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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디자人] ‘강력한 우아함’으로 ‘지커’ 정체성 구축…슈테판 실라프 디자인 총괄

IT동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3.12 18: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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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품질의 상향 평준화로 디자인은 브랜드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내·외관 디자인이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하면, 뛰어난 성능을 지닌 차량이라도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각 디자이너는 브랜드 정체성과 가치를 다양한 라인업에 창의적으로 전달할 디자인 작업에 몰두합니다.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뛰어난 디자이너들은 이같은 고민을 어떻게 풀어내고 있을지 [자동차 디자人]을 통해 살펴봅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자동차 디자인은 신생 제조사에게 단순한 외형 요소가 아닌 브랜드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 언어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는 중국 지리자동차 산하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 역시 디자인을 브랜드 전략의 중심에 두고 있다. 지커가 내세운 디자인 언어는 ‘강력한 우아함(Powerful Elegance)’이다. 전기차 특유의 비례와 절제된 표면, 역동성과 균형을 동시에 담아내겠다는 의미다.

이 디자인 언어를 설계한 인물은 독일 출신 자동차 디자이너 슈테판 실라프(Stefan Sielaff)다. 벤틀리와 아우디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의 디자인을 이끌어온 그는 현재 지커 글로벌 디자인 총괄로서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다.


슈테판 실라프 지커 디자인 총괄 / 출처=지커



예술에서 시작한 창작…자동차 디자인으로 완성

실라프는 자동차 디자인을 논할 때 늘 예술을 먼저 언급한다. 그는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기술과 비례, 빛과 표면이 결합해 감정을 전달하는 하나의 ‘움직이는 조형물’로 규정한다.

실라프 총괄은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고 창조적인 활동을 즐겼다. 유년기를 독일 뮌헨에서 보냈는데, 당시는 지금처럼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도시는 아니었다. 대신 관심이 많았던 예술, 특히 그림 그리기에 열중해 많은 시간을 보내며 창조적인 활동에 집중했다”고 회상했다.

그의 인생을 바꾼 계기는 한 자동차 제조사의 장학금이다. 이를 계기로 예술학교에 진학해 자동차 디자인을 접했기 때문이다.

실라프 총괄은 “삶의 결정적인 전환점은 아우디가 런던 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에 제안한 장학금이다. 덕분에 RCA에 진학해 예술 활동과 자동차 디자인을 접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곳에서 공부하며 디자인을 단순한 스타일링이 아닌 브랜드 정체성을 정의하는 전략적 언어로 이해하게 됐다”며 “자동차 디자인은 외형을 꾸미는 작업이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을 형태로 번역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이는 디자인 철학을 형성한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대학 시절 슈테판 실라프 총괄의 모습 / 출처=지커


슈테판 실라프 총괄의 자동차 실내 디자인 스케치 / 출처=지커


대학 시절 슈테판 실라프 총괄의 모습 / 출처=지커



그는 이어 “배움의 시기를 통해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한층 키웠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에 대한 개념적 사고와 혁신, 비례에 대한 이해도 쌓을 수 있었다”며 “어려서부터 경험한 예술 또한 디자인 작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다양한 작품을 접하고 그려본 경험이 면과 빛, 비례를 바라보는 방식에도 기여했다. 지금도 디자인할 때 여전히 예술가로서 사고하고 접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대학 시절 디자인 작업 중인 슈테판 실라프 총괄의 모습 / 출처=지커


대학 시절 디자인 작업 중인 슈테판 실라프 총괄의 모습 / 출처=지커



유수 브랜드 경험 바탕…‘강력한 우아함’으로 지커 정체성 구축

실라프 총괄은 벤틀리와 아우디 등 유수 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일한 경험이 있다. 벤틀리에서는 헤리티지와 장인정신, 아우디에서는 정밀함과 기술적 진보를 중심으로 디자인을 발전시켰다. 이후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 디자인 총괄로 자리를 옮겨 ‘강력한 우아함(Powerful Elegance)’이라는 디자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실라프 총괄은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는 디자인 원칙은 명료함과 진정성이다. 브랜드마다 표현 방식은 달라질 수 있지만, 디자인의 기본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벤틀리에서는 장인정신을 통해, 아우디에서는 정밀한 기술을 통해 이 원칙을 표현했다”며 “지커에서는 모던 럭셔리와 퍼포먼스를 동시에 보여주는 ‘강력한 우아함’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디자인을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브랜드의 디자인 방향을 이끌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지커에 합류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지커는 전기차 시대를 겨냥해 등장한 신생 브랜드로, 기존 제조사와 달리 처음부터 디자인 정체성을 구축해야 하는 도전 과제를 지녔다.


