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긴장 고조로 국내 증시가 크게 흔들리는 와중에도 일부 투자 고수들은 오히려 공격적인 매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에서 '공포에 사라'는 전략을 실행에 옮긴 셈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격화되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부각되자 코스피는 장중 급락세를 보이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국제 유가 급등 가능성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려까지 겹치면서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 모두 매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같은 시각, 수익률 상위 투자자들의 선택은 달랐다. 미래에셋증권 투자자 데이터에 따르면 '초고수'로 분류되는 상위 1% 투자자들은 장 초반부터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단기 충격으로 급락하자 이를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것이다.
공포에 흔들린 증시, 초고수들은 '역베팅' 선택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한때 20만원 선이 무너지며 투자심리를 크게 자극했지만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하며 반등을 시도했다.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와 함께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중장기 상승 흐름이 유효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목표주가를 상향하며 '40만전자' 가능성까지 제시하는 등 기대감도 유지되고 있다.
초고수들의 매수세는 삼성전자에만 그치지 않았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관련 수혜주로 꼽히는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중동 리스크로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원전 산업이 재조명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가스터빈 사업 수익성 개선과 글로벌 수주 확대 기대까지 더해지며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로도 매수세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대덕전자와 한미반도체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오르며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밸류체인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형 반도체 기업을 넘어 관련 산업 전반으로 투자 시각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반면 기존 주도주였던 일부 대형주는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됐다. 현대자동차는 이날 초고수 순매도 1위에 오르며 포트폴리오 조정 대상이 됐다.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둔화 우려가 반영되며 단기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 역시 최근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매도세가 확대됐다. MLCC와 고부가 기판 수요 증가로 주가가 큰 폭 상승했지만, 단기간 상승폭이 컸던 만큼 수익 실현 욕구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또한 순매도 상위 종목에 포함되며 일부 투자자들은 상승 구간에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두고 단기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투자 전략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상위 투자자들이 공포 구간에서도 대형 기술주와 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매수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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