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2월. N.EX.T 콘서트를 본 것이 마지막이었던 사람이었어. 9월 어느날인가, 우연히 들어갔던 인터파크에서 30주년 콘서트 예매창을 보게 되고, 세상에.. 세월이 벌써...  만감이 교차.

자리가 있긴 있겠냐며 들어갔건만 너무나 휑~ 오바 같지만 지나온 내 청춘을 뒤돌아 본 기분이랄까. 갑자기 울컥.

아니, 공연의 신인데.
천하의 이승환인데.
내 평생 소원 중 하나인 이승환 콘서트인데.
그것도 30주년인데!
이게 이렇게 빈 자리가 남아 있다고?!!
그래서 그 울컥이 첫콘. 혼콘임에도 바로 질러 버렸고.
내가 올해 한 일 중에서 가장 잘 한 일로 기록에 남겨질 예정임.

연로해진 도가니 걱정에 차마 눈 앞에 플로어석을 수두룩하게 보고도 망설이다 콘솔 뒤 정중앙을 택하고 내내 후회도 했지만, 날으는 양탄자를 타고 다가와 주신 환느님을 영접하며 입틀막, 후덜덜, 꿈이냐 생시냐, 사진이고 뭐고 미친 듯이 뭣도 모르면서 달리고 달리고. 김장비니루의 팁을 알려주며 절대 후회 없을 거라고 꼭 가서 신나게 달리라던 친구에게 얼마나고맙던지.

레이져, 사운드, 영상, 무대연출, 갤주의 미모와 근육, 가창력... 이제 더 말하면 뭐함. 어디서나 느낄 수 없던 가장 큰 감동은 오랜 시간 함께 걸어온 갤주와 팬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순간순간이었음.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들이란 생각이들더라.

그리고 내 청춘의 필름을 돌리며 함께 부른 노래들, 영원히 잊지 못할 거야. 이런 시간 속에 머물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이 말 꼭 전하고 싶어서 늦게라도 후기랍시고 들고 왔음;;)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그래서 또 한번 30년의 기적을 보여주시길.
세상에 이런 가수 또 없다고!!!
전설은 계속 되어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