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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권을 보장하라

운영자 2010.04.14 18:09:42
조회 2129 추천 0 댓글 3

7월 9일 (수) 맑음

어젯밤 KTX 막차를 타지 못하는 바람에 아침 비행기로 서울로 올라왔다.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동방지부의 조합원교육도 열기가 넘쳤지만 2차까지 이어진 뒤풀이 열기는 끝내 하룻밤을 부산에서 지새우게 만들었다. 최근 동방지부에선 350명의 조합원이 진보신당에 집단입당하였다. 이번 교육은 조합원이자 신입당원들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물론 강연장에는 아직 입당하지 않은 조합원들도 다수 참가하고 있었다.

 

그분들에게 노동자, 서민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진보정당에 입당할 것을 역설하였다. 진보신당이 마음에 안들면 민주노동당에라도 입당하라고 말했다. 동방지부의 김강회 지부장은 집단입당을 이끌어낸 주역이다. 다부진 외모에 어울리게 <좀 더 많은 당원들을 조직할 수 있었으나 진보신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서둘러 집단입당을 추진했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김포공항에서 바로 원주로 향했다. 부론면 단강초등학교. 단강은 충주댐에서 흘러나온 남한강의 일부이다. 이 경치 좋은 곳에 위치한 단강초등학교를 전국노점상연합이 임대해서 중앙연수원으로 쓰고 있다. 교정에는 6백년 된 느티나무가 버티고 서있다. 강원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되었다는 이 나무 아래에서 단종이 영월땅으로 유배가면서 쉬어갔다고 표지판이 설명해준다. 이필두 의장이 반갑게 맞이하면서 학교식당에서 밥부터 먹인다.

 

바깥은 섭씨 35도의 폭염인데 교실 안에는 전노련 서울 북서부지부 회원들이 책상 하나씩 차지하고 강의를 기다리고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도 오세훈 현 서울시장에게도 이들 20대 청년에서 60대 노년까지인 노점상 아저씨, 아주머니들은 <철거대상>, <단속대상>일 뿐이다. 그러나 대통령도, 서울시장도 모르는 것이 하나 있다. 그들에게는 <철거대상>, <단속대상>밖에 되지 않는 노점상들이 이 무더위 속에 더운 바람 나오는 선풍기 틀어놓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토론하고 더 낳은 세상을 위한 공부를 하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원주에서 다시 경기도 김포시로 향했다. 대한항공조종사노조 신입조합원 교육이다. 건장하고 패기 넘치는 조합원들의 열기가 강의 초반부터 뜨겁다. 국제선 대형기를 모는 고참조합원들과 간부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여기서도 화두는 역시 <촛불>이다. 기장 승진교육을 받느라고 촛불집회에 몇 번밖에 가지 못했다면서 미안해하는 고참도 있다. 또 다른 고참 조합원은 촛불집회에 마흔 다섯번 참석했다고 실토해서 사람을 놀라게 만든다. 촛불집회에 만명이 모였다는 보고를 받고 양초 만개를 누가 어떤 돈으로 구입했냐며 따져 물었던 이명박대통령도 차마 몰랐을 것이다. 바로 십 수년간 비행기를 몰며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외국물정에 밝은 조종사들도 촛불을 들고 서울광장을 밝혔다는 사실을.

 

뒤풀이 자리에서 서용수위원장이 <국민들의 대세는 진보신당이다>면서 힘을 실어준다. 공군중령 출신으로 88올림픽 때 독도에서 백령도까지 전투기를 몰며 초계비행 하기도 했다는 그는 대항항공조종사들의 맏형이자 기둥이다. 술잔이 오가고 서로 할말이 많이 남았는데 다음 일정에 늦는다며 떠나자는 재촉이 거듭된다.


마지막 일정은 밤 10시 천안이다. 천안에서 서울로 돌아오면 오늘의 승용차 주행거리가 1000km를 돌파한다고 한다. 비행기로 약 400km 날아왔으니 모두 1400km다. 이러다간 중앙당 당사 앞에서 <수면권을 보장하라>며 일인시위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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