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바로 자기 자식들 가스라이팅이다.

애가 좀 커서 사춘기 들어갈락말락 하게 되면

이제 퐁퐁부인들의 본격적인 가스라이팅이 시작된다.

주된 내용은 '애비가 회사일에만 정신이 팔려,

가족과 아이들을 소홀히 하고 있다'임.

회사일에만 마음이 뺏겨서, 가족이고 뭐고

다 버리고 신경도 안 쓴다는 거다.

물론 퐁퐁남 입장에서는 펄쩍 뛸 얘기다.

본인은 매일 가족들을 위해 심야까지 야근하고,

퇴근 후에도 성의껏 집안일을 도와주고 있었음.

물론 주말에는 피곤하지만 최대한 아이들이랑 놀아주고....

하지만 퐁퐁부인들은 퐁퐁남이 일 때문에 놓친 몇 번의 가족행사,

학예회, 놀이공원 약속 이런 거를 침소봉대해서 퐁퐁남을 가족에

아무 관심도 없는 쓰레기로 만들어버린다. 어린 아이들도 이런

얘기를 반복해서 듣다보면 정말 그런가? 하면서 세뇌당하게 됨.

특히 사춘기 들어갈락만한 시기가 이런 세뇌의 적기다.

이때 쯤 되면 머리가 굵어지면서 자신에 대한 불만, 외모에 대한 불만,

재산에 대한 불만 등등이 증폭되는데, 퐁퐁부인의 세뇌를 통해서 이런 모든

컴플렉스의 원인이 퐁퐁남한테로 전가됨. 아버지가 못 생겨서 내 얼굴이 못 생겼다,

아버지가 돈을 못 벌어서 내가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산다, 아버지가 가정에

관심이 없고, 나를 사랑해주지 않아서 내 성격이 이렇게 쓰레기가 된 거다 등등....

이런 세뇌가 이어지면서 점점 아이들은 퐁퐁남을 원수로 생각하게 된다.

'아빠가 나한테 뭘 해줬는데?', '언제부터 나한테 그렇게 관심 있었다고!'

물론 정말 아이를 위해 분골쇄신하던 퐁퐁남한테는 청천벽력같은 말이다.

자기가 그렇게 아이들을 위해 온갖 희생을 다했는데... 물론 뒷사정을 전혀 모르는

퐁퐁남은 그저 울면서 계속해서 희생한다. 아이들이 언젠가는 이런 희생을 알아주겠지...

하지만 그런 날은 절대 오지 않았다. 아이들은 아버지 돈으로 등록금을 내고,

아버지 돈으로 여행을 다니고, 아버지 돈으로 페미니즘 운동을 해도,

퐁퐁남을 전혀 사랑해주지 않는다. 대신 자신을 별로 돌봐주지는 않지만,

항상 집에 앉아 자신을 조종하는 애미만을 자신의 가족으로 여기게 된다.

그리고 대망의 퐁퐁남의 은퇴 날, 퐁퐁남은 우편으로 이혼 통보를 받게 된다.

놀라서 가정법원에 가보면, 퐁퐁부인과 자식들이 자신을 증오에 서린 눈으로

보고 있다. 자식들은 판사 앞에서 자기 아버지가 얼머나 쓰레기였고, 얼마나 자신과

어머니를 정서적으로 학대했는지 성토하기 시작한다. 퐁퐁남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희생에 대해 설명하려 하지만, 판사는 아이들의 증언에만 신경 쓸 뿐,

퐁퐁남의 자기 변호 따위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다.

결국 무일푼 독거노인이 된 퐁퐁남은 차가운 쪽방에 누워서 생각한다.

'대체 내가 뭘 잘못한 거지?'

그는 영원히 그 해답을 알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