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총액을 6억 원으로 제한한 이른바 6·27 대책 이후 서울 강남권 아파트 시장의 온도가 달라졌다. 반포·대치 같은 전통 강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강남구 수서동과 서초구, 우면동으로 매수 수요가 몰리면서, 이들 지역의 집값이 단기간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연이어 시행된 대출 규제는 강남권 수요의 이동을 촉발했다. 고가 아파트일수록 대출 가능 금액이 급격히 줄어들자, 비교적 적은 자기자본으로도 '강남 주소'를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결과 그동안 비주류로 분류되던 동네들이 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지난해 6월 이후 수서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개월 만에 16%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자곡동과 세곡동 역시 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강남구 내 최고 상승 지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출 규제가 만든 '강남 수요 이동 지도'
사진=네이버 부동산
이는 대치·개포 등 기존 인기 지역의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실거래 현장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수서동의 소형 면적 아파트들이 잇달아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용 40㎡ 안팎의 주택이 16억 원대에 거래되고, 일부 단지는 3.3㎡당 1억 원에 근접한 가격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상대적으로 작은 면적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저항선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는 평가다.
서초구에서도 흐름은 같다. 양재동과 우면동은 대출 규제 이후 서초구 내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반포·잠원동이 한 자릿수 상승률에 머문 반면, 이들 지역은 10%를 웃도는 오름폭을 나타냈다.
사진=네이버 부동산
특히 우면동은 개발 기대감과 함께 '서초구 진입 마지노선'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수요가 집중됐다. 최근에는 전용 84㎡ 기준 19억 원에 육박하는 거래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를 전형적인 '키 맞추기' 현상으로 보고 있다. 대출 규제로 고가 주택 진입이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했고 그 결과 가격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수서역 일대 복합개발, 인근 재건축 기대, 교통 여건 개선 등이 더해지며 상승 기대 심리가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가격이 쉽게 꺾이지 않았다는 경험이 쌓이면서, "비슷한 가격이면 결국 강남"이라는 인식이 더욱 굳어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강남 핵심지와 그 외 지역 간 가격 양극화는 오히려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강해질수록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는 물론,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지역으로의 쏠림이 나타난다"며 "수서·우면 일대는 이미 '마지막 진입로'로 인식되고 있어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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