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sia.nikkei.com/Business/Business-trends/South-Korea-s-young-tech-workers-clamor-for-better-pay
2021-02-24

한국의 젊은 기술직들이 임금인상을 강력히 요구
임금 문제에서 투명성을 기대하고 불이익을 못 참는 밀레니얼 세대


한국의 실업률이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숙련 기술직은 여전히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다.

한국 최대 인터넷 회사인 네이버가 목요일에 이색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해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와 한성숙 대표가 직접 간담회에 참석해 급여를 올려달라고 부르짖는 성난 직원들에 대한 달래기에 나선다.

곽대현 네이버 수석부장은 보너스 등 모든 사안에 대해 직원들과 대화할 것이며 간담회가 끝난 뒤 향후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간담회 개최는 네이버 노조가 어떻게 보너스가 결정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직원들과 임원들에게 보낸 뒤 이뤄졌다. 네이버는 작년 매출이 5조 3,000억 원(48억 달러)으로 2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이 1조2000억 원으로 5.2%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보너스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었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임금 문제가 경영진에 의해 결정되고 직원들의 요구가 거의 반영되지 않으며, 성과보다는 연공서열로 임금 및 보너스 인상이 결정된다.

그러나 오랫동안 이 시스템에 대해 한국의 젊은 직원들은 불만이 있었다. 요즘 들어 젊은 직원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SK하이닉스의 한 초급 사원이 이석희 대표에게 이메일을 보내 연간 보너스 책정 기준을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전환점이 왔다.

이 초급 사원은 "우리랑 삼성전자 사이에 격차가 있다지만 왜 경쟁사보다 임금을 적게 받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삼성전자는 연봉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간 보너스로 지급하는데 우리는 연봉의 20%에 해당하는 금액만 보너스로 받게 된다면서 불만을 표시했다. 이 이메일로 인하여 회사 직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SK하이닉스의 분기별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보너스 제외)은 7,000만 원(6만 3,000달러)에 이른다.

노조가 이 문제를 제기한 후 경영진은 보너스를 영업이익과 직접 연계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했다. 또한 직원별로 자기 기본 월급의 200%에 해당하는 주식을 지급하고 300만 원의 현금을 일시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기존 제도에 대한 직원들의 분노가 커지자 보너스를 영업이익과 직접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이석희 대표는 합의 후에 노조에 용서를 비는 듯한 발언을 이어나갔다.

그는 "회사와 직원 사이에 신뢰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경영진은 공정성과 투명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직원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의 승리는 한국의 기술직 근로자들에게 보기 드문 승리였다. 한국의 기술직 근로자들은 일반적으로 자동차 산업 노조와 같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1990년대에 태어난 이들 밀레니얼 세대들은 더 많은 투명성을 요구하고 불이익을 참지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인사관리 전문가이자 2018년 저서 '90년생이 온다'의 작가인 임홍택은 "이 젊은 세대들은 모든 것이 공개되어 있고 비교가 가능한 사회에 익숙하다 보니 기업 내 보너스 지급에 대한 불분명한 규정과 평가를 참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임홍택은 "경영진이 명확하고 투명한 평가 시스템과 규정을 마련하고 이를 강제하기 위한 조처를 해야 한다. 그것이 불만을 잠재우는 기본이자 토대가 된다"고 지적했다.

요구 관철에 젊은 기술직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내지만, 그들은 유리하게 작용하는 요소인 기술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실업률이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숙련된 기술직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다. 특히 삼성과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수요 증가와 이 부문에 대한 자체 투자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숙련된 반도체 기술자 채용을 서두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기술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이 불만을 토로해도 회사가 규정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삼성과 임금 지급에서 격차가 지속된다면 구직자들이 입사하기를 꺼릴 것이기 때문에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시가총액이 한국에서 가장 큰 삼성전자는 사업부별로 성과와 연계한 후한 보너스를 지급하는 덕택에 다른 업체와 달리 직원들 반발이 적다. 지난달 삼성은 모바일과 TV사업부 직원들에게 연봉의 50%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지급했고 반도체 사업부 직원들은 47%의 보너스를 받았다.


더 많은 임금을 요구하는 한국의 기술직 근로자들
업체별 2020년 평균연봉(단위: 백만 원)과 영업이익(단위: 조 원)
삼성전자 ------- 7200만 원 ------------ 36조 원
SK하이닉스 ----- 7000만 원 ------------ 5조 원
네이버 --------- 8200만 원 ------------ 1조 2천억 원
엔씨소프트 ----- 8100만 원 ------------ 8천억 원

분기별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직원은 지난해 평균 7,200만 원을 받았다. 삼성은 한국에서 10만 9천 명을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삼성 직원들이 만족한다는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 계열사 직원들은 그들이 받는 임금과 그룹 내 최고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지급하는 임금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 계열사의 한 관리자는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만큼 보너스를 많이 주는 계열사는 없다. 불만은 매년 나오지만 이런 목소리를 듣는 계열사는 들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 삼성SDI 등 국내 59개 삼성그룹 계열사별로 자체 보너스 규정이 있으며 이에 대해 참견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은 또 이 같은 문제를 회사 내에서 논의할 내부 기구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네이버는 성난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려고 한다. 한국의 게임 산업 분야는 임금을 후하게 주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게임업체들은 코로나 대 유행 속에 수익이 증가하자 직원들에게 재빨리 보상했다. 선두 게임업체인 넥슨은 보너스 지급 외에 모든 직원에게 올해 연봉을 800만 원 인상했다.

경쟁사에 인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넷마블이 그 뒤를 이어 같은 폭으로 연봉을 인상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지난 12월에 직원 1인당 특별보너스로 200만 원을 지급했다.

게임업체의 보너스 지급이 삼성이나 SK하이닉스 같은 거대 기술 대기업과 똑같은 상황인 것은 아니다. 게임회사들은 직원 수가 그런 대기업에 비해서 적기 때문에 더 많은 보너스를 지급해도 전체 액수 면에서 비용이 덜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넥슨은 2,00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고 넷마블은 79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4,100명으로 가장 많은 직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런 추세에는 이유가 있다. 주요 인재들이 경쟁업체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임금을 빠르게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게임 회사들은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게임업체는 공석이 많이 나고 이직이 매우 흔하다. 인재를 잃는 것보다 임금을 올리는 것이 낫다고 업체들은 여긴다"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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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기술직들은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달리기 때문에 몸값이 빠르게 올라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