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랑 죗값이 얼마인지, 어떻게 치러야 하는지는 작가도 모를걸
이 부분에 대한 설정은 매우 허술함
그런 게 주제가 아니고 사랑이 주제인 걸로 보임
먼저, 조선시대의 살인
이랑의 첫 번째 죄는 마을 사람들을 죽인 건데
얼마나 왜 죽인 건지는 잘 안 나오지만
(대화 흐름상 인간들이 산에 불놔서인 거 같은데 시간상 안 맞음)
어쨌든 죽음으로 갚아야 할 죄였음
이걸 이연이 심판하러 와서 빗나가게 베어서 살려준 거고
권선징악이 주제라면 이게 말이 안 되는 전개인 게
탈의파는 죄인의 생사여부는 앉아서도 알 텐데
이연이 어쨌든 저는 베고 왔답니다 한다고 그냥 넘어가겠냐
나중에라도 다른 직원들은 왜 이랑 안 잡아가는지 풀려야 하는데
이 죗값 설정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하나도 안 풀림
작가도 삼도천 자살이나 지옥 규칙 말고는 저승법 잘 모를걸
저 사건은 오해의 시작이었을 뿐,
저 죄는 저기서 끝난 걸로 보임
형한테 베이고 버림받는 게 죽음보다 괴로웠을 테니
그 마음으로 600년을 사는 게 이야기적으로는 더 큰 벌인 것 같음
꽈리
베이고 난 다음엔 꽈남 만나서 강제로 계약을 맺게 되고 꽈리 강매당함
애초에 계약 맺음 당한 게 이연 동생이라서고, 풀어준 것도 이연임
역시 형제서사를 위한 장치이지, 꽈리에 대한 정확한 설정은 없음
반인반요인 이랑이 왜 수명이 짧은지, 꽈리 먹으면 얼마나 연장되는지, 그 죗값은 뭔지 하나도 안 나옴
꽈리로 연명한 사람은 끝이 안 좋다고만 함
이랑은 드라마 내에선 꽈리를 자기 의지로 먹은 적이 없음
아귀의 숲 이후 이연을 위해 이무기를 배신하고 죽더라도 꽈리는 먹지 않으려고 했지만
계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음, 그 계약은 이연이 풀어줬고
꽈리 속 지아 부모님을 구했지만 그 대가로 이무기의 암시로 칼에 찔려 다시 꽈리를 써야 할 상황에 놓임
이연은 지아 곁을 지키기 위해 꽈리를 쓰지 않고 살리겠다고 했지만 살릴 방법을 찾지 않았고
결국 의식 없는 상태에서 이무기의 꽈리로 다시 살아남
그게 마지막 수명이 됐고 이랑도 더 욕심 안 부림
그 전엔 자의로 먹었던 것도 같은데 자세히 나오진 않고,
어쨌든 이야기 속에선 타의로만 먹었고
이연도 꽈리공장장이 살린 거 알았으면서도 별로 개의치 않아 하는 거 보면
스토리적으로 꽈리 자체를 죽어야 할 이유로 보긴 어려움
그냥 '꽈리로 연명한 목숨 아깝지 않았다! 근데 이제 소중해졌네. 그래도 형을 위해서라면'
이거 보여주기 위한 장치 같음
저승수배범
1화에서 이연이 찾아갔을 땐 저승사무국 수배자에 이랑이 없는데
10화에 이랑이 사무국 찾아갔을 땐 있는 거 보면
버스사고와 섬마을 사건 때 수배가 된 거 아닐까 싶음
그 뒤로는 사람은 안 죽인 걸로 기억함
수배는 됐지만 이연도 안 잡으러 오고, 제발로 저승사무국 가도 안 잡고, 현의옹은 계약 풀라는 조언까지 해줌
죄의 무게가 어떻든 수배자면 일단 잡고봐야 하는 거 같은데 저승법 참 어렵네
그냥 '사지라서 무섭지만 형이 살라고 했으니까 살아보려 왔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음
덕지덕지 붙어 있던 전단지가 저때부턴 가지런해져서 이랑 사진이 잘 보이게 배치됨
