념글에 갔네

회사에서 걍 심심해서 싸지른 글인데 념글에도 보내준 만큼

걍 내 결혼생활이 어땠는지 담담히 적어본다.

이전글에서도 간단히 적었지만,

마누라는 첨 만난건 군대 전역 직후 였고

대학 졸업장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연애를 2년 했다.

복학시기 및 석사과정도 했어야 했어서, 한 3년 정도 대학생활이 남았는데

서로 너무 잘 맞고 좋아서, 평범한 연인들 처럼 같이 하는 미래를 꿈꾸곤 했는데,

마누라가 그걸 왜 꿈만 꾸고 있냐고, 돈은 자기가 벌면 되니까 결혼해서 같이 살자고 함.

오히려 우리 부모님은 직장이라도 잡는거 기다리고 결혼 하라고 했는데

마누라가 대학생활내내 일해서 모은돈 + 졸업하고 일해서 모은돈 들어있는 통장들고 울 엄마아빠한테 가서

졸업시키고 직장잡는거 뒷바라지 할 수 있다고 장담을 함.

거기에 울아빠 뻑가서 바로 허락

나도 알바해서 모아놓은 돈 조금 있었는데

그걸로 천불짜리 다야 반지사서 청혼하고 미국가서 장인장모 인사드림

장인장모가 그 당시 나한테 요구한건 단 하나, 딸 많이 사랑해 주라고만 함.

결혼식은 정말 딱 직계가족만 초청해서 10명 내외 스몰웨딩으로 미국서 함

한국에서 부조도 안받았고, 다른 지원금 같은것도 받는거 도저히 이해를 못해서 (우리가 거지냐? 라고 ㄹㅇ 다 컷함)

혼수니 예물이니 그런거 없고.. 심지어 울 엄마아빠가 돈 쥐어주는거 조차도 이해를 못해서

걍 돈 안받고 가전제품 몇개만 선물로 받고..

나머지는 얘가 모아놓은 돈으로 결혼식 하고 신행다녀오고, 얘 살던 아파트 들어가서 스튜디오 월세 내면서 신혼 시작함

생활비 + 학비 전액 뒷바라지 3년하고, 나는 알바도 안하고 걍 무난히 졸업하고 직장생활 시작함

더블인컴 되니까 그나마 살만해져서 아파트도 큰데로 옮기고 해외여행도 좀 다니고 신혼즐김

그러다 애 생겨서 마누라가 모아놓은 7만불, 내가 번 1.5만불 합쳐서 8.5만불 다운페이하고 집삼

그렇게 살다가 둘째 생기고 내 연봉만으로도 살만해져서 마누라 집안일 하고 애키우고 나 혼자 일하는 중임 ㅋ_ ㅋ

마누라를 만나고 가장 큰 가치관의 변화는 돈관련 이었음.

일단 마인드 자체가 명품같은걸 사는걸 이해를 못하고...

이직해서 5만불 정도 돈을 더 받을 수 있던 포지션이 있었는데

출장이 너무 잦다는 이유로 한사코 반대를 해서 옮기지도 못함.

언제나 우선순위는 가족이 좀 더 재밌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처음엔 그래도 돈이 받쳐줘야 가능한 삶 아닌가 하면서 의문점을 가지고 살았는데

이 정도 살아보니 나도 점점 거기 동화되어서, 그냥 애들 키우면서 마누라랑 알콩달콩 잘 지내고 있다.

(마누라가 자기 조금이라도 나온 사진 내리라고 협박해서 여기에 있던 사진 내림;;;;)

마누라가 온라인에 뭐 이런거 저런거 올리는거 극혐해서 그러지도 못함 ㅋㅋ

늬들도 ㄹㅇ 백인녀랑 국제결혼 꼭 하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