슈테판 실라프 지커 디자인 총괄 / 출처=지커



실라프 총괄은 “디자인 총괄로서 익스테리어, 인테리어, 색상·소재·마감재(CMF), 전반적인 브랜드 언어 등 지커의 글로벌 디자인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개별 차량을 디자인하는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를 위해 뚜렷하고 일관된 정체성을 구축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며 “이같은 경험은 흔치 않은 기회이며, 매우 매력적인 도전이다. 다음 달이면 출범 5주년을 맞이하는 지커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여러 모델을 빠르게 선보였다. 전 세계에서 모인 뛰어난 디자이너로 새로운 조직을 구축하고 이들과 함께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면서 지금까지 9개의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그가 구축한 디자인 언어는 최근 출시된 양산 모델에서도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실라프 총괄은 “특히 최근 출시한 지커 8X는 개인적으로 매우 자부심을 느끼는 프로젝트다. 이 모델은 지커의 라인업 중에서도 플래그십 퍼포먼스와 더불어 강력한 우아함의 새로운 단계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지커 8X 전면부 / 출처=지커


지커 8X 후면부 / 출처=지커



전기차 시대, 자동차 디자인의 변화 유도

자동차 산업은 전환점에 있다.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변화는 자동차 디자인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실라프 총괄은 이를 기술적 변화이면서 동시에 철학적 변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연기관이 사라지면서 차량 비례가 크게 달라졌다. 휠베이스는 길어지고 오버행은 짧아졌으며, 평평한 바닥 구조 덕분에 내부 공간 활용성이 크게 향상됐다”며 “과거에는 공격적인 디자인이 퍼포먼스를 상징했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차체 비례와 표면의 긴장감, 절제된 디자인을 통해 힘을 표현한다. 이러한 변화 덕분에 자동차 디자인은 보다 우아하면서도 강한 에너지를 표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 중이다. ‘강력한 우아함’을 지커 디자인 언어로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라프 총괄은 전기차 시대에 맞춘 디자인 언어를 소화하면서도 변치 않는 가치에도 집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빛이 건축물과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소재가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하는 것은 디자인에 큰 영향을 준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영감의 원천은 사람”이라며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디자이너들과 협업하는 경험이 매우 큰 자극이 된다. 서로 다른 문화적 관점과 창조적 배경은 모빌리티와 디자인에 대한 사고를 계속해서 자극하고 확장하도록 돕는다. 일례로 최근 지커 스튜디오에서 프로젝트를 발표한 학생 그룹과 교류할 기회도 매우 값지고 영감을 주는 경험이었다. Z세대가 모빌리티의 미래를 어떻게 상상하는지, 그들의 가치관과 기대, 대담함을 접하며 디자인은 항상 미래 지향적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꼈다. 자동차 디자인의 다음 챕터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열정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기심과 다양한 경험은 좋은 디자인의 원천”

끝으로 실라프 총괄에게 자동차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제언을 부탁했다.

실라프 총괄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가능한 한 많이 여행하고, 다양한 곳을 경험하며, 자신과 배경·문화·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며 “디자인은 관점에 의해 형성되며 관점은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건축, 예술, 공학, 심리학을 공부하길 권장한다. 스케치하는 방법을 배우는 한편 전략적·개념적으로 사고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슈테판 실라프 지커 디자인 총괄 / 출처=지커



그는 이어 “무엇보다도 자신이 속한 산업에 대해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움과 발전의 원천이 되는 호기심을 잃는 순간 더 이상 나아갈 수 없게 된다”며 “자동차 디자인은 치열하고 경쟁이 심한 분야지만, 열정과 열린 마음, 의지력을 갖춘다면 가장 보람 있는 창조적 직업 중 하나다. 다양한 경험이 디자인의 기반이 되므로, 열정과 열린 마음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제언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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