그리고 마지막화에서는
삼도천 야외풍경 배경으로 역병 사라졌다는 뉴스가 나오고
내부씬의 제일 첫 컷으로 저 판을 보여줌
이무기의 죽음으로 달라진 세상을 보여주는 시퀀스인데
굳이 저걸 먼저 보여준 거 보면
중요하니 보라는 건데,
이랑이 없음
이무기를 죽이는 데 일조함으로써 죄가 탕감됐다고 해석함
그때 죄몫이 살인이었는데, 그게 없어질 정도의 공이었나봄
형이 잡아다 대줬지만 어쨌든 찌른 건 이랑이라 공을 좀 크게 인정받지 않았을까
그 일로 그간 죽인 사람보다 살린 사람이 훨씬 많아졌고
형에게 소중한 지아를 구하고 자신은 또 한 번 지옥을 맛봤으니 매우 합당한 거래가 아닌가 생각함
주변인물과의 관계
권선징악이 되려면 아직 악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응징돼야 할 텐데
마지막화에 이랑은 주변 인물들이랑 모두 다 잘 지냄
자기가 죽이려고 했던 지아랑도 잘 지내고
소중한 사람들이랑 평범한 행복을 누리는 걸로 그려지고
악이라곤 사라진 평화로운 세상이었음
특히 이연은 너는 옛날이랑 똑같이 착하고 여린 애고
악당보단 자원봉사자가 어울린다고 하고 말해줌
이연이 저렇게까지 말했는데
옛날에 죄 지었다는 이유로 자기 손으로 이연을 죽여놓고
다시 이연을 위해 죽어야 한다는 게 말이 안 됨
더구나 이젠 수배범도 아닌데
쟤는 왜 악당인데 벌 안 받냐 할 수 있겠지만
그냥 이랑의 주제는 애초에 그런 게 아니라 그냥 형제서사였던 거 같음
이랑이 형한테 결별 선고받고 빡쳐서 혼자 지아 죽이려는 마음 먹었을 때
바로 아귀의 숲 보내져서 형제 관계가 개선되면서
완전한 파국으로 가는 걸 차단하고 형제 화해 서사가 시작됨
이랑의 중요한 키워드는 '버림받음'인데
버림받았을 때 형을 만났고,
이랑이 빌런짓 하던 시절에도 형만 만나면
'니가 나 버렸잖아. 안 버렸다고 해줘'하는 마음으로 툭툭 건드렸고
버림받은 상처를 건드리면 항상 울컥했음
그리고 '난 널 버리지 않아'라는 말에 관계가 회복됐고,
마지막까지 그 말을 해줬고,
버림받은 애들을 주워다 키웠고, 그 애들이랑 가족을 만들었음
또 하나의 주제는 아래와 같은 구도의 목숨을 건 사랑이었던 같음
지아↔이연←이랑←유리(←신주)
아음(지아)과 이연은 죽음으로 서로를 지켰고
유리는 이랑을 위해 죽음을 택했었고
이랑은 이연을 위해 죽었지
다른 하나는 목숨을 소중히 여기자! 살아남자!인데
이게 이연과의 첫만남부터 마지막 영상편지까지 꾸준히 이어진 이연의 요구였음
그런데 삶의 마지막 순간이 돼서야 자신의 목숨이 소중해졌다는 인증을 들었음
자신에게 제일 소중한 것이 형이라는 걸 인증해줬던 점바치한테
목숨에 미련이 생길 만큼 유리와 수오, 신주가 소중했지만
넘사벽으로 소중한 형을 위해 그 목숨을 사용함
그리하여 세 주인공은 각자의 우선순위대로 상대를 위해 목숨을 한 번씩 바쳤으며
형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트라우마를 공유했고
서로를 구원하기 위해 칼을 한 번씩 휘둘렀고
이랑은 죽인다 죽인다 하다가 진짜 죽였고
자기도 죽었음
이랑이 입버릇처럼 더 사랑하는 쪽이 잃게 된다고 했는데
그렇게 된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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