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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차례상에 전 안 부쳐도 됩니다…떡국 중심 4∼6가지면 충분"

나남뉴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6.02.11 13:45:04
조회 67 추천 0 댓글 0


차례상에 올릴 전을 산더미처럼 부치는 것은 지금도 명절을 앞둔 가정의 대표적인 풍경이다. 고소한 기름 냄새 속에 오손도손 화목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하지만, 전 부치기가 '노동' 수준이 되면 건강을 해치고 가족 갈등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유교 전문가들은 "가족이 화목해야 조상도 즐겁다"며 차례상의 '간소화'를 강조하고 있다.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산하 한국예학센터는 설 연휴를 앞둔 11일 전통의 정통성을 존중하면서도 현대 사회의 변화를 포용하는 '현대 맞춤형 설 차례 예법'을 제안했다.

명절마다 되풀이되는 차례상 준비 부담을 줄이고, 명절 본연의 의미인 '가족 간의 화합과 행복'을 되새긴다는 취지다.

한국예학센터에 따르면 차례는 본래 '차를 올리는 예'라는 뜻으로 약식 제사를 가리킨다. 따라서 설과 추석의 차례엔 떡국이나 송편과 과실 3∼4가지만 올렸다.

특히 '홍동백서'(紅東白西)나 '조율이시'(棗栗梨枾) 같은 격식은 문헌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센터는 설명한다. 전통 예서 어디에도 과일의 종류나 위치를 엄격히 규정한 바는 없으며, 유교의 핵심은 시대와 상황에 맞게 마땅함을 찾는 '시중'(時中)에 있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센터가 제안한 차례상은 우선 음식의 가짓수를 줄이는 것이다.

설 차례상의 경우 떡국을 중심으로 4∼6가지 품목이면 충분하며, 특히 노동력이 많이 드는 기름진 '전' 요리는 예학적으로 차례에 권장되지 않았던 품목이라는 게 센터의 설명이다.

또 조상이 생전에 즐겼던 음식이나 현대적인 과일을 올리는 것은 불경한 것이 아니라 "조상을 기리는 현대적 정성의 표현"이며, 차례상에 한자 지방(紙榜) 대신 조상 사진을 세우는 것도 "가족이 추억을 공유하며 유대감을 높이는 권장할 만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센터 관계자는 "형식에 얽매여 차례를 정식 제사 수준으로 차리는 것은 오히려 가족의 화목과 행복을 저해하는 것"이라며 "얼마나 차렸는지보다 어떤 마음으로 차렸는지로의 사고 전환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차례를 가족의 화목과 행복을 위한 예법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재근 한국유교문화진흥원 원장은 "전통은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처럼 시대에 맞게 흐를 때 비로소 우리 곁에 머문다"며 "올 설에는 조상을 기리는 정성만큼이나 곁에 있는 가족의 손을 한 번 더 잡는 따뜻한 화합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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