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종합 병원의 진료실 안.
호랑이 의사 선생과 비글 환자 사이에 책상 하나를 두고
조용한 적막이 흐르고 있다.
나는 이성애자 임이 틀림없는데
요즘 나보다 큰 수컷들을 보면 기분이 이상해
친절하다는 의사를 찾아 진료를 보러 왔는데
내 증상을 듣자마자 서글서글 하던 눈빛과 올라간 입꼬리가
바닥으로 추락하더니 한 순간에 분위기가 ㅆ창나버렸다.
그 적막을 깨뜨린건 의사의 진단에
어이없어 넋이 나간 작은 비글수인 하나.
"......제가 뭐요? 무슨 결핍??"
"환자분은... '자지결핍' 입니다."
자지결핍.
소추들 중 80%는 반드시 겪는다는 결핍증.
평균 이상의 일반인은 가스라이팅 당하지 않는 이상
절대 겪을 일 없는데다 듣지도 못할 문제이다.
자지 결핍에 걸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평균에 아슬아슬하게 미치지 못하는 소추부터
손가락 한 마디도 안되는 소추까지
평균에서 멀어질 수록, 더 작을 수록
겪을 확률이 높아지는 결핍증 이란다.
"환자분 같은 경우에는.. 비글... 그러니까..
중형 개수인 평균인 17cm에서
약 6cm 모자란 11cm로 측정되는데...
체구..도? 작으시고... 손도... 발도..."
심드렁한 표정으로 차트를 두들기는 호랑이.
말같지도 않은 진단을 내려놓은데다 아까와는 전혀 다른
귀찮다는 듯 행동하는 그 모습이 화를 돋구었다.
"중형 개수인 평균이 177cm 75kg에 17cm인데...
160cm 52kg 11cm...중형 중에서도 좀... 아니
꽤 작으신 편이네요? 그럼 뭐.. 안걸리는게 이상한거죠."
'이새ㄲ가 사람을 앞에 두고 면전에다 비하발언을..'
"이씹ㅅ... 아니 근데 뭘 보고 자... 그.. 결핍이라는 건데요?"
의사는 날 한심하게 내려다보더니 이내 앉은 채로
바퀴달린 의자를 스르륵 끌어 내 앞으로 왔다.
"뭔... 뭔데요.."
호랑이 특유의 저주파가 온몸을 훑고 지나가고
내가 겁먹었다는걸 눈치챈 의사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 의사가운을 옆으로 젖히더니
자지를 꺼냈다!
"우왁! 뭐.. 무.. 뭐하.... 아..."
얼굴에 열이 확 오르고 주변의 소음이 사라진다
왕복 8차선 도로의 소음
그 도로에 쏟아지는 비와 유리 창에 튀는 빗방울의 소음
환자 대기실에서 포경하기 싫다고 질질짜는 애ㅅ끼의 소음
안내 데스크에서 울리는 전화와 간호사들의 소음
주사맞고 엉엉 울어대던 애새ㄲ의 소음이 사라지고
나와 호랑이 선생의 자지만이 남았다.
바지 지퍼 사이에서 튀어나온 묵직한 부랄과
옥수수를 연상케 하는 두꺼운 자지.
지퍼 안쪽의 답답한 공간에서 갇혀있던 자지와 부랄이
밖으로 나온 순간 코는 강렬한 냄새를 맡아 마비되었고
눈은 냄새의 원인에서 시선을 때려 하지 않았다.
방 안의 공기가 뜨뜻 미지근하게 데워지며 습해졌고
지독한듯 끌리는 냄새가 곳곳에 퍼졌다.
한 눈에 봐도 통통한 몸통과 반질반질한 귀두,
그리고 그 귀두를 반쯤 덮은 두툼한 포피.
몸통에는 굵직한 핏줄과 귀두쪽으로 갈 수록
오돌토돌하게 튀어나온 고양이과 특유의 돌기.
아직 커지지 않은 말랑한 상태인게 믿기지 않는 크기다.
"...더 볼것도 없군요. 자지결핍이 맞습니다."
커다란 손으로 자지와 부랄을 한 손에 감싸쥐어
지퍼 안쪽으로 욱여넣고는
하찮은걸 봤다는 눈빛을 쏘아대고
다시 자리로 스르륵 돌아갔다.
"이제 본인도 아시겠죠? 자지결핍 맞습니다?"
