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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에세이] 공포의 5.18

운영자 2007.08.23 20:45:22
조회 1797 추천 0 댓글 4

3. 스물에서 마흔넷


  공포의 5.18



  ‘노동현장에 찾아온 봄’ 이라는 말이 실감나던 1980년이었다. 그러던 중 5.16보다 더 무서운 5.18이 터졌다. 불도저가 땅 고르듯 반대하는 목소리는 모두 밀어버려 한동안 정적이 지속되었다. 신군부는 탱크로 모든 것을 장악했다. 시간이 가면서 압박과 통제는 더 심해졌다.

  그리고 1980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노동계에 대해서 손을 대기 시작했다. 나는 8월에 노조지부장직을 그만두라는 지시를 받았다. 소위 정화대상자로 지목된 것이다.

  전국에서 190여명이 정화대상자였는데, 금속노조 남서울 지역 지부에는 나와 지금은 나의 아내가 된 세진전자노조지부장 설난영 등 5명이 포함되었다. 노조지부장 사표 아니면, 삼청교육대 행이었다. 실제로 남서울지부 내에 속해있던 신진밸브 분회장이 7월에 회사측의 고발로 삼청교육대에 끌려갔고, TV에서는 날마다 삼청교육을 받는 깡패들에 대하여 방영을 했다. 그래서 여기 걸렸다가는 그야말로 뼈도 추리지 못하겠다 싶어 한 사람도 거역하지 못하고 사표를 냈다.

  노조간부에 대한 1단계 조치였다. 2단계 조치는 10월 31일 나의 해고였다. 그리고 3단계 조치는 12월 용산 삼각지에 있는 군 지하벙커로 우리 노조 간부 4명이 잡혀간 것이었다. 나는 해고되어 회사에 출근하지 못하던 상황이라 용케 도망갈 수 있었다.

  내 후임 노조지부장 이기창은 결국 삼청교육대까지 끌려가 힘든 시절을 보내고 다음해 1월 계엄령이 해제된 후에야 풀려 나왔다. 빡빡머리에 골병이 들어 풀려난 그와 함께 나는 서울대입구 전철역 근처에 「대학서점」을 열었다.

  책방은 돈이 벌리는 사업이 아니었다. 삼청교육을 다녀왔거나 해고된 사람들이 오다가다 들락거리는 연락소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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