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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 팬(내용 긴 편. 미안)

오버데어(61.254) 2019.10.22 21:21:13
조회 3463 추천 120 댓글 29

														

옛날 옛날 정말 옛날에 알바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추운 겨울이었음.

본격적(?)으로 하는 첫 알바라 긴장도 많이 하고 막 열정 뿜뿜해서 열심열심이었는데,

모 대학 앞에 있는 커피전문점이었음.

근데 그 당시엔 길보드 차트라고해서 길에서 여러 믹스테잎을 많이 팔았었어...(미안해...나 함모니야...ㅠㅠ)

사장님이 테잎을 사오셨는데 거기에 여러가지 발라드가 있었음. 아마 겨울이고 커피집이다 보니까 좀 잔잔한(?) 음악을 깔고자 사오신 것 같음.

난 사장님이 시키는대로 그걸 매장에 틀었어. 그렇게 며칠 흘렀는데 하루는,

어떤 여자 손님이 한참 노래를 듣다가 어떤 노래가 끝나고 지금 이 노래 제목이 뭐에요? 물어봄.

그래서 테잎 껍데기;;를 보여드리면서 이거 아니면 이거 (두 세곡을 가리키며) 같아요 하며 보여드림. (길보드 테잎이라 여러 가수가 섞여있었기때문에;;)

근데 며칠후에 그 여자 손님이 또 왔음. 매장 앞 그 모 대학 학생이었는데 옷 입는 스타일도 좀 스타일리쉬 하고 멋 좀 아는 느낌이라 내 기억에 강하게 남았기 땜에

내가 금방 그 손님을 알아봄.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 손님 옷차림과 모습이 생각남. 벙거지 모자를 아주 잘 어울리게 쓴 모습에 약간 헐렁한 면바지, 멋스러운 체크 남방 이런식의...

그 손님이 환하게 웃으면서 커피를 주문하면서 씨디 하나를 가방에서 꺼냈어.

그 손님이 나름 우리 가게 초기 단골이고 좀 중요한 손님이었어서 우리가 서비스(나름 쿠키 뭐 이런거)도 잘 드리고 했는데, 첨에 나는 그 씨디를 틀어달라는 줄 알고

 " 아 틀어드릴까요?" 했더니

 "네, 그리고 이거 여기 가게에 드리는 제 선물이에요. 그때 듣고 너무 좋아서 제 꺼 사면서 하나 더 샀어요. 박효신이라고 신인가수인데 혹시 들어보셨어요?"

하는 거야.

그래서 놀라서 씨디를 봤는데 얼마전에 집에서 본 '이X라의 프로XX' 생각이 났어. 기억이 나더라고.

왜냐면 박효신이라는 이름이 워낙 특이했고, 내가 그 프로그램을 엄청 좋아했기 때문에 그걸 매주 꼭 봐야 잠들고 했거든. 알다시피 그때는 뭐 다시보기, 동영상클립 이런게 없을 때니까 보고 싶은 프로그램은 꼭 본방사수를 하는 버릇이 있었고, 그래서 '이X라의 프로XX' 나온 가수들은 내가 기억을 잘 하고 있는 편이었어.

그런데 알다시피 박효신이 나왔을때 이XX 가수가 엄청 칭찬을 했었고, 나이가 어린(당시로서는 어린...요즘은 뭐 열 다섯살도 데뷔하지만...) 가수가 엄청 슬픈 노래를 잘해서 내 인상에 깊게 남아있었음. 근데 가게에서 틀었던 그 테잎에 박효신 데뷔곡이 있었나봐. 난 알바 시작한 지 얼마 안된 시기였어서 막 어리버리 일하느라 음악이 귀로 들어오지도 않았었어서 내가 TV에서 본 그 신인이 이 테잎 속의 이 노래를 부른 가수인지 몰랐음.

 "아, 이X라의 프로XX' 나온 신인 아니에요?" 하고 내가 이름을 알아보니까 엄청 반가워하심.

그럼서 이 가게 땜에 좋은 가수 알게 되었다고, 덕분에 감사하다고 하면서 사는 김에 한장 더 샀다고 하며 씨디를 주심.

암튼 그래서 사장님이랑 나랑 그 손님에게 넘 감사하고 미안해서 커피를 서비스로 드렸었나? 선불이라 이미 계산을 해서 한잔을 더 드렸나? 암튼 그러고 쿠키도 드리고 하면서 너무 큰 선물 감사하다고(그때 개업한지 얼마 안됐을 때였고, 내가 그 가게 첫 알바생이었음) 이야기를 좀 나누었음. 되게 서글서글한 느낌의 분이었음.

얼마 후에 새학기가 되었는데 그 손님이 잘 안오는거야. 왜 안오지..? 3월이라 바쁜가..?했는데 하루는 그 손님이 와서 약간 끝인사처럼? 하고 커피를 주문해서 내가 용기를 내서 물어봄.... 어디 가세요? 하고.... 그랬더니 말끝을 흐리면서 웃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손님은 재수를 준비했던 거 같아.


암튼 나에게 박효신이라는 가수의 첫인상은 그 벙거지 모자를 쓴 멋쟁이 학생이 내밀던 씨디, 그리고 환하게 웃던 그 모습임.

'무엇을 살 때 자기한테 필요한 갯수보다 하나를 더 사서 아무 조건 없이 타인에게 준다는 것'이 쉽지 않은일이기도 하고... 뭐랄까 그걸 내밀면서 환하게 웃으면서

 "꼭 들어보세요, 진짜 노래 잘해요. 너무 좋아요. 가게에서 많이 틀어주세요." 하던 그 모습이 잊히지 않음.

아마 그분은 지금도 팬이겠지...솔트 팬클럽이 유명해졌을 때도 난 그 분 생각이 났음. 그 분이라면 가입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여름에 한창 러버스 콘 할 때, 여기 러버스 실천한 글 많이 올라왔잖아?

그 때 난 그 손님 생각이 났었음. 그 분이야 말로 원조 러버스 실천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글이 길어졌네 미안:) 폰으로 적어야 짧게 끝나는데 자판을 앞에 두고 앉았더니 말이 길어졌다.

근데 언젠가 한 번 이 이야기는 여기에 꼭 하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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