승인, 데이터 정합성 등을 관리한다. 데이터를 클로드 코워크로 가공한다면 데이터 정제나 관리 등은 적당히 자동화할 수 있고, SAP 보고서 대신 클로드가 직접 엑셀이나 카드 결제 내역 등을 대조해 재고 최적화 보고서, 제안서 등을 만들 수 있다. 또한 SAP 전용 언어인 ABAP를 코딩하지 않고도 클로드가 알아서 코드를 생성하거나 기존에 만들어진 프로그램 등을 분석해 유지보수를 시도할수도 있다.


세일즈포스는 지난 2월 2일 클로드에서 슬랙, 에이전트포스 360의 제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했다 / 출처=세일즈포스



세일즈포스의 고객관계관리는 영업 파이프라인을 관리하는 측면이었는데, 클로드가 영업 관리를 넘어 영업 실행까지 시도할 수 있다. 세일즈포스의 프로그램으로 영업 기회를 포착하는 대신 클로드에 고객과의 이메일, 회의록 등의 자료를 자동으로 인식해 기회를 만들라고 하고, 지난달 구매 고객 중 이탈 징후가 있는 그룹을 선별하고 조회해 메일을 보내라고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분석 보고서 역시 다른 프로그램과의 연계 없이 경로만 지정하면 보고서를 생성할 수 있다.

클로드 코워크는 협업 도구나 사내 데이터 검색, 재무 분석, 영업 지원,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마케팅 캠페인, 고객 지원, 제품 관리 등 11개 분야에 대한 핵심 플러그인으로 세부 기능이 제공된다. 서비스는 현재 맥OS에서 클로드 맥스를 구독한 연구자들을 위해 연구용 미리보기 형태로 제공되며, 일반 사용자는 대기자 명단에 등록된 후 허가를 거쳐 이용할 수 있다.

UI/UX에서 자연어 명령으로 바뀐 작업 방식



클로드 코워크를 통해 활용할 수 있는 작업 예시, 앞으로 지원 가능한 기능이 늘어날 전망이며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즉석에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 출처=앤스로픽



클로드 코워크는 기존에 프로그램 구동 방식을 자연어 명령으로 바꿔놨다. SaaS 서비스는 복잡하고 어려운 전용 프로그램을 교육하고, 유지보수와 관리도 필요하다. 데이터는 정해진 양식에 따르고 설정된 절차만 진행할 수 있다. 비용 역시 사용자 당 라이선스로 받는다. 반면 클로드 코워크를 활용하면 대화와 명령으로 실행하고, 상황에 따라 AI가 유연하게 작업을 제안하고 진행한다. 비용 역시 작업량 또는 토큰으로 받으므로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책정하게 된다.

일률적으로 작업해야 하는 대기업들이 당장 클로드 코워크를 도입하기는 어렵다. 또 개인의 역량과 능률에 따라 작업 효율이 천차만별인 점도 문제다. 하지만 자연어 처리 방식의 업무가 대중화된다면 고가의 SaaS 여러 개를 구독하는 대신 클로드 코워크 형태의 서비스만 쓰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AI를 통해 업무 방식이 바뀔 수 있다는 게 이번 SaaS 대란의 원인이다.


지난 5일 등장한 클로드 오퍼스 4.6을 통해 고급 개발팀이 몇 달 이상 걸쳐서 만들어야 하는 작업을 클로드로 2주 만에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 출처=앤스로픽



이어서 2월 5일 공개된 클로드 오퍼스 4.6은 떨어지는 SaaS 대란에 한번 더 불을 지폈다. 오퍼스 4.6 버전 공개 이후 니콜라스 칼리니 앤스로픽 연구원은 블로그를 통해 자율 코딩 기술이 어떻게 복잡한 소프트웨어 공학 과제를 수행하는지 게재했다. 목표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 클로드 에이전트만으로 리눅스 커널을 컴파일할 수 있는 C 컴파일러를 처음부터 작성하는 것이었다.

16개의 클로드 인스턴스는 2주 동안 2000번 세션을 진행하며 10만 줄의 러스트(Rust) 코드로 구성된 컴파일러를 완성했다. 이 컴파일러는 리눅스 6.9 커널을 x86, Arm, RISC-V 아키텍처용으로 구성할 정도로 범용성이 있고, 생성 비용은 약 2700만 원이 소요됐다. 완성된 컴파일러는 자율적으로 작업을 찾아 수행하기를 반복하며, 동시에 여러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병렬로 작업을 관리한다. 또 특정 에이전트는 코드 중복을 제거하거나 검토, 문서화 등을 지시하는 역할 분담 기능까지 들어갔다.

전문가가 직접 만든 컴파일러와 비교하면 효율성이나 복잡한 기능 수행 능력은 떨어지고, 또 보안이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하지만 비슷한 규모의 컴파일러를 제작하려면 수억 원 몸값의 개발자가 팀을 이뤄 수개월에서 연 단위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이것을 클로드 하나만으로 2주 만에 만들었다는 자체가 고무적이고, 적절한 환경과 조건, 지시만 맞추면 거대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도 AI의 힘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게 증명됐다.

업무의 신기원 열까, 보안과 신뢰의 위기 열까


클로드 코워크와 오퍼스 4.6의 등장으로 SaaS는 물론 개발 업계 전반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AI 업계에서는 빅테크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자산이 AI 업계로도 양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가의 SaaS 이용 비용과 초기 구축비용 없이 사용한 만큼만 요금을 내고, AI가 SaaS 등 외부 연결 없이 기존 인프라에서 필요한 기능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어서다. 또한 생산성이 떨어지는 반복 작업,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등의 작업도 자연어 처리로 대체할 수 있다. 특히 부서마다 다른 도구를 써서 데이터나 작업 방식이 단절되는 데이터 사일로 현상도 차츰 붕괴시킬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클로드 코워크를 활용해 거의 모든 업무용 SaaS를 클로드 하나에서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보안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 있다 / 출처=앤스로픽



반면 섣부른 AI 도입이 보안 및 신뢰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앤스로픽 조차도 AI는 때때로 틀린 결과를 낸다고 말하는데 회사 자산이나 회계 데이터 등에 오류가 발생할 경우 어떤 문제로 이어질지 모른다. 또한 외부로 데이터가 유출되거나 보안 취약점으로 공격을 당할 수 있다. 전문가가 직접 구축한 서비스도 문제가 되는 판국에 비전문가가 적당히 구축한 코드를 활용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기존 SaaS 업계가 AI를 흡수하고 반격에 나서는 것이다. 클로드 코워크가 SaaS 업계의 근간이 흔들리긴 하나 아직은 SaaS가 주류다. 기존 기업들이 이뤄온 기반에 자연어 처리같은 효율적인 방식 등을 결합한다면 더욱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활용 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데이터 활용과 법적 검토가 필요한 중요한 부분은 기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며 이외의 작업 효율은 클로드같은 AI를 활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클로드 코워크가 보여준 실행력이 앞으로 SaaS 업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더욱 주목되는 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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