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절대 하지 않겠다는 남자들을 일부 포함하여,
그렇지 않더라도 결혼에 시큰둥한 남자들(생각보다 꽤 많은)이 결혼하게 되는 전형적인 모습들 중
하나가 바로 제목과 같다
물론 사회엔 한사코 의미없이 퀘스트를 이행하듯 결혼에 쫓기는 놈들이 제일 많아서 안 와닿을수 있지만.
시큰둥한 저 남자들은 그럭저럭 지내다가
적령기에 외로워져서 또는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여성스럽고 헌신적인 여자를 만나서 이상적인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아마 지 애미도 안 그랬을 것이다) 아 인연이라는게 있긴 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결혼하게 된다
그리고 모두가 아는 삶이 시작된다
난 저런 전형적인 이야기를 듣거나 보면 다음과 같은 중세 유럽의 민담이 떠오른다
죽음을 두려워한 젊은이가 죽기 싫어서 신에게 소원을 빌었다
신은 젊은이의 간절함에 응답해 낙원을 알려주고 젊은이는 거기서 수십년을 늙지 않고 살아간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고향이 보고싶어 신에게 다시 묻는다
그러자 신은 말 한마리를 준 후 고향에 다녀오되 이 말에서 절대 내리지 말라고 했다
젊은이는 고향에 가서 둘러보다가 말머리를 돌리던 차에
어떤 가난하고 불쌍한 할머니를 본다
할머니는 몸이 아프고 짐이 많아 애처로운 눈빛으로 도움을 구하다 젊은이에게 부탁한다
잠시만 저 장작을 내 몸에 지게 부축해 달라고.
젊은이는 고민하지만 잠깐은 괜찮으리라 생각하고 할머니를 도우려 말안장에서 내린다
그러자 그 할머니는 낫을 든 죽음의 신으로 변해 젊은이를 잡아가며 그간 너를 찾아 세상을 떠돌았다고 외친다
"이 여자다"
할머니가 도와달라고 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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