이제 납득이 되냐는 듯이 기분나쁜 어투로 말을 쏟아내곤
다시 차트를 두들기며 뭐라 하는데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아까보다 더 뜨겁게 달궈진 얼굴을 손등과 팔로 식히고
아까 호랑이가 쏘아댄 저주파 때문인지 고개를 들기 힘들어
자연스레 바닥을 보는데
내 고간이 살짝 젖어있다.
왜? 라는 머릿속의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하는 과정에서
똥꼬는 바짝 쪼이고 가슴은 두근거리며
벌어진 입에서 혀와 침이 흘러내리고
숨도 가빠지며 고간은 뾰족하게 부풀어간다.
"이봐요. 제말 안들려요?"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을 한 손으로 짚고 몸을 숙여
내 턱을 잡아 들고 내려간 고개를 강제로 올려
자신과 눈을 맞추게 하고 앉아있는 나를 내려다 본다.
마치 벌레를 내려다보는 눈빛에 등골이 오싹해지는데
어째서인지 가슴은 더욱 두근거린다.
"쯧... 중증이네... 침 닦으시고 약 하나 나가니까
하나도 남김 없이 드시고 목...금요일에 다시 오세요."
"....아니 그래서.. 뭘 어떡해야 되는데요..?"
"약 처먹고 병원 다시 오라고요.
환자분이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이제 나가세요. 3일뒤 금요일 오후 6시에 다시 오시고.
참고로 다른 병원이랑 쓰는 약도 다르고
여기 말고는 제대로 못고치니까 다른데 갈 생각 마세요.
그리고 당분간 다른 수컷 자지는 보시면 안됩니다."
짜증나고 화난듯한 말투에 쫄아 별 반박도 하지 못하고
데스크로 가 계산을 한 후 처방전을 받고
병원 1층 약국에 갔는데
환하게 날 반겨주던 약사는 처방전을 읽더니
표정을 한 껏 구기고는 설명도 없이
아침 점심 저녁 써진대로 먹으라 하고
내쫓듯이 다음 사람을 불러 그대로 밖으로 밀려나갔다.
"아니... 다 왜이래...? 이 병원이고 약국이고...
사람을 무시하는거야 뭐야..."
다시 따지러 약국 문을 열려는 찰나
유리문 너머로 밝은 표정의 약사가 아주 친절히
약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
"...어이없네..."
폭포처럼 쏟아지는 비에
싸울 의지마저 잃고 그냥 돌아서서
주차된 차를 타고 집으로 출발했다.
"참 나.. 여기 말곤 못고치니까 다시 오라고?
퍽이나 다시 가겠다."
궁시렁거리며 집에 도착해 젖은 몸을 데우고 씻으러
샤워를 하려고 옷을 벗는데
작다.
키도, 몸도, 손도, 발도
그리고 거기도.
괜히 울컥해서 빠르게 씻어버리고 책상에 앉아
자지결핍증을 검색해봤다.
그리고 페이지 최상단에 뜨는 치료가능 병원 리스트.
"...뭐야... 국내 치료가능 병원 단 세 곳..?
아까 거기랑... 다른데는... 다 지방에 있잖아...
씨ㅂ... 이러니까 그렇게 기고만장해서..."
어쩔 수 없이 다시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저녁 약을 입에 털어넣고 소파에 앉아
대형 스크린으로 유ㅌ브를 대충 훑어보다
볼게 없어 그냥 꺼버렸다
"에휴.... 돈 많으면 뭐해... 키도작아 꼬추도 작아...
짝은 무슨 수컷이 돼서 귀엽다는 소리만 듣고..."
투덜투덜 불평만 늘어놓으며 컴퓨터를 키고
겜디코 음성 채널에 접속한다.
"오 비글아저씨 오늘 좀 늦었네?"
"아 오늘 병원 갔다온다고..."
"병원? 어디 아파? 오늘 텐션이 바닥을 기는데?"
인터넷에서 만난 게임친구. 나이는 내가 더 많다만.
어쩌다 만나게 됐는데 코드도 잘 맞고
말도 잘 통해서 둘이서 거의 매일 게임 하는 관계다.
"아프...진 않은데... 하... 이게..."
ㅡㅡㅡㅡㅡㅡ
"으하하하에켈록! 켈록! 자..켈록! 으흐흐흑 켁! 자지..뭐??
자지 결핍?? 아하하케헤엑! 아저씨 소추였어?? 크흠!"
"당사자 앞에 두고 기침까지 할 정도로 웃기야..?
