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강남 하이엔드'라는 수식어로 투자자와 실수요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강남권 고가 오피스텔 시장이 눈에 띄게 식어가고 있다. 분양가를 최대 20%까지 낮추는 이례적인 할인 판매가 등장하면서 "여기가 정말 강남이 맞느냐"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 일대 신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시행사 보유 물량을 할인해 분양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과거에는 분양가 환급이나 옵션 제공 수준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분양가 자체를 두 자릿수 비율로 낮추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미 입주가 시작된 단지에서도 잔여 물량을 털어내기 위한 판촉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 오피스텔은 대부분 코로나19 시기 저금리와 유동성 확대 국면에서 공급이 결정됐다. 당시에는 아파트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체 투자처로 오피스텔이 주목받았고, 특히 강남권에서는 고급 커뮤니티와 입지를 앞세운 '하이엔드' 상품이 대거 등장했다. 분양 당시에는 수십 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한 곳도 있었지만, 높은 분양가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강남 프리미엄, 대체 어디로갔나?
사진=루카831 홈페이지
문제는 시장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이다. 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고, 기대했던 임대수익률도 현실과 괴리가 생겼다. 오피스텔은 구조적으로 아파트보다 자산 가치 상승폭이 제한적인 데다, 월세 시장에서도 공급이 늘어나면서 임대료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장에서는 미분양 물량이 상당하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청담, 논현, 강남역 일대를 중심으로 신축 오피스텔 수백 실이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다. 일부 사업장은 금융 이자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공매로 넘어가거나, 유찰을 반복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수요자들의 인식 변화도 뚜렷하다. 같은 가격대라면 오피스텔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이 돈이면 차라리 아파트를 사겠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실제로 실거주 목적의 오피스텔 수요는 전체의 일부에 불과하고, 상당수는 투자 수요에 의존해왔다는 점에서 시장 위축의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사진=루카831 홈페이지
다만 모든 오피스텔이 같은 흐름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공급이 제한적이고 입지 경쟁력이 뚜렷한 지역의 일부 하이엔드 상품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아파트 대비 대출 규제가 덜하고 취득세 부담이 낮다는 점은 여전히 오피스텔의 장점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강남권 고가 오피스텔의 가격 조정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금리 부담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투자 매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흐름 속에서 주거 수요가 아파트에 집중되는 현상도 쉽게 바뀌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강남'이라는 이름만으로는 통하지 않는 시장이 될 것"이라며 "입지, 규모, 상품성에서 분명한 차별성이 없는 오피스텔은 추가적인 가격 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