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5000선을 넘어서자 주식 시장 안팎의 온도 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지수는 연일 새 기록을 쓰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환호보다 불안과 초조함이 더 크게 번지고 있다.
이에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 "나만 기회를 놓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2일 코스피는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와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에 힘입어 강세 출발 후 장중 5000선을 터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주도했고, 자동차와 방위산업 등으로 상승 흐름이 확산되면서 시장 전반에 낙관론이 퍼졌다. 수익을 거둔 일부 투자자들은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수익 인증 글을 잇따라 올리며 분위기를 달궜다.
그러나 지수 상승이 곧바로 개인 투자자의 체감 수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개인 계좌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손실 구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크게 오른 일부 대형주를 보유하지 못했거나, 상승장에서 종목 선택에 실패한 투자자들의 박탈감은 오히려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나만 늦은 건가' 포모에 흔들리는 개인투자자들... 전문가들 조언 들어보니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조급함은 투자 행태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뒤처질 수 있다는 불안, 이른바 '포모(FOMO)' 심리가 확산되며 빚을 내 투자에 나서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9조 원을 넘어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자금은 주로 최근 상승을 이끈 반도체와 자동차 등 대형주로 집중되는 양상이다. 은행권 자금 이동도 눈에 띈다. 연초 이후 투자자 예탁금은 단기간에 수조 원 증가했고, 반대로 요구불예금 잔액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금리가 높은 예·적금에 머물던 대기성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매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갈 곳을 잃은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투자자들의 행동 변화도 감지된다. 일부 중·장년층 투자자들은 주택 마련이나 노후 대비를 위해 모아두었던 예금을 해지해 주식 계좌로 옮기고, 기존보다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최근 급등한 주가를 보며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다만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이미 오른 종목을 지금 사도 되는지에 대한 불안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을 낙관과 경계가 교차하는 구간으로 보고 있다.
퇴직연금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장기 자금 유입이 꾸준히 늘면서 과거보다 시장 체질이 안정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단기간 지수 급등과 신용잔고 증가 속도는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조정 국면이 나타날 경우 레버리지 투자 비중이 높은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수가 높아질수록 '지금 안 사면 끝난다'는 심리가 강해지지만, 이런 국면일수록 투자 판단은 더 냉정해야 한다"며 "장기 자금 유입이라는 구조적 변화와 단기 과열 신호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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