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혜원 인턴기자] '괴물'의 미스터리는 마을에서 벌어진 대형 화재 이후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소년 미나토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싱글맘 사오리(안도 사쿠라)는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이상 행동을 감지하고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학교로 찾아간다. 그러나 학교의 교장 선생님(타나카 유코)을 비롯한 교사 일동은 사건에 대해 미적지근하게 대응한다. 한편, 미나토를 괴롭혀왔다고 추정되는 호리 선생(나가야마 에이타)은 오히려 미나토가 같은 반 친구인 요리(히이라기 히나타)를 따돌려 왔다고 주장한다.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지고, 사오리는 자신이 모르는 아들의 모습을 발견해간다.
의문의 사건을 다룬 영화는 다른 시선을 가진 인물인 '사오리', '호리 선생', '미나토'를 중심에 두고 3부로 구성되었다. 플롯이 진행될수록 미스터리는 중첩되고, 걷잡을 수 없는 미스터리의 소용돌이 속에서 관객들은 '괴물이 누구일까?' 물으며 이 진실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괴물의 정의는 괴이한 외형의 불가사의한 생물체로, 생물학의 법칙을 무시하는 생물체를 말한다. 또한, 괴상하게 생긴 물체 혹은 괴상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즉, 평범하거나 정상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평범하지 않다는, 정상적이지 않다는 말은 판단되는 이가 있고 판단하는 이가 있다. 뛰어난 능력이 아닌 이상 보통은 부정적 의미로 많이 쓰인다.
영화 '괴물' 속 괴물이라는 단어 역시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학교는 권력과 위계가 작동하는 약육강식의 세계이자, 보수적이고 폭력적인 공간으로 나온다. 이곳에서 체구가 작고, 소위 여성스러운 면이 돋보이는 남학생 '요리'는 약자다. 남학생들은 그런 요리를 지독하게 괴롭힌다. 미나토는 요리와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특별한' 사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눈에 띄지 않기 위해, 타깃이 되지 않기 위해 요리를 외면한다. 하지만 그것이 세상이 규정한 정상성에서 벗어나 '괴물'이 되는 일임을 알고 있다. 정상성에서 머물기 위해 노력하지만 사람들은 그들을 정상성 안에서 몰아낸다.
요리의 아버지는 요리의 특별함을 '병'이라고 '고치려' 하고, 학대해 왔다. 요리는 아버지와 함께 미나토에게 이제 모든 병이 다 나았다고 말한다. 놀아줘서 고마웠다고. 미나토가 뒤돌아서 가려는 순간 닫힌 문이 다시 열린다. "미안. 거짓말이야." 요리는 그렇게 말한다. 그리고 다시 아버지에게 끌려간 요리와 문 너머로 아버지의 고함이 들린다.
남자답게 화해하라는 호리 선생의 말, 미나토가 당연히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갈 것이라 여기는 엄마 사오리. 그들의 악의 없는 말 속에서 미나토와 요리는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괴물이 된다. 사오리는 미나토를 옆에 둔 채 나지막이 말한다. 죽은 미나토의 아버지가 미나토가 결혼해서 가정을 이룰 때까지 지킬 거라고. 악의 없고 지극히 평범한 말은 미나토를 할퀸다.
고로에다 히로카즈
강력한 태풍이 지나간 후, 자신들의 아지트를 빠져나온 요리와 미나토는 광활한 수풀 사이를 마음껏 뛰어다닌다. 뛰어오르고, 소리를 지른다. 그곳은 자신들을 괴물로 규정하는 편견 어린 시선, 손가락질하고 괴롭히는 위력과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유일한 공간이 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너무나 특별한 존재인 미나토와 요리는, 그렇게 오직 둘만 존재하는 그곳에서 자유로움과 해방감에 젖어 웃는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현실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해석이 나뉜다. 요리와 미나토가 폭풍우 속에서 죽었고, 결말은 환상이라는 해석이 존재한다. 결말을 결정짓는 건 오롯이 관객의 몫이 된 것이다. 나도 호리 선생과 사오리가 객차 안을 찾을 때는 우의만 있고 아이들이 없었기 때문에 생존 가능성을 낮게 보지만, 어떤 결말이건 괴물로 규정하는 그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롭게, 그런 것들이 전부 없는 세상에서 행복하길 바라면서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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