에휴... 화낼 힘도 없다...
친절하대서 간 병원 의사는 불친절의 끝이었고...
약사도 약주고 내쫓고...
다신 가기 싫은데 거기 말고는 치료가 안되고...
우울하다 우울해..."
"자지 결핍... 자지 결... 크흡! 음흠흠!! 아! 그러고보니
나 이번에 근무하게 될 병원이
자지결핍 치료 가능한 곳인데?"
"뭐? 아.. 너... 간호사랬지.. 근데 어디사는데?
지방산다 하지 않았나? 치료 가능한 병원 몇 없던데."
"나 이번에 서울 올라왔잖아. 말 안했나?
저번에 이틀정도 겜 못했을 때 말한거 같은디.
그리고 나 자지결핍 치료 특채로 서울 올라온거야!"
"아... 오.... 잠깐만... 거기 설마... 원장이 호랑이야..?"
"엇."
"아."
"와하하핰! 이거 진짜야?? 비글 아저씨 얼굴보겠네!
김비글 환자분~~ 자지결피힙.. 크흡... 치료할게요~
진료 대기실에 ㅈㄴ크게 말해야지! 아하학!"
"하... 지방으로 가야되나..."
"아 왜~ 저번엔 나 보고싶다더니? 나만 진심이었어??"
"아니 그건... 간호사와 환자 사이로 보고싶다는게 아니라...
아잇.. 암튼! 겜이나 하자...
근데 아까부터 노이즈같은게 들리는데
헤드셋 내가 사준거지? 고장난거 아냐?"
"아 이거 제습기 소리야. 전에 지방에 살 때는
딱히 필요 없었는데 서울... 방도 없고 다 비싸서...
그나마 출퇴근 빠른곳으로 타협했더니
오늘처럼 비만 왔다 하면 습해서 곰팡이가..."
"멀어도 깨끗한 곳으로 고르지...
간호사가 전염성 있는 병 걸리면.. 짤리는거 아냐?"
"하... 지금도 제습기 세 개 풀가동 중인데 습도가 70대야..
진짜 제습기에서 물이 솟아나나봐...
이번달만 살고 나가야될거 같은데 방은 어떻게 구하지.."
"...방... 내집에 남기는 한데..."
"뭣! 제발 단칸방이라도 좋으니 살게 해줘!
나 밥 잘하고 잘먹어!"
"..그래 그럼.. 언제 올래?"
"엇.. 진짜로?"
"아... 아님 말고 뭐..."
"아니아니 싫은건 아니고... 그냥 되면 좋겠다~ 하고
장난식으로 말한거긴 한데.. 진짜 가도 돼..?"
"너만 괜찮으면 뭐... 집에 방은 남으니까...
오고싶을때 말 해 청소는 해야되니까."
"야호!! 나 그럼.. 내일 가도 돼?
솔직히 여기 하루라도 빨리 나가고 싶어 진짜."
"뭐... 내, 내일?? 어음... 그래 그럼. 근데 이삿짐 별로 없어?
하루 전... 아니 당일에도 이삿짐 옮겨주나..?"
"아이 몇 번 왔다갔다 하지 뭐!
혼자 안되면 당근에서 구해도 되고!
탈출이다 탈출!! 고마워 아저씨! 늘 신세만 지네...
아저씨 집가면 내가 잘할게!"
"..뭐, 뭘?"
"뭐든! 내가 고양이 이긴 해도 나름 큰 편이니까
어디든 도움은 되겠지? 진짜 다행이다..
아저씨랑 비밀친구한게 내 인생에서 제일 잘한점이야..
지금 주소 불러줄래? 출근할 때 어떻게 가야되는지 보게."
"비밀..? 어... 서울 멍냥리버사이드 댕댕동 2001호 인데...
내일 바로 온다고? 언제쯤? 프런트에 말해둬야겠는데..
근데 그러려면... 이름을 말해줘야 해서.. 이름이 어떻게 돼?"
"이름... 이름은 김산호 인데… 리버사이드라고..?
아저씨 돈 많다고는 생각했는데... 왕부자였네???"
"...됐고 내일 언제 올건데?"
"음... 내일은 출근 안하니까 아침에 갈까?"
"야이씨... 그럼 지금 말해야 되잖아? 잠깐 기다려보..."
"아! 아! 그냥 지금 갈까?? 어짜피 지금 말한다며?
여기서 버스타면 30분쯤 걸리다는데 지금 갈게!"
