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작위성 성억압은 개성과 창의력을 질식시킨다

운영자 2009.02.05 18:15:04
조회 1072 추천 3 댓글 2


  우리나라의 경우만 봐도 ‘춘향전’에 나오는 이몽룡과 성춘향은 15세의 나이에 이미 ‘어른’ 취급을 받아 성적 교섭은 물론 사고(思考)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있고, 서양의 경우에도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오는 두 남녀는 나이가 겨우 13세로 되어 있다. 파이어스톤에 의하면 모차르트 같은 조숙한 천재가 활동했던 시대까지만 해도 사춘기의 청소년들은 ‘축소판 어른’이었지 ‘미성년’이 아니었다. 그래서 모차르트같이 조숙한 천재들이 당시엔 흔했는데, 학교 교육(특히 군대식 기숙학교)이 정착되고 나서부터 학교는 오직 ‘인내력’을 배양하는 곳으로 전락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대다수의 학생들을 사도마조히스트(sado-masochist)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천재적 조숙아들의 창의력을 불식시켜버렸다는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 개화기 때 이광수나 최남선 같은 문필가들이 사춘기 때부터 문필활동을 하고 깊이 있는 글을 쓸 수 있었다는 사실이 늘 신기하게 여겨졌었다. 그런데 파이어스톤의 ‘성의 변증법’을 읽고나서 그 이유를 간단히 유추해낼 수 있었다. 즉 그들은 특별히 똑똑해서라기보다 학교 교육의 피해를 덜 입었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했던 것이었다.


  요즘 한국의 청소년들을 보면 춘향과 이도령이 연애하던 시절에 비해 체격도 훨씬 크고 생각도 어른스럽다. 성징(性徵) 역시 훨씬 더 빨리 나타나는 것이 물론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관습과 법률은 아직도 19세 미만의 남녀를 무조건 미성년자로 취급하고 있다.


  고려시대는 물론이고 성에 대해 극도로 보수적이었던 조선시대에도, 자유연애는 불가능했을지언정 사춘기 때 다 시집장가를 갈 수는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빠른 발육에 배해 성적 공백기가 훨씬 길게 되어 있어 많은 청소년들을 성적 기아(飢餓) 상태에 놓아두고 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자유로운 멋내기나 춤 등 여러 가지 대리배설수단의 확보인데, 그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러니 여간 둔하거나 인내력이 강한 학생이 아니라면 대부분 잠재의식 속에 성적 콤플렉스들을 축적하게 되기 쉽다.


  특히 상상력과 창의력이 발달한 천재적 조숙아들은 규범적 간섭이나 규제를 못 견뎌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므로 개인의 창의력이 개인 및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 같은 폐쇄적 교육환경에서 살아남아 이른바 ‘출세’한 인물들은, 성욕을 창조욕구로 대체시키지 못하고 물욕이나 권력욕으로 대체시킨 권위주의적 속물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권위주의적 속물근성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의 운명은 물론 타인의 운명이나 사회의 운명까지도 폐쇄되고 정체된 ‘과거지향적 국면’으로 몰아간다. 유아기 때는 ‘철없음’을 필계삼아 비생식적(非生殖的) 섹스일망정 그래도 성의 자연스런 대리배설이 가능했고, 청소년기에는 ‘정신적 사랑’이라는 낭만적 허상 속에서 몽상적인 즐거움을 그런대로 맛볼 수가 있었다. 그러나 도덕적 경건주의를 밑천으로 출세한 성인들은, 스스로의 성적 기갈(飢渴)을 ‘권력을 동원한 타인의 성적 만족이나 성적 관심에 대한 앙갚음’, 즉 도덕적 테러리즘으로 풀려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정치적, 문화적으로 후진된 사회일수록 도덕만능주의의 경향이 강하고 육체보다 정신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지배엘리트들은 대부분 ‘성 알레르기’를 가졌거나 가진 ‘척’하며 이중적 위선을 출세의 발판으로 삼는다. 정신주의란 성을 죄악시하거나 필요악 정도로 간주하려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러한 태도는 각 개인의 자유와 창의력을 억압하여 미래보다는 과거를, 자유로운 개성추구보다는 획일적 통제를 선호하게 만드는 것이다.

