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 청약 시장을 바라보는 분위기가 지난해와는 사뭇 다르다. 공급 물량은 늘었지만, 청약 경쟁과 당첨 가점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규제 강화와 자금 조달 부담이 맞물리며 청약 시장 전반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공급되는 물량은 2만 가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5700가구 수준으로, 전체의 약 4분의 1에 불과하다.
단지 수와 공급 규모만 놓고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많은 물량이 예정돼 있지만, 실제 청약 시장의 체감 온도는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가장 큰 변수는 청약 제도와 대출 규제다.
공급은 늘었지만, 체감 청약 기회는 줄어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지난해 10월 발표된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청약 자격이 대폭 강화됐다. 세대원 청약이 제한되고, 다주택자는 청약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청약 통장 숫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동안 경쟁률을 끌어올리던 '중복 청약'이나 실수요가 아닌 대기 수요가 상당 부분 빠져나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당첨 가점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서울 주요 단지에서 높은 가점대 경쟁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청약에 도전할 수 있는 모수 자체가 감소하면서 평균 당첨선이 내려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강남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경쟁률과 가점 모두 눈에 띄게 낮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자금 조달 여건이 까다로워진 점도 청약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 아파트의 주택담보인정비율이 40%로 제한되면서 분양가 대비 현금 부담이 크게 늘었다. 중도금 대출 횟수도 축소되면서, 과거처럼 계약금만 준비해 청약에 나서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최소 분양가의 30% 이상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청약을 포기하거나 관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모든 지역이 같은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의 경우 여전히 희소성이 높고,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층이 두터워 규제에도 불구하고 경쟁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비강남권에서는 규제 효과가 보다 직접적으로 작용하며 청약 시장이 한층 차분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 물량만 보면 청약 기회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제도 변화와 대출 규제로 접근 가능한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올해 서울 청약 시장은 작년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단지를 제외하면 당첨 가점이 낮아지고 경쟁률도 완화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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