"엥? 야 지금 비가 이렇게 오는데 괜찮겠냐?
버스가 다니긴 해? 올거면 돈 줄테니까 택시 타고 와."
"와! 형아 최고다! 지금 갈게!"
"지 좋을 때만 형이라고... 아, 고양이 샤워용품은 없으니까
니꺼 챙겨와. 돈은 보냈고 이제 프런트에 말하러 간다.
도착하면 연락 해."
"알았어! 나중에 봐! 고마워!"
....
허둥지둥 빈 방에 걸레질을 하고 온 집안 곳곳에
룸 스프레이를 마구 뿌렸다.
냅다 화장실로 달려가 양치질을 한 후에
지저분하게 튀어나온 털을 깎고
티 안나는 향수를 꼬리 뿌리, 고간, 턱, 등과 배에 뿌려
아저씨 특유의 냄새를 지우고
집안의 모든 불을 노을빛 간접조명만 틀어놓고
더 치울게 있는지 두리번 거리는데
부우웅. 부우웅.
"뭣... 벌써? 크흠흠! 여보세요?"
"아저씨 나 지금 도착했어. 어디로 가야돼?
그냥 프런트에 내 이름 말하면 되나?"
아차. 말하는걸 까먹었다.
"자, 잠깐만 기다려봐! 다시 걸게!"
"에? 네.."
다급히 전화를 끊고 프런트에 전화를 걸어
2001호에 손님이 왔으니 안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그리고 얼마 안가 들리는 엘리베이터 도착음과
초인종 소리.
숨을 가다듬고 천천히 문을 열었다.
그리고 눈앞에 보이는 회색 가슴털.
"엑...? 어... 음... 안녕..?"
고개를 올리니 보이는 산호의 얼굴.
좀 크다더니 개구라를 깐거였다.
흰색과 회색이 구분되지 않고 빛나는 은 처럼 보이는데다
마치 사자를 연상시키는 갈기같은 은색 털
샛노란 삼백안에 날 내려다보는 어딘가 무서운 눈빛
그 반면에 익살스럽게 휘어 올라간 입꼬리.
"비글아저씨! 아니 밑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경비같은 사람들이 째려보고 있었잖아요..
말 해놓는다더니..."
"아... 미안 뭐좀 하느라.. 생각보다 일찍 왔네?
그.. 일단 들어와 추워."
현관 조명에 비친 내 뒤를 따라 들어오는
나와 녀석의 그림자에서부터 압도적인 크기차이가 난다.
나보다 최소 머리 하나는 더 크고
어깨와 몸통은 내가 두 명정도 들어갈듯한 넓이다.
그에 반해 발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아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가방과 옷이 스치는 소리로
거리를 가늠할 수 있었다.
"그... 젖었지? 일단 여기서 씻어. 씻을건 가져왔지?"
"아이.. 당연히 가져왔죠. 금방 씻고 나올게요!"
"어 그래... 그.. 다 씻고 여기 들어가서 이 버튼 누르면
바람 나오거든? 빨리 마를거야."
"와! 드라이룸! 목욕탕에서만 봤던건데 이게 집에 있네?!"
"수건은 여기 있으니까 꺼내서 쓰고... 음...
암튼 씻고 나와."
"아니 왤케 어색해요? 나름 오래 본 사이인데...
일단 알았어요!"
문이 닫히고 샤워기에서 물이 나오는 소리가 들리자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후다닥 뛰어가 의자에 털썩 앉아서
고양이와 관련된 모든 사진과 자료를 백업시키고 삭제했다.
언제부턴가 산호에게 관심이 생겼고
고양이 수인들이 좋아할법한 것들을 찾아보다가
스며들어 버렸다.
단순히 재밌고 상큼해서 좋아했는데
목소리, 말투만 들어도 기분이 싱숭생숭 해지는 느낌이 들어
더 관심이 생겼다.
다른 사람보다 잘해주고,
다른 사람보다 더 자주 연락하다보니
간질간질 들뜬 기분이 들어 더 좋았다.
실제로 만나보니 꽤 커서 놀랐지만
그런건 괜찮다.
같이 있다는게 중요한거니까.
"아저씨 여기서 뭐하는데 불러도 대답을 안해!
불도 다 꺼놓고 주황색 약한 불만 키니까
분위기 좋은 바 같긴 한데 찾기가 너무 힘들어!
근데 집도 넓고 방이 많기는 하네.. 작정하고 숨으면
찾는데만 한 세월이겠다."
