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 그래픽과 파격적인 잔혹함으로 대전 액션 게임 장르에 한 획을 그은 '모탈 컴뱃' 시리즈가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지난 2021년 개봉한 전작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후속작 '모탈 컴뱃 2'다. 이번 영화는 철저하게 원작 게임 팬들을 겨냥한 팬 무비 성격이 짙다. 게임 속 방대한 설정과 캐릭터, 특유의 연출을 충실히 복원해 스크린에 그대로 옮겼다. 캐릭터들의 동작 하나하나가 게임 속 움직임을 실사로 구현한 듯한 인상을 준다. 스토리라인과 배경, 세계관에 대한 재현율은 원작을 과도하게 존중한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정교하다. 특히 시리즈의 백미라 할 수 있는 '페이탈리티' 연출에는 상당한 공을 들였다. 기자조차 관람 도중 무의식적으로 눈을 질끈 감았을 만큼 묘사가 강렬하다. 고어 장르를 즐기는 팬들이라면 환호할 만한 대목이다.
▲사진 출처=모탈컴뱃2 시사회
영화는 여러 캐릭터의 스토리라인을 하나로 엮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다. 각 캐릭터의 개인 서사를 편집하다 보니 일종의 옴니버스 형식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줄기는 명확하다. 서사의 중심은 '키타나'와 '쟈니 케이지'에게 맞춰져 있으며, '리우 캉'이나 '라이덴' 등 주요 인물들의 흐름도 놓치지 않는다.
그중 쟈니 케이지는 한때 전설적인 무술 스타였으나 지금은 나이 든 배우로서 과장된 연기를 펼치는 인물로 등장한다. 재미있게도 그의 액션과 스타일은 모두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한다. 이번 작품에서 쟈니 케이지를 연기한 배우 칼 어번은 '반지의 제왕'의 에오메르를 시작으로 '스타트랙'과 '토르' 시리즈 등에서 활약했다. 평소 코믹콘에서 굿즈 쇼핑을 즐기다 포착될 만큼 서브컬처 마니아로 알려진 그는 90년대 액션 영화의 클리셰를 적절히 활용하며 팝콘 무비로서의 재미를 더한다.
다만 이러한 높은 재현율이 때로는 단점으로 작용한다. 게임 캐릭터의 움직임을 구현하기 위해 CG와 아크로바틱한 동작을 이어 붙이는 방식을 취하다 보니, 실제 액션의 힘은 다소 떨어져 보인다. 화려함은 갖췄으나 실제 타격이 아파 보이지 않거나 공방의 템포가 느릿하게 느껴지는 점은 아쉽다. 대신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CG가 그 간극을 어느 정도 메우는 데 성공했다.
이 영화는 평단의 높은 점수를 받거나 깊은 여운을 남기는 예술 영화는 아니다. 영화적인 완성도 측면에서만 접근한다면 아쉬운 부분이 많을 수 있다. 시리즈를 모르는 유저라면 불친절한 서사나 캐릭터의 어색한 행동에 당황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게이머를 위한 팬 무비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디테일한 표현과 팬 서비스 면에서 극찬을 받을 만하다.
따라서 원작을 모르는 관객이라면 최소한의 사전 정보를 습득한 뒤 관람하는 것을 권하며, 유저라면 전작인 '모탈 컴뱃' 영화나 게임 엔딩을 다시 한번 복기하고 극장을 찾는다면 훨씬 만족스러운 관람이 될 것이다. 다만 신체가 절단되는 선혈 낭자한 연출이 수시로 등장하므로 관람 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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