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나와 살면서야 겨우 한국 테레비를 보기 시작 했지만
단 한 번도 공연을 보러 한국(과 일본)을 가겠다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음.
심지어 아주 바쁠 때는 3-4 년 귀국도 안하던 내가
그 당시에는 이상하게 한국이랑 일본에서 고객님들이
나를 그렇게 찾았음.

당시에는 한참 중국에 매달리고 있을 때라
심지어 일박 이일로 가서 정말 저녁만 먹고
다시 돌아오는 일도 하곤 했지만....
그래서였는지 한국이랑 일본까지 하면
제가 죽습니다. 시차로.... 이러면서 에둘러 에둘러 반려하다가

장어가 되어버림. 두둥.

심지어 공홈 회원도 중간 오픈 해서 끼워 줌. 두둥.

그래서 그 더운 여름에 아시아를 갔음.

앞뒤로 미팅을 빡빡하게 끼워서
그래도 공연 보는 시간 앞뒤로 하루씩 시간을 내어
한 몇년 동안 쓰지 않던 자체 휴가를...
우리 스텝들이 제발 갔다오세요 하고
호텔도 수배해서 다 예약 해줌....

결국 그래서 공항에서 내려 캐리어 끌고 직진해서 미팅 하나.
저녁에 저녁밥 먹으면서 미팅 하나.
저녁 다 먹고 미팅 하나 소화 하고....
하루 반 시간을 내어 쇼타임 공연을 보고
밤을 거의 샌 다음 장어들이랑 아침을 먹고
캐리어를 끌고 또 미팅
점심 먹고 미팅.
저녁 먹고 미팅.

한국에서 총 여섯 건 쯤의 미팅을 분 단위로 소화하고

집에 와서 쓰러졌다가 (쇼타임의 여파로
그 와중에 일본 안긴다 징징대다)
일본을 갔음.
공항에서 내려 엔서머 보기 진짜 40 분 전까지
미팅을 하고 하고 하고 딜을 마무리 하고 하고
엔서머 보고 진짜 장어 됨.
심지어 둘 째 날은 장어들이랑 이야기 하다가 또 밤을 꼴딱 샘.

그리고 그 다음 날
출국 함......


나의 애기 장어 시절은
이렇게도 자체 여름 혹서기 훈련과도 같았음.
후루룩 와서 일하고
공연 보고 장어생과 현생을 살다

귀국 해서 공항에서 짐 찾으며 생각 했음.

이건 정말 한여름 밤의 꿈이었나......
이렇게 스케쥴 맞는 기회가 내 생애 또 올까....
이런 미친 짓은 이제 그만 해야지.....

그러나 모노로그 때......
출장 앞뒤로 일본 스케쥴이 누가 내 스케쥴을 훔쳐 본 듯
딱 맞아....
난 아시아 3 개국 출장에
오사카와 동경을 끼워 전회 공연을 다 봤음.
장어력 업그레이드 됨 ;;;;
공연 보러 가는 길이 휴식 기간이라
그 이외의 시간에는 정말 울면서 일해야 했지만
그래도 진짜 꿈 같았던 2016년.

그러나 서울 쇼타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나는 왜 생전 처음 보는 근석이를
일 미터 앞에서 보면서
자리에 주저 앉았던가.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자리는 내 남은 장어생 다시 올 수 없는 자리였건만....

무대 위에 근석이 보고
엄마야 무서워하고
이게 뭐야 이게 뭐야 하고
어리버리 하다가 후루룩 근석이를 왜! 지나 보냈나.

강친에게 끌려가는 한이 있더라도

바짓 가랑이라도 한번 잡아(....) 볼 것을....

이러면서 후회하는 4년차 장어의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쇼타임 다시 보는 후기.

리핑떠서 가지고 다나는 쇼타임 파일 부터 찾아보고

두 눈에 하트 달고

한번 다시 보겠음.


사실 아직도 기억나.

처음 무대 나와서
우리가 있던 무대 오른 편으로 와서
한 곡을 거의 다 부르고 갔던
무대 첫줄이라서
한없이 올려봐야했던 근석이는
키가 엄청 크고(.....)
체격도 너무 좋았고 (....)
진짜 더워 죽겠는데 더 더운 수트 단추를
꽉꽉 채우고 있었드랬다.

그리고 나머지 곡 부르는 동안
내가 볼 수 있었던 건

오로지 그의 넓고 너른 등판 뿐이었음.

한국 애들이 언제 저렇게 훤칠해졌지 하며

그야말로 공연장 안에서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음향과 싸우며 무대를 이어가는
근석이를 봤었음.

뭔가 나만 비루한 실물 영접 후기가 된 거 같아
그날 저녁에 혼자 속상해 했지만
공연 막바지에 무대 돌면서
엔서머 때랑 보야지 동경 앵콜 공연 때
그렇게 가까이에서 봤던
인형인지 화면인지 사진인지
알 수 없는데 살아 움직이고 노래도 부르고 있었던
근석이 모습 보다

훨 생생하게

기억에 남았;;;;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나고
사는 동네가 가까워
가끔 저녁 먹으러 나가면
동네 주민 포스로 이리저리 다니는
근석이를 몇 번 더 보긴 했지만....

절대 그날의 느낌은 아니었음.
암만.
무대 위의 슈스의 아우라는
오직 무대에서만 나오는 것.

빡센 한주를 보낼 준비를 하며
장어력 만렙 상태로
이 공연을 다시 보면

그날의 내 기억이 어떻게 돌아올까.

나도 매우 궁금 크리.


근데 진짜 쇼타임 짤이 1 도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