"아 벌써 다 씻.... 어... 으악?! 아니 옷은???"
"그거 때문에 부른건데.. 나 입을것좀 주라
급하게 왔더니 씻을거만 챙겨왔지 뭐야..."
"...내 옷이 너한테 맞을거 같니..?"
"아~... 그럼 벗고 다녀야지 머!
근데 진짜 빨리 뽀송해진다... 이제 털 그냥 말리는건
못하겠는데? 책임져 아저씨!"
"벗..?!! 책임..?? 이, 일단 팬티라도 입어 얼른!"
당황하며 손으로 눈을 가렸는데
손틈 사이로 들어오던 조명의 노을빛이 사라졌다.
"어짜피 같이 살건데 익숙해져야 되지 않겠어?
거기다 나 자지결핍 치료 자격증도 있어!
병원에선약만 타고 치료는 집에서 하자!"
익숙해지자며 내가 앉은 의자에 한 쪽 무릎을 올리고
내 얼굴에 고간을 들이댄 산호.
한 번도 맡아본적 없는 향기로운 바디샴푸냄새가
방안에 퍼지고 콧 속에 들어온다.
그 인위적인 향 사이에 숨어있는 산호 고유의 체취.
가볍고 짜릿한 냄새가 콧 속을 헤집고 들어와
머리속을 점령한다.
방금 샤워를 했는데도 이정도로
깊고 강렬한 냄새가 난다니 믿을 수가 없다.
"아저씨 손좀 치워봐. 궁금하지 않아?
맨날 디코로 섹드립 한 자진데.
아니면 감각치료라도 해줄까?"
그러곤 눈을 가린 손등에 자기 자지를 부비며
허리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느낌이 어때?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전부 자지야!"
손등 털을 가로지르는 물렁하고 길쭉한 산호의 자지.
손가락이 제멋대로 벌어지고 움직이며
자지를 향해 파르르 떨리며 나아간다.
"에구... 침나왔네.. 내가 닦아줄게!"
"뭐... 아니 내가 닦으브읍?!"
"침도 닦을 겸 이번엔 입으로 느껴보자.
내가 발기 하려면 좀 오래 걸려서..
이렇게라도 안하면 잘 안서더라구.. 어때?
말랑말랑 하지 않아?
다X소에 만두 장난감보다 이게 훨씬 느낌 좋다구."
한 번도 입 안에 들어왔던적 없지만 알 수 있었다.
코에 닿는 어딘가의 냄새나는 털.
입안 가득 찬 묵직하고 물렁물렁한 신체 일부.
그 신체 일부의 끝에서 나오는 짭짤하고 미끈미끈한 액체.
내 턱과 얼굴을 잡은 양 손.
양 손바닥을 내 턱과 얼굴에 박박 문지르다가 때고
자기 얼굴로 가져갔는지
주둥이에서 손바닥 냄새 맡는 소리가 들린다.
"쓰으읍... 하아... 냄새 좋다... 체취는 아닌거 같은데..
아까 화장실에서 맡아본 아저씨 샴푸 냄새도 아니고...
향수에요? 집에 혼자 있으면서?
아니면... 나 온다고 뿌린건가?
하... 너무 사랑스러운거 아니에요?
아 자지 빼는걸 깜빡했네."
"으므어에엑... 사.. 산호야... 지금 뭐..."
"아... 진짜 너무 귀엽다... 아. 귀엽다는 말 싫어한댔지 참.
진짜 내 취향이에요 아저씨...
그래서. 저 온다고 향수 뿌린거죠?"
"으... 침 더 나왔잖아... 그래 뿌렸다...
홀애비 냄새 날까봐 뿌린거야. 됐냐? 빨리 옷이나 입어.."
"아 뭐야... 괜히 설랬네... 근데 언제까지 안보려구요?
같이 살면 언젠간 볼텐데 그냥 지금 봐요!"
아직 약간 물기가 남은 손으로 내 팔목을 잡더니
확! 끌어당겨 내 손을 눈에서 때어내려 한다.
내가 악착같이 버티면 머리가 같이 딸려가서
산호의 자지에 입을 맞추고
버티지 못하고 손이 때져 억지로 눈을 감으면
잡힌 팔목을 이리저리 끌어당겨 내 얼굴 곳곳에
고간을 마구 부벼댔다.
"끄으으.. 아, 안돼..!! 의사가 당분간 자지 보면
안된다 했단 말야! 빠... 빨리 아무거나 입어!"
