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설 연휴 직후 주식시장에서 조용히 거래되던 일부 종목이 1년 만에 10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두 배 이상 오른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시장에서는 "지수만 따라가도 수익이 났던 장세였지만, 특정 테마에 올라탄 종목은 차원이 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말 이후 최근까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전자부품 업체 성호전자다. 이 회사는 1년 사이 17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초만 해도 중소형 부품주에 불과했지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관련 광통신 장비 기업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특히 해당 기업이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과 연관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매수세가 몰렸다. '엔비디아 밸류체인'이라는 키워드가 붙는 순간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AI 다음은 로봇… 정책 모멘텀까지 더해졌다
사진=성호전자 홈페이지
원익홀딩스 역시 10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와 더불어 자회사 가치 재평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반도체 전공정 장비를 공급하는 계열사의 실적 개선 기대가 먼저 반영됐고, 이어 자율주행 로봇과 로봇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또 다른 자회사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협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급등했다.
AI에 이어 로보틱스 산업이 차세대 성장 축으로 부각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 밖에도 휴림로봇, 로보티즈 등 로봇 관련 종목들이 수백 퍼센트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과 한국 정부가 잇달아 로봇 산업 육성 기조를 밝히면서 관련 종목에 자금이 몰린 결과다. 정책 모멘텀과 기술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한 셈이다.
증권주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증시 활황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와 함께 글로벌 우주·AI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자산 가치가 재조명되며 600% 이상 상승했다. 단순 브로커리지 수익을 넘어 투자 포트폴리오의 잠재력이 부각되면서 재평가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사진=원익홀딩스 홈페이지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약 117% 상승했고, 코스닥 지수도 50% 넘게 올랐다.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어도 두 배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던 장이었다. 그러나 개별 종목을 선별해 담은 투자자와의 성과 격차는 극명하게 갈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만 급등 이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테마와 기대감이 주가를 빠르게 끌어올린 만큼 실적과 수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조정 폭도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AI와 로봇은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유효하지만, 단기 급등 종목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설 세뱃돈을 은행이 아닌 증시에 맡겼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시장은 늘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품고 있다. 이번 10배 급등 사례가 또 다른 기회의 신호일지, 과열의 전조일지는 결국 기업의 실적이 답을 내놓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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