>

추천 비추천

3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107 <붙이는 글> 마광수의 ‘시대를 앞서간 죄’ [68] 운영자 09.04.03 14754 55
106 운명은 야하다 [14] 운영자 09.04.02 12398 17
105 창조적 놀이정신은 운명극복의 지름길 [3] 운영자 09.04.01 4575 7
104 시대상황에 맞는 가치관은 따로 있다 [7] 운영자 09.03.30 3906 8
103 패륜범죄, 대형참사 빈발의 원인은 따로 있다 [9] 운영자 09.03.27 4925 8
101 ‘위대한 설교자’보다 ‘위대한 놀이꾼’이 필요하다 [5] 운영자 09.03.26 3877 6
100 ‘투쟁’에 의한 역사발전의 시대는 가다 [4] 운영자 09.03.25 2995 3
99 진정한 속마음이 왜곡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4] 운영자 09.03.23 3681 4
98 민심을 바로 읽어내는 것이 급하다 [2] 운영자 09.03.20 2484 1
97 상투적 도덕은 필요없다 [2] 운영자 09.03.19 3029 1
96 왜 이렇게 비명횡사가 많은가 [2] 운영자 09.03.18 3150 5
95 이중적 도덕관 탈피해야 개인과 사회가 건강해진다 [22] 운영자 09.03.17 3053 8
94 그릇된 관념에서 비롯되는 ‘집단의 병’ [4] 운영자 09.03.16 3146 2
93 현대병의 원인은 권태감과 책임감 [5] 운영자 09.03.13 3867 5
92 ‘인격 수양’ 안해야 마음의 병에 안 걸린다 [11] 운영자 09.03.12 5740 18
91 억눌린 욕구가 병이 된다 [7] 운영자 09.03.11 5590 6
90 ‘무병장수’의 현실적 한계 [5] 박유진 09.03.10 3487 3
89 인간 있는 곳에 병 있다 [4] 박유진 09.03.09 2552 3
88 이중적 의식구조를 벗어버리면 병은 더 이상 운명이 아니다 [3] 박유진 09.03.06 2767 2
87 자유만이 유일한 해결책 [4] 운영자 09.03.05 3117 3
86 참된 지성은 ‘지조’가 아니라 ‘변덕’에서 나온다 [3] 운영자 09.03.04 2711 3
85 ‘관습적 윤리’에서 ‘개인적 쾌락주의’로 [2] 운영자 09.03.03 2782 4
84 ‘편의주의’에 대한 올바른 이해 [2] 운영자 09.03.02 2374 2
83 개방적 사고에 따른 문명과 원시의 ‘편의적 결합’ [4] 운영자 09.02.26 2590 1
82 문명이냐 반문명이냐 [3] 운영자 09.02.25 2778 1
81 진리로 포장되는 ‘권위’의 허구 [3] 운영자 09.02.23 2625 3
80 원시와 문명의 ‘편의주의적 결합’은 우리를 참된 자유로 이끈다 [2] 운영자 09.02.20 2022 1
79 솔직한 성애의 추구는 운명극복의 지름길 [2] 운영자 09.02.19 2472 5
78 ‘타락’도 ‘병’도 아닌 동성애 [3] 운영자 09.02.18 3983 10
77 선정적 인공미 가꾸는 나르시스트들 늘어나 [5] 운영자 09.02.17 3019 5
76 개방사회가 만든 자연스런 관음자들과 페티시스트들 [3] 운영자 09.02.16 1619 1
75 삽입성교에서 오랄 섹스로 [9] 운영자 09.02.13 6336 1
74 ‘성적 취향’의 다양성을 인정하자 [2] 운영자 09.02.12 1347 1
73 생식적 섹스에서 비생식적 섹스로 [4] 운영자 09.02.11 2020 4
72 ‘성욕의 합법적 충족’을 위해서 결혼하면 실패율 높다 [3] 운영자 09.02.10 1840 7
71 결혼은 환상이다 [2] 운영자 09.02.09 2055 6
작위성 성억압은 개성과 창의력을 질식시킨다 [2] 운영자 09.02.05 1072 3
69 전체주의적 파시즘은 집단적 성억압의 산물 [3] 운영자 09.02.04 1599 2
68 쾌락으로서의 성을 부끄럼없이 향유하라 [5] 운영자 09.02.03 2123 3
67 변화를 인정할 수 있을 때 발전을 이룬다 [2] 운영자 09.02.02 1175 1
66 결국 현재의 욕구에 솔직하라는 역의 가르침 [2] 운영자 09.01.30 1468 1
65 ‘주역’을 아는 사람은 점을 치지 않는다. [7] 운영자 09.01.28 2601 5
64 회한도 희망도 없이 현재를 버텨 나가라 [2] 운영자 09.01.23 1734 1
61 ‘역설적 의도’로 막힌 세상 뚫어보자 [3] 운영자 09.01.15 1584 4
63 쾌락주의에 따른 동물적 생존욕구가 중요하다 [3] 운영자 09.01.19 1537 2
62 음양의 교화(交和)가 만물생성의 법칙 [2] 운영자 09.01.16 1205 1
60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 지닌 동양의 민중철학 [2] 운영자 09.01.14 1150 1
58 궁하면 변하고, 변하다 보면 통한다 [2] 운영자 09.01.09 1725 3
57 햇볕이 뜨거울 때 우산을 쓰면, 신기하게도 비가 내린다 [2] 운영자 09.01.08 1171 1
56 잠재의식과 표면의식의 일치로 얻어지는 생명력 [4] 운영자 09.01.02 1570 2
123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