"아.. 의사가..?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바로 옆이 안방인거 같던데 아무거나 꺼내입을게?"
"다.. 다입으면 말해! 꼭 다 입고 말해라!!"
....
....
"....야....... 갔냐...?"
의자에서 내려온것 까지는 알겠는데
발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가방과 옷이 스쳐 사부작 거리는 소리조차조 없고
발소리도, 숨 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아
아무런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 산호야...?"
"왁!!!!"
"으아악?!?!! 뭐해!!!"
"아~.. 너무 재밌어.. 너무 즐거워.. 반응 최고야...
실제로 만나니까 더 재밌다 아저씨...
아 근데... 이름 언제 알려줄거야? 난 오늘 알려줬는데.
언제까지고 비글 아저씨니 김비글이니 할 수는 없잖아?"
"...옷 입었냐?"
"...아... 일단 욱여넣긴 했는데... 뭐..
가릴건 다 가렸으니까 눈 떠도 돼!
의사처방이 그렇다는데 간호사인 내가 뭘 어쩌겠어?"
"...눈 뜬다..?"
눈꺼풀을 살짝 들어올려 산호를 찾으니
확실히 옷을 입고 있긴 했다.
"...그거 맞냐?"
"아... 아저씨 팬티가 좀 작긴 한데... 일단 들어가긴 해!
답답하긴 해도 별 수 있나 뭐."
"아니 근데 입어도 하필 그걸..."
"잘 늘어나는게 이거밖에 없었단 말야..."
언젠가 승부팬티로 샀었던 T팬티.
새하얀 시스루 팬티인데
허리와 엉덩이쪽 끈은 얇고 가늘며
고간은 완전히 감싸는 성인 남성용 T팬티.
고간쪽이 많이 비어서 한 번 입고 서랍에 박아뒀다.
지금 저놈 입장에선 내 사이즈에 맞게 산거라고 생각하겠지.
허리 끈은 은색 털 사이에 파묻혀 사라졌고
자지를 감싼 천은 당장에라도 터질듯 늘어났다.
엉덩이도 낀다고 뒤를 돌아 꼬리를 들춰
엉덩이 사이에서 사라진 끈을 찾아달라고
엉덩이를 주욱 들이민다.
"그... 그냥 반바지 줄테니까 그건 벗자.. 지금말고!!
갖다주면 갈아입어!"
"아저씨 독심술 같은거 해?"
"뭔 독심술이야... 자. 이거 입어."
"아! 아저씨 이름은??"
"...김태민..."
"혹시 클 태자?"
"...닥쳐."
"아이.. 키가 뭐가 중요해~? 마음이 큰게 중요하지!
짠! 다 입었어. 얘도 좀 작긴 한데 불편하지는 않네!
역시 돈이 들어가면 뭐든 좋아진다니까.."
"..너 가져 그럼.. 배 안고파? 야식이나 시킬까?"
"치킨시켜줘! 아 근데 나 오늘 어디서 자?
아까 방 둘러보니까 빈방은 있는데 이불이 없더라?"
"아."
"아?"
딱히 손님이 올 일이 없어 여분의 이불은 준비돼있지 않았다.
기껏해봐야 여름에 덮는 얇디 얇은 천 정도.
"생각해보니까 손님용 이불이 없네..
오늘은... 같이... 하.. 같이 자야겠는데..?"
"와우... 첫 만남에 동침...? 태민 아저씨 과감한데~?
으흐흐... 이 기새를 몰아서 오늘 아주 끝까지..."
"무뭐무뭔 끝이야! 치킨 먹고싶으면 암전히 자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후로는 평범하게 놀았다.
내 남는 노트북으로 같이 게임도 하고
볼게 없어 그냥 죽죽 넘기기만 했던 유튜브도 재밌게 보고
야식도 시켜먹고
술도 마시고
누워서 같이 넷x릭스도 보고
중간에 나를 부르더니 반바지 허리 밴드에 엄지를 넣고
바지를 쑥! 내리며 화들짝 놀라 돌아누운 내 등과 엉덩이에
자지를 마구 비벼대긴 했지만
발기한 것도 아니고 그냥 장난치는거겠지 하고 넘겼다.
잘 때도 그랬다는게 문제지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오늘 갑자기 애정결핍 하다가 생각나버린 자지결핍.......................
6수인 긱사룸메 어쩌고는 꼭 쓰겠읍니다........................
이거 2화는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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