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 구축을 위한 입법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FDIC는 2026년 4월 7일 이사회에서 GENIUS Act 요구사항을 반영한 규칙 제정안을 승인하고 공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에 착수했다.
그동안 불명확했던 스테이블코인 규제 공백을 해소하고 이를 제도권 금융 구조 안에서 관리 가능한 지급 수단으로 편입하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제안은 FDIC 감독 대상 결제용 스테이블코인 발행자를 중심으로 준비자산 상환 자본 유동성 리스크 관리 기준을 포함한 건전성 규제 체계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둔다.
스테이블코인을 은행 예금과 구별되는 별도의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정의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설계한 점이 핵심이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뒷받침하는 준비자산 규제다.
스테이블코인은 최소 1대1 비율로 준비자산에 의해 뒷받침되어야 하며 해당 자산은 현금 중앙은행 예치금 요구불예금 단기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으로 제한된다.
준비자산은 공정가치 기준으로 평가되며 항상 발행 규모 이상을 유지하도록 요구되며 이러한 구조는 상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장치로 작동한다.
상환 절차와 기한에 대한 규정도 함께 구체화됐다.
상환 요청은 최대 2영업일 이내 처리되어야 하며 24시간 내 전체 발행량의 10%를 초과하는 대규모 상환 요청이 발생할 경우 즉시 FDIC에 통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감독당국은 필요 시 상환 기간을 조정할 수 있어 운영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리스크를 제한하기 위한 규제 장치도 포함됐다.
보유 사용 또는 단순 유지 행위만을 이유로 이자나 수익을 제공하는 구조는 허용되지 않으며 이러한 제한은 계열사나 제3자를 통한 방식까지 폭넓게 적용된다.
준비자산 역시 담보 활용이나 재사용이 엄격히 제한되며 일부 유동성 확보 목적의 제한적 거래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운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도 함께 마련됐다.
발행자는 준비자산과 별도로 최근 비용을 기준으로 산정된 12개월 운영비에 해당하는 수준의 고유동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이는 시스템 장애나 시장 충격 상황에서도 서비스 운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운영 백스톱 장치다.
스테이블코인 관련 자산의 수탁 및 보관 서비스에 대한 규제도 강화된다.
준비자산이나 개인 키를 보관하는 기관은 해당 자산을 고객 소유로 명확히 구분해야 하며 기관 자산과 분리된 형태로 관리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해당 자산은 수탁기관의 채권자 권리로부터 보호되어 파산 상황에서도 고객 자산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요구된다.
예금보험 적용 범위 역시 보다 명확하게 정리됐다.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으로 은행에 예치된 자금은 발행자의 법인 예금으로 간주되어 최대 25만 달러까지 보호되지만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직접적인 예금보험이 적용되는 구조는 아니다.
이러한 구분은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과 동일한 보호를 받는 자산으로 인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FDIC는 토큰화 예금에 대해서도 별도의 법적 해석을 제시했다.
블록체인 등 기술을 활용해 표현된 예금이라 하더라도 법적 정의를 충족하면 기존 예금과 동일하게 취급되며 동일한 예금보험 보호를 받는다.
토큰화 예금은 스테이블코인과 달리 은행의 부채로서 기존 예금 체계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명확한 구분이 이뤄진다.
이번 규칙안은 FDIC가 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GENIUS Act 이행을 위해 추진하는 두 번째 조치다.
앞서 2025년 12월에는 은행이 자회사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승인 절차 관련 규정이 제안된 바 있다.
두 규정이 함께 확정될 경우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관련된 연방 차원의 규제 체계가 본격적으로 구축될 전망이다.
시장 측면에서도 이번 규제의 의미는 적지 않다.
스테이블코인을 이자를 제공하는 투자 상품이 아닌 준비금 기반 결제 수단으로 명확히 규정하면서 기존 수익형 스테이블코인 모델에는 제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규제 명확성 확보는 은행권과 제도권 금융기관의 참여를 촉진하며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FDIC는 이번 제안이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시키면서도 금융 시스템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균형적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규정이 확정될 경우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과 전통 금융 간 관